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시아 최초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천리포수목원에서 기록한 눈부신 사계절
세상을 바꾸는 특종을 꿈꾸던 기자가 10여 년 후 정신을 차려보니 수목원 화단에서 잡초를 뽑는 가드너가 되어 있다. 《숲으로 출근합니다》는 한국 최초 민간 수목원이자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2000년 국제수목학회 인증)에 선정된 천리포수목원의 나무의사 황금비가 쓴 첫 책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촌각을 다투는 뉴스 경쟁 속에 살다가 인구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하는 태안의 서쪽 끝, 산과 바다가 맞닿은 숲으로 출근하게 된 변화는 단순한 이직을 넘어선다. 계절의 흐름에 맞춰 날마다 색을 달리하는 나무들이 저자에게는 도심의 네온사인보다 더 강력한 도파민 자극제다. 지하철 출퇴근길의 필수템이었던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은 사라졌다. 파도가 절벽에 부딪치는 소리, 가을바람에 억새잎이 스치며 흔들리는 소리, 오색딱따구리 새끼가 어미를 찾으며 지저귀는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수목원 입사해 두 번의 사계절을 겪으며 이 책을 썼다. 천리포수목원에서 가꾸는 1만 7,000여 분류군의 식물 가운데 서른세 종을 계절별로 소개한 가드닝 다이어리다. 도시의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벚나무나 소나무, 무궁화 같은 식물도 있지만 산딸나무, 태산목, 노루오줌, 야고, 큐슈곤약 등 우리가 보면서도 그 이름을 알지 못하거나 일부러 찾지 않으면 만나기 어려운 종들도 두루 소개한다. 저자는 이 식물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과연 인간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지 상상하며 글을 썼다. 수목원에 자리를 잡은 덕에 책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사실 식물은 어디에나 뿌리를 내린 채 인간에게 말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치열하고 고된 일상에 자주 공허해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힐링이 아니라 자연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는 시각을 선사하고자 한다. 똑같은 출근길, 익숙한 산책길에서도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발견할 수 있는 초록의 순간들이 인생의 해상도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정신없이 목련축제를 치르고 나면 정작 만개한 목련 아래서 찍은 내 사진 한 장 없다는 사실에 허탈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난해에 비해 직박구리가 목련꽃을 많이 뜯어 먹는 것 같다고, 유난히 덥고 습한 여름에 선녀벌레가 생각보다 많이 퍼져 화초들이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고 진지하게 걱정하는 일들이 아직은 즐겁기만 하다.” _서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황금비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에 선정된 천리포수목원의 나무의사.
동쪽 끝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산과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복이었다는 것을 어른이 되고 나서 깨달았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2015년 한겨레신문 취재기자로 입사해 사회부·국제부·정치부 등을 거쳤고, 이후 미디어 플랫폼 기업에서 일했다. 직장 생활을 하며 마음이 시끄러울 때마다 공원과 궁궐을 찾아다녔다. 공원에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나무가 가득해 좋았고, 궁궐에는 쉽게 보지 못하는 오래된 고목이 있어 좋았다.
식물을 향한 호기심과 애정이 깊어져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2023년 나무의사가 됐다. 지금은 서쪽 끝, 산과 바다가 있는 태안에서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일한다.
목 차
서문_초록으로 선명해지는 인생의 해상도
봄
1억 6,000만 년 전의 봄, 목련
압도적인 아름다움의 축제, 벚나무
마법 같은 세 번의 변화, 삼색참죽나무
봄에 끼얹은 휘핑크림, 산딸나무
살아남으려는 끈기, 미선나무와 통조화
울릉도 호박엿의 비밀, 후박나무
가로수의 수난, 버즘나무와 소나무
여름
여름 그늘 속 존재감, 노루오줌
알지만 모르는 꽃, 무궁화
세상에서 가장 큰 잎, 빅토리아수련
자연을 찬탄하는 일, 태산목
땅 위에 뿌려진 황금비, 모감주나무
사시사철의 매력, 배롱나무
신비로운 악마의 열매, 큐슈곤약
이것이 없다면 여름에 대한 죄악, 플록스
고목이 있던 자리, 우산고로쇠
가을
옹기종기 숨어 사는 숲의 유령, 야고
만 리까지 퍼지는 천상의 향기, 목서
막대 사탕 또는 달콤한 껌, 풍나무
가을에 달린 붉은 루비, 화살나무
출렁이는 깊은 바람, 팜파스그래스
창조와 번영의 가을, 유럽너도밤나무
열매를 깨기 위해서라면, 칠엽수
겨울
한 계절 앞서가는 꽃, 동백
정원의 크리스마스 불빛, 호랑가시나무
잠든 듯한 땅에도, 말채나무
상상의 협소함을 깨는 존재, 풍년화
솟아오르는 뿌리, 낙우송
바닷가의 거친 바람 뚫고, 삼나무
눈 녹이는 봄의 전령, 복수초와 헬레보루스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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