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내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또한 알 수 없다.
이름은 아직도 붙여주는 사람이 없지만 욕심을 내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평생 이 선생의 집에서 무명의 고양이로 끝을 맞이할 생각이다.
근현대 일본과 한국의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때로는 철학자, 때로는 관찰자, 때로는 비평가가 되어 선생과 그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전하는 세상의 모습!
웃음과 통렬한 풍자, 즐거운 상상력이 넘치는 고양이가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양이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이기적이고 허풍선이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고양이임에도 인간보다 더 인간을 잘 아는 고양이를 만나보자.
나는 고양이로서 진화의 극도에 달해 있을 뿐만 아니라, 뇌의 발달에 있어서는 감히 중학교 3학년에 뒤지지 않은 셈이지만 안타깝게도 목구멍 구조만큼은 어디까지나 고양이어서 인간의 말을 할 수가 없다.
신이 인간의 숫자만큼 많은 얼굴을 제조했다 하나 애초부터 속으로 계산이 있어서 그 정도의 변화를 낳은 것인지, 아니면 개나 고양이나 똑같은 얼굴로 만들자고 마음먹고 해보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아서 만들어도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이 난잡한 상태에 빠진 것인지, 알 수는 없지 않은가?
그들의 안면구조는 신의 성공작품이라고 볼 수 있음과 동시에 실패의 흔적이라고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전능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무능으로 평가해도 지장은 없다.
세상을 살다 보면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
이치를 아는 것은 기쁘지만 나날이 위험이 많아져 하루하루를 방심할 수 없게 된다.
교활해지는 것도 비겁해지는 것도 겉과 안이 겹쳐진 호신복을 입는 것도 순전히 사물을 아는 결과이고 사물을 아는 것은 나이를 먹는 죄이다. 노인들 중에 제대로 된 자가 없는 것은 이런 이유이구나,
아무리 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 밑바닥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본문 중에서
등장인물 소개
고양이
이 책의 주인공이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 이름은 없지만 고양이 세계에서는 지적이며 나름의 철학도 갖고 있으면서 냉소적이기도 한 낭만고양이.
쿠샤미 선생
이 책의 주인공 인간. 실력도 별로 없는 영어선생으로 세상물정 잘 모르고 주변머리도 없는 인간이지만 세상의 도리를 아는 순수한 인간이다.
쿠샤미 선생의 아내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이 책에서 그 시대 여자의 모습을 대표하는 캐릭터.
메이테이
쿠샤미 선생의 베프(베스트프렌드)로 입담으로 남을 감쪽같이 놀려먹는 낙으로 사는 한량.
토쿠센
쿠샤미 선생과 메이테이의 동료. 철학자인 양 궤변을 늘어놓으며 폼잡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칸게츠
쿠샤미 선생의 옛 문하생. 이학박사.
스즈키 토주로
이웃집 졸부 카네다의 심복. 사업가. 수완이 좋고 요즘 세상에 어울리는 인간이다.
토후우
칸게츠와 같은 또래. 성실하고 언제나 진지함.
카네다
졸부 사업가. 수완이 좋아 그쪽 업계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타타라 삼페이
서생. 시골출신의 법과대 졸업생. 쿠샤미 선생과는 친분이 깊어 가족처럼 스스럼없이 지낸다.
기타
나 고양이의 동료인 삼색털 미케, 인력거집 검은 보스, 흰고양이 시로 등.
작가 소개
지은이 : 나쓰메 소세키
1867년 도쿄에서 유복한 집안의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명은 긴노스케(金之助). 어려서부터 한문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나 문명 개화 시대에 영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1893년 도쿄 제국 대학 영문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도쿄 고등 사범 학교, 제5고등학교 등에서 교사로 일하던 중 폐결핵 초기 진단을 받았다. 1900년 영국 유학길에 올라 셰익스피어 연구가인 윌리엄 크레이그 밑에서 수학했지만, 유학비 부족과 고독감, 영문학에 대한 위화감 등으로 신경 쇠약에 시달렸다. 1903년 귀국해 제1고등학교, 도쿄 제국 대학의 강사로 활동하다 1905년 데뷔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호평을 받으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후속작으로 『도련님』, 『풀베개』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인기 작가로 자리 잡았으며, 1907년 교직을 그만두고 『아사히 신문』에 입사하여 이후 『산시로』, 『그 후』, 『마음』 등 주요 작품들이 모두 동 신문에 연재되었다. 1916년 지병인 위궤양이 악화되어 49세에 사망했다.
소세키는 소설뿐 아니라 한시, 하이쿠, 수필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작품을 남겼으며, 모리 오가이와 더불어 메이지 시대의 대문호로 손꼽히면서 근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1천 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되었을 정도로 일본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이다.
옮긴이 : 김은진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를 만난 후로 길고양이를 알게 되고 지금은 두 고양이와 동고동락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다. 졸업논문은 에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와 나쓰메소 세키의 《나는고양이로소이다》의 고양이 비교로, A+을 받았다. 졸업 후 번역과 일본출판저작권 에이전시 액세스코리아재팬을 운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얀 이야기 시리즈(얀과 카와카마 스외 4권)》 《도토리의집》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건축디자인 교과서》《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주택디자인 교과서》 《철학 수학》 《철학적 사고로 배우는 과학의 원리》 《휘파람 반장》《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피아노치는 늑대 울피》 《발칙한 과학》 등 100여 권 정도 있다.
목 차
옮긴이의 말 …………………… 4
등장인물 소개 …………………… 7
1장 …………………… 8
2장 …………………… 30
3장 …………………… 105
4장 …………………… 174
5장 …………………… 216
6장 …………………… 259
7장 …………………… 308
8장 …………………… 353
9장 …………………… 405
10장 …………………… 455
11장 ……………………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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