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똑똑한 열 살짜리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양자물리학!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히피 ‘밥’은 양자물리학에 심취한 물리학자 ‘앨리스’를 만난다. 우연처럼 보이는 이 만남은 현실의 본질을 향한 숨 막히는 여정으로 이끌고,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뀌놓는다.
히피(밥의 말을 빌리면, “나는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대마를 피우고, 씻지도 않는 전형적인 히피가 아니다. 나는 진정성, 공동체, 사랑, 평화를 중요하게 여긴다”)와 너드(양자물리학을 꿈꾸는, 하지만 밥이 보기에는 건방진 실험실 괴짜), 다른 듯 같은 두 인물의 대화를 통해 양자물리학의 세계로 들어간다.
2026년 6월에 나온 《모든 것이 잘될 수밖에》 저자의 후속작이다. 원서는 《히피를 위한 양자물리학》이 2019년에 나왔고, 《모든 것이 잘될 수밖에》는 2025년에 나와서 실제로는 《모든 것이 잘될 수밖에》의 전작이다.
책 제목이 《히피를 위한 양자물리학》인 이유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히피들이 양자물리학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유독 취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히피와 너드에게는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 너드가 물리학·우주론·인공지능 책을 파고들 때, 히피는 명상 세미나나 감정 치유 워크숍에 간다.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관심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모든 히피와 너드는 근본적으로 ‘진실’을 찾고자 한다. 우리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 그리고 때로는 신경질 날 정도로 복잡한 이 우주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진실 말이다. 사회적 관습이나 개인적 세계관과는 무관하게, 이 탐구심이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어준다.
원자와 빛의 행동을 묘사하는 기묘한 이론인 양자물리학은, 우리가 탐구 과정에서 끊임없이 머리를 찧는 이 어두운 공간을 어떻게 밝혀줄까? 양자물리학은 현실의 기저에 깔린 규칙들이 우리의 직관적 예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품고 있던 근본적 믿음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면, 결국 우리 몸과 뇌도 양자물리학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원자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너드와 히피가 나누는 대화를 담고 있다. 그들은 가능성의 춤,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 얽힘, 정보의 영향력 등 양자물리학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주의 양자 파동, 평행우주, 의식, 삶과 죽음, 정체성, 사랑과 지혜, 그리고 우리가 과연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까지 다룬다. 매우 흥미진진하다.
밥은 바르셀로나 거리를 거닐다가 한 카페 창문 앞에서 그대로 얼어붙는다. 창문에는 불과 며칠 전에도 본 적 있는 상징이 선명하게 새로 그려져 있다. 점 대신 해골이 들어간 음양 문양. 창문 너머에는 얼굴에 아득한 미소를 띤 젊은 여자가 앉아 있다. 테이블이 네 개뿐인 아주 작은 카페, 충동에 이끌려 카페 안으로 들어간 밥은 젊은 여자의 테이블에 앉는다.
둘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고, 대화는 밥의 관심사인 영성·요가 등과 앨리스의 전공인 양자물리학을 오간다. 원자와 광자, 파동 등 양자물리학의 기본부터 앨리스가 설명하고, 궁금한 점을 다시 밥이 질문하면 앨리스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깊이를 더해간다.
적절한 비유와 흥미로운 삽화를 더한 《히피를 위한 양자물리학》은 기묘한 양자물리학의 세계와 그 놀라운 결과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풀어낸다.
파동-입자 이중성
어떻게 빛이 입자이면서 파동일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맥주 캔 하나가 있다고 하자. 맥주 캔은 3차원 물체다. 우리가 캔의 그림자만 인식할 수 있다고 상상할 때 수직으로 빛을 비추면, 그림자는 원처럼 보인다. 그런데 캔의 옆면에 빛을 비추면, 그림자는 직사각형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캔은 원일까, 직사각형일까? 둘 다 아니다. 그냥 맥주 캔이다. 앨리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맥주 캔은 3차원이야. 우리가 2차원인 그림자만으로 이 물체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할 때 혼란이 생기지. 원자나 빛을 이해하려 할 때도 똑같은 일이 벌어져. 우리가 가진 최고의 측정 장비조차도 현실의 더 낮은 차원에 비친 그림자만 인식할 뿐이야. 어떤 때는 그 그림자가 파동처럼 보이고, 어떤 때는 테니스공처럼 보여. 우리의 제한된 관점에서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이 파동-입자 이중성은 사실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줄 뿐이야. 많은 사람이 여기서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는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어떤 것이 서로 배타적인 두 속성을 동시에 가진다면, 그 믿음은 깨질 수밖에 없어. 결국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지. 파동-입자 이중성은 현실이 우리의 가장 과감한 상상보다도 훨씬 더 흥미롭다는 걸 보여줘.”
슈뢰딩거의 고양이
에르빈 슈뢰딩거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만들어낸 사람이지만, 자신의 이론을 가장 가혹하게 비판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양자물리학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과학계에 보여주기 위해 한 사고 실험을 고안한다.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밥은 의문을 표시한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옳다는 걸 증명하려고 애쓰는데, 슈뢰딩거는 자기가 만든 방정식이 말이 안 된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 이에 앨리스는 “슈뢰딩거가 원했던 건 단 하나, 진실”이라고 답한다.
