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 빌런 고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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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정대건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26/04/15
형태사항p.302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4161598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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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의 대표작으로 기억됐으면 싶을 만큼 이 소설에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

『급류』 정대건의 등장을 알린 화제의 데뷔작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물살처럼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으며 마법 같은 역주행 신화를 일으킨 장본인. 작품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 단단히 각인되어 독자들이 잇따라 호명하게 되는 작가 정대건. 육 년 전 한국문학계에 그의 등장을 알린 첫 소설 『GV 빌런 고태경』을 문학동네에서 새로이 펴낸다. “소설 속 여러 요소가 균형을 이루고 있고 장편으로서 완성도를 충실하게 갖췄다”는 심사평과 함께 2020년 한경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된 『GV 빌런 고태경』은 명실공히 정대건 소설의 출발점이자 풋풋하고도 애틋한 첫 작품이라 하겠다. 지난날의 문장을 세세히 가다듬고 새로운 작가의 말을 더해 새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온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선 영화 잘 봤습니다. 그런데―”

유명한 GV 빌런과의 조우가 만들어낸 뜻밖의 기회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첫 독립 장편영화 <원찬스>의 흥행에 실패한 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지내고 있는 서른세 살의 영화감독 ‘조혜나’. 그는 충무로의 주목을 받는 신예 배우이자 전 남자친구인 ‘종현’의 배우전 GV(Guest Visit, 영화 상영 후 영화감독 등 관계자들이 자리해 관객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에 게스트로 초대받는다. 종현이 예전에 배우로 출연한 단편영화의 감독이기도 해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영화에 관한 소개와 촬영 당시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무난히 GV를 이어가던 중, 극장 맨 뒷좌석에 앉은 중년 남성이 번쩍 손을 들더니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진다. 일부러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혜나가 만든 영화의 촬영 기법과 편집에 대해 매섭게 지적하는 듯한 발언에 무대 위 관계자들은 당황하고 관객들은 서로 조용히 눈빛을 교환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을 존재, “GV 빌런의 등장”(22쪽)이다. ‘GV 빌런’이란 GV와 빌런(Villain, 악당)을 합친 조어로,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분위기를 흐리거나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혜나는 순간 발끈한 나머지 상황을 유연하게 넘기지 못하고 맞받아치고, 그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화제에 오른다. 곧 혜나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사람이 일명 ‘베레모 빌런’으로 불리는 영화계에서 유명한 인물임을 알게 되고, 그에게 복수하고자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GV 빌런, 프레임 밖에 있던 그에게 카메라가 돌아가면 어떨지. 재미있겠다. 그 혹은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더라도 낄낄거릴 수 있을까. 그의 얼굴이 화끈해지도록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 그 덕에 극장까지 청정해진다면 더 좋고. 모처럼 새로운 일을 도모할 때의 에너지가 샘솟았다. _55쪽


처참한 성적으로 막을 내린 첫 장편영화 이후 이를 만회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봐 초조해하던 혜나는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고태경’을 조롱하는 동시에 자신의 인생을 바꿀 ‘원찬스’로 삼고자 열의를 불태운다. GV 빌런 고태경은 알고 보니 혜나에게 영화감독의 꿈을 심어준 1990년대 멜로 영화 <초록 사과>의 조감독 출신이다. 어쩌면 자신이 좋아해 마지않는 <초록 사과>의 주연 배우와도 연이 닿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남모를 속셈까지 품은 채 혜나는 그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촬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상황은 애초 구상과 딴판으로 흘러간다. “과거에 영화인이셨던 분들이 현장을 떠나서도 어떻게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며 지내는지 담고 싶”(64쪽)다며 나름대로 살갑게 다가선 혜나에게 고태경은 싸늘하게 잘라 말한다. “나 아직 영화인이오.”(같은 쪽) 그러면서 그는 도리어 자신의 감독 데뷔 과정을 담아달라고 요청한다. “나는 곧 데뷔할 거야. 그 과정을 담으면 참 의미 있는 인간승리기가 되지 않겠어?”(89쪽)

