책 소개
"왜 언론을 폄훼하냐고? 언론의 신용과 위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죠.
나에 관한 부정적 기사를 썼을 때 아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권력이 뉴스를 적으로 규정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트럼프, 베이조스, 워싱턴포스트, 세 권력 충돌의 내막
2017년 6월 15일,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마틴 배런은 사주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백악관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밀 만찬이 열린 바로 그 시각,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러시아의 관계를 추적한 특종을 내보냈다.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몰아세운 대통령 트럼프, 세계적 언론사의 사주가 된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정치권력의 거짓말을 파헤치는 《워싱턴포스트》. 《정치는 어떻게 뉴스를 위협하는가》는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실존 인물이자 《워싱턴포스트》를 이끈 마틴 배런이 이 세 힘이 충돌하는 현장을 증언한 책이다. 대통령과의 비밀 만찬부터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대통령 탄핵, 팬데믹, 대선 불복과 의사당 폭동까지, 트럼프를 둘러싼 결정적 사건들의 보도 이면에서 벌어진 압력과 취재, 치열한 판단의 순간들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기록한다.
이 책은 권력에 맞선 언론의 분투와 함께 디지털 전환, 내부 갈등, 대중의 불신 속에서 흔들리는 뉴스룸의 현실도 직시한다. 특별히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은 트럼프의 재집권과 베이조스의 달라진 행보 등을 짚으며 언론을 향한 위협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뉴스의 독립성이 흔들릴 때 대중의 알 권리와 민주주의는 어떻게 위태로워지는가. 한 편집국장의 기록이 오늘 우리가 읽는 뉴스의 문제로 다가온다.
'가짜 뉴스'라는 낙인부터 경제적 압박까지
정치권력은 어떻게 언론을 길들이는가
트럼프에게 사실 보도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에게 불리한 뉴스를 전하는 언론 매체는 '가짜 뉴스'이자 '국민의 적'이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쓴 기자를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발언을 반복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은 편집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도에 불만을 표시하고, 사주와 발행인을 통해 기사의 방향을 바꾸려 했다. 언론을 향한 정치권력의 공격은 단순한 비난을 넘어 취재와 보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그 압박은 언론사 바깥으로까지 확대됐다.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의 사주 베이조스가 소유한 아마존을 공격하고, 연방우체국과의 거래 및 정부의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까지 문제 삼았다. 언론사 사주의 사업적 이해관계가 정치적 압박의 수단이 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의 비리를 파헤칠수록 대통령의 공격도 거세졌다.
저자는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우리가 뉴스로 접한 것 이면에 얽혀 있는 정치와 미디어, 거대 자본이 얽힌 복잡한 권력 관계를 드러낸다.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난부터 비공식적인 회유와 압박, 기업의 경제적 이해관계까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뉴스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수단은 다양하고 교묘하다. 더구나 언론에 대한 공격이 반복될수록 대중의 불신은 깊어지고,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의 입지는 좁아진다. 《정치는 어떻게 뉴스를 위협하는가》는 정치권력이 뉴스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는 과정을 추적하며, 언론의 독립성이 어떻게 위협받는지를 구체적인 사건으로 보여준다.
어디에도 공개된 적 없는
일촉즉발 뉴스룸의 비하인드 스토리
미국 대통령 선거를 뒤흔든 러시아 개입 의혹,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문서 공개, '스틸 문건'이 세상에 나오게 된 전말, 트럼프의 탄핵, 2020년 대선 결과로부터 이어진 폭도들의 국회의사당 점거. 지난 10여 년간 있었던 이런 굵직한 사건들을 우리는 '뉴스'로 기억한다. 그런데 하나의 특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기자들은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확인했으며, 편집국은 어떤 보도를 내보낼지 어떻게 결정했을까. 《정치는 어떻게 뉴스를 위협하는가》는 완성된 뉴스 뒤에 가려져 있던 취재와 판단의 과정을 뉴스룸 한가운데서 되살린다.