밥이 생각하는 과학자란 “대개 잘난 체하는 볼품없는 인간들이다. 자기들이 세상 누구보다 똑똑하다고 믿고, 누군가 반박이라도 하면 곧바로 비아냥대는 자들”이다.
물론 그런 과학자도 있다. 앨리스는 이런 오만함이 스스로 눈을 멀게 하고, 그 순간 진실로 가는 문을 스스로 닫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과학자는 겸손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성이 파놓은 교묘한 함정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고 실험은 이렇다. 먼저 고양이 한 마리를 상자 안에 넣는다. 50퍼센트의 확률로 고양이를 죽이는 장치도 함께 말이다. 그다음 어떤 정보도 안으로 들어가거나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상자를 완벽하게 봉인한다. 장치의 세부 구조는 중요하지 않지만, 슈뢰딩거는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방사성 원소의 붕괴를 감지하는 가이거 계수기를 떠올렸다. 그 계수기에 망치를 연결해서, 방사능을 감지하는 순간 망치가 유리병을 깨고 독을 방출하는 구조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면 고양이는 죽고, 붕괴하지 않으면 살아남는다. 이 고양이 살해 장치는 양자 과정, 정확히 말하면 방사성 원소의 붕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양자물리학에서는 서로 모순되는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광자가 두 개의 문을 동시에 통과할 수 있듯이, 방사성 원소도 붕괴하면서 동시에 붕괴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고양이는 어떻게 될까? 원소가 붕괴한 상태이면서 동시에 붕괴하지 않은 상태라면, 고양이는 죽어 있으면서 동시에 살아 있어야 한다. 상자 안에 있는 모든 것, 즉 방사성 원소, 장치, 공기, 그리고 물론 고양이까지 전부 하나의 가능성 파동이 되는 것이다. 완벽하게 고립된 상자라면, 슈뢰딩거 방정식은 분명히 두 개의 현실이 나란히 존재한다고 예측한다. 하나는 고양이가 죽어 있는 현실, 다른 하나는 고양이가 살아 있는 현실. 이 두 현실은 동시에 존재한다. 고양이는 같은 순간에 죽어 있으면서 살아 있다. 그리고 이 고양이는, 지금까지 모든 예측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검증된 바로 그 방정식이 예측한 결과다.
거의 한 세기 동안 필사적으로 반례를 찾았지만, 고양이가 죽어 있으면서 동시에 살아 있을 수 없다는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 오히려 실험은 정반대 결과를 계속 보여준다. 점점 더 큰 물체로 고양이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슈뢰딩거 방정식을 훨씬 더 신뢰하게 됐다. 고양이, 공기 분자, 상자 안에 있는 모든 것에 그 방정식이 적용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우리가 그걸 너무 말도 안 된다고 느낀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중간중간 삽입한 경구들은 과학하는 자세이자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험은 신비로움이다. 이는 참된 예술과 참된 과학의 요람에 깃든 근본적인 감정이다. 이를 알지 못하고, 더 이상 놀라지도 않고 경탄할 줄도 모르는 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으며, 눈이 멀어버린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과학자는 두 가지 의무만을 진다. 진실과 정직함이다. 이는 스스로에게도, 다른 과학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에르빈 슈뢰딩거
“의식은 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의식은 절대적으로 근본적이기 때문이다. 의식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설명될 수 없다.” -에르빈 슈뢰딩거
작가 소개
지은이 : 루카스 노이마이어
이론물리학자로, 빈 대학교에서 양자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1985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노이마이어는 어린 시절부터 “현실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의식이란 무엇인가?” 등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그런 질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 뮌헨 공과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2018년 바르셀로나 광자과학연구소(ICFO)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관심 분야는 양자물리학을 비롯해 인공지능, 신경생물학, 심리학, 음악과 자연 등이다. 지은 책으로 《모든 것이 잘될 수밖에: 양자물리학자가 세상을 낙관하는 이유》가 있다.
지은이 : 제임스 더글러스
이론물리학자로, 기업 MEETOPTICS의 공동 설립자이자 CTO를 맡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오타고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질랜드 재무부에서 근무하면서 장학금으로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2011년 극저온 원자의 양자물리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바르셀로나 광자과학연구소(ICFO)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그린이 : 준 마쓰우라
1980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일본계 일러스트레이터이다. 2004년부터 프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로 연필 드로잉 기법을 사용해 손으로 직접 완성하는 작업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옮긴이 : 곽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독일어·한국어 통번역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테크니컬라이터 겸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여러 언어권의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번역에 적용하는 과정을 즐기며 인문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에게 정확하고 생동감 있는 번역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뇌의 하루》 《권력중독》 《코드 밖 커뮤니케이션》 《안녕! 미래 도시》 《원자폭탄》 등이 있다. 다국어 유튜브 채널 Language Babe와 언어교육 프로그램 languagebabe.co를 운영 중이다.
목 차
프롤로그
히피를 위한 양자물리학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감사의 글
주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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