과연 이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


실패한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볼품없는 NG 컷들이 쌓여 마침내 펼쳐지는

내 인생의 눈부신 오케이 시퀀스


조혜나와 고태경,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실패자로 치부되곤 하는 조건을 가진 인물들이다. 삼십대의 혜나는 자기 몫 이상을 성취해내며 살고 있는 듯 보이는 동기들 사이에서 혼자 일인분의 삶조차도 제대로 못 살고 있다는 열패감과 자책감을 느낀다. 반면 오십대의 나이에도 영화감독의 꿈을 품고 있는 고태경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어떻게 여기는가와는 무관하게, 주변으로부터 현실감각 없이 미련하게 오랫동안 준비‘만’ 하고 있는 가망 없는 지망생 취급을 받는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왔으나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둘은 무시‘당할 만한’ 존재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고태경과 조혜나의 삶을 잠시나마 밀착해서 들여다본 우리는 자연스레 묻게 된다. 실패란 뭘까? 누가 이 사람들을 감히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지?

꿈꿔온 것과 다른 현실에 좌절하고 절망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혜나의 사랑은 옅어질 줄 모른다. 깜깜한 방에서 홀로 소리 내어 “나는 극장을 정말 사랑해. 나는 영화를 정말 사랑해”(133쪽) 하고 불쑥 털어놓는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일그러진 질투심과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악의적인 인간으로 의심되던 고태경이 오랜 시간 꿈을 버리지 않고 우직하게 노력하는 한 인간으로 다시 보일 때, 우리는 그 어떤 사람도 패배자나 실패자로 함부로 규정할 수 없음을 거듭 되새기게 된다.


“우리의 삶이 영화 같은 줄 알았는데…… 오케이는 적고 엔지만 많다. 편집해버리고 싶은 순간투성이야.” _237쪽


삶은 영화 같지 않다. 애끓는 마음만으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확신 없이 흔들리고 넘어지면서 보내는 보통날들이 모여 대부분의 생을 이룬다. 콘티를 꼼꼼하게 그려놓아도 자꾸 어긋나는 촬영 현장처럼, 아무리 탄탄하게 계획을 세워도 결코 기획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는 인생. 어쩌면 우리 삶은 영화라기보다는 좌충우돌 NG 컷 모음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노 굿NG 순간들이 쌓이다보면 언젠가 시원하게 오케이를 외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고대하며 기다리고 또 꿈꾸고 계속하는 것.

『GV 빌런 고태경』은 실제로 영화학교 출신인 정대건 작가의 경험이 진하게 녹아든 작품이기도 하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삶에 절망한 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초판 작가의 말’에서)을 때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밝힌 작가는 그 당시 자신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꼭 뭐가 되어야지만 사랑받을 수 있는 건 아니”(195쪽)라고, “네 탓만 하지 말고 세상 탓도 절반”(159쪽) 하면서 이 시간을 통과해보자고 자상한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넨다.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만 선명한 빛을 볼 수 있는 극장처럼 이 암전의 시간이 끝나면 곧 당신을 위해 마련된 총천연색 장면들이 펼쳐질 거라고 어깨를 도닥인다. 그러니 사랑하는 것을 계속 사랑해보자고.


“누군가 오랫동안 무언가를 추구하면서도 이루지 못하면 사람들은 비웃습니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비웃거나 미워하죠. 여러분이 자기 자신에게 그런 대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냉소와 조롱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값싼 것이니까요. 저는 아직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꿈과 열망이 있습니다.” _278쪽

작가 소개

정대건

2020년 한경 신춘문예에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급류』, 소설집 『아이 틴더 유』, 산문집 『나의 파란, 나폴리』가 있다.

목 차

1장 원찬스

2장 GV 빌런과의 조우

3장 선택의 프로

4장 여의도 PA 제작 지원

5장 베리 임포턴트 퍼슨

6장 조건이 있어

7장 시네필들은 시네마테크에서 재회한다

8장 촬영 시작

9장 유튜버 윤미와 프리 솔로

10장 단팥죽은 언제든지

11장 택시 드라이버 인 서울

12장 감독 똑바로 해

13장 영화제 초청

14장 바르샤바, 젠쿠예 바르조

15장 가편집본

16장 나 행복하지가 않다

17장 장례식장

18장 신 피디와의 미팅

19장 서울영화제

20장 막이 내리고


초판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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