그 중심에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을 지낸 마틴 배런이 있다. 기자들이 가져온 정보의 신뢰성을 따지고, 익명의 취재원을 어디까지 믿을지 논쟁하고, 대통령의 압박과 소송의 위험 속에서도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순간마다 최종적인 책임은 그의 몫이었다. 특히 트럼프가 직접 전화를 걸어 기자들의 보도에 불만을 터뜨리는 장면부터 백악관이 사주와 발행인을 통해 편집국을 압박하는 과정까지, 권력이 뉴스에 개입하려는 순간들이 당사자의 경험과 대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정치는 어떻게 뉴스를 위협하는가》가 보여주는 것은 영웅적인 언론인의 성공담이 아니다. 특종을 놓치고 오보를 걱정하며 기자와 에디터가 충돌하고,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과 독자의 불신 속에서 언론의 원칙을 두고 내부에서도 논쟁한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일뿐 아니라 당시 동료들을 다시 인터뷰하며 사건을 재구성했다. 뉴스는 누군가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취재와 검증, 논쟁과 결단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읽는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여주는 저널리즘의 생생한 현장 기록이다.
권력의 공격과 언론 내부의 갈등 속에서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하여
2020년 1월, 미국의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기 사고로 사망하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워싱턴포스트》의 한 기자가 브라이언트의 과거 성폭행 혐의를 다룬 기사를 SNS에 공유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기자에게 비난과 살해 협박이 쏟아졌고, 편집국장 마틴 배런이 게시물 삭제를 권고하자 이번에는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번졌다. 공인의 과거를 보도하는 것은 정당한가,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가. 기자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언론사의 책임은 어디에서 충돌하는가. 이 사건은 뉴스룸이 매일 마주하는 윤리적 판단의 어려움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트럼프 시대를 거치며 이러한 논쟁은 더욱 첨예해졌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언론이 객관성과 중립성을 고수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거짓과 진실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보도가 공정한가. 사회적 정의를 위해 기자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고, 뉴스룸 안에서는 저널리즘의 역할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졌다. 그러나 배런은 기자가 정치적 활동가가 되는 순간 언론에 대한 대중의 신뢰 역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에게 객관성이란 모든 주장에 똑같은 무게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관계없이 증거에 따라 사실을 판단하는 태도였다.
트럼프가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했을 때 배런은 이렇게 응수했다. "우리는 정부와 전쟁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고 있다." 정치권력에 맞서는 언론의 무기는 정치적 신념이나 분노가 아니라 철저한 취재와 검증을 거친 사실이라는 것이다. 《정치는 어떻게 뉴스를 위협하는가》는 외부의 정치적 압박뿐 아니라 언론 내부의 갈등까지 가감 없이 드러내며 저널리즘의 존재 이유를 되묻는다. 누구나 자신의 믿음에 따라 사실을 선택하고 불편한 보도를 가짜 뉴스로 몰아붙이는 시대, 언론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는 《워싱턴포스트》의 슬로건처럼 은폐된 권력의 이면을 조명하고, 그것을 시민에게 알리는 것. 배런의 기록은 언론이 대중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일깨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틴 배런
언론인. 1976년 《마이애미헤럴드》에서 기자를 시작한 이래 《LA타임스》 《뉴욕타임스》 등을 거치며 활약했다. 2001년 《보스턴글로브》 편집국장으로 부임해 가톨릭교회의 조직적인 아동 성추행 혐의에 관해 취재, 보도했고, 이 과정을 그린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탐사보도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가 편집국장으로 재직한 11년 동안 《보스턴글로브》는 6개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2013년부터 2021년 은퇴할 때까지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으로 일했고, 그 기간에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보도 등 무려 10개의 퓰리처상 수상, 다수의 특종 보도와 디지털 구독자의 급증을 일궈내며 전국 신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옮긴이 : 전미영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전문번역가로서 좋은 책을 찾고 번역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냉정한 이타주의자》 《긍정의 배신》 《집단 본능》 《자기신뢰》 등 다수가 있다.
목 차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CHAPTER 01 "선물을 받으세요"
CHAPTER 02 일급비밀
CHAPTER 03 정권 교체
CHAPTER 04 "대단합니다"
CHAPTER 05 쇼타임
CHAPTER 06 "내 걱정은 말아요"
CHAPTER 07 러시아 미스터리
CHAPTER 08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
CHAPTER 09 폭발
CHAPTER 10 사주
CHAPTER 11 전쟁이 아니라 일
CHAPTER 12 잊을 수 없는 죽음
CHAPTER 13 진실과 거짓말
CHAPTER 14 스캔들
CHAPTER 15 실세
CHAPTER 16 고발자와 혐의자
CHAPTER 17 트위터 폭풍
CHAPTER 18 봉기
CHAPTER 19 팬데믹 사기극
CHAPTER 20 민주주의에 대한 음모
에필로그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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