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꾸밈없는 무채색의 신앙시. 이용기 장로의 첫시집
세상과 자연을 바라보는 섬세하고 따뜻한 시각
1. 세상과 자연, 사람과 일상에 대한 따뜻한 감정
기독교 신앙과 사랑을 바탕으로 평생을 마음속에서만 뜨겁게 달궈왔던 시편들이 늦깎이 나이에 드디어 한 권의 시집 『그것이 어찌 사랑뿐이랴』라는 제목으로 엮어져 나왔다. 소망교회 이용기 장로의 첫시집이다. 신앙인으로서 그에게는 새로운 시인의 이름이 또 하나 적용된다.
우리 현대사에서 독재와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한 시대를 풍미하며 젊은이들의 우상과 좌표가 되어 왔던 함석헌 선생의 시편들이나, 유신정권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문익환 목사의 시편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두 분은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늦은 나이에 시를 발표하고, 시심에 사로잡힌다. 특히 함석헌 선생의 여러 시편들은 시대를 건너뛰며 오늘까지 독자들에 회자된다.
이용기 시집 『그것이 어찌 사랑뿐이랴』의 대부분의 시들은 하느님에 대한 절대 사랑과 열정과 기도의 말을 넘어서, 세상과 자연, 사람과 일상에 대한 세심한 감정을 담아낸다. 그러한 감정 하나하나가 시의 말로, 리듬을 갖춘 언어와 운율로 환치되어 한 편 한 편의 뜨거운 시로 기록된다. 평생 억누르며 감추어 두었던 그의 특별한 시성詩性과, 함축된 시의 의미, 주님에 대한 사랑이 이 시집에 봇물처럼 터져나온다. 자연을 바라보는 섬세하고 예리한 시각은 시 「산 속의 아침」에서 하나의 달관된 경지를 이루고 있다. 그의 시 「산 속의 아침」은 예사롭지 않다. 구름에 가려져 있는 아침 산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각이 산을 자연 속에 그대로 두지 않고 의인화함으로써 산에 또 다른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
구름이
산을 잠시 덮은 것이 아니다
산이
구름 속에 잠시 든 것이다
민낯 보이기 부끄러워
구름으로 얼굴을 잠시 가린 것이다
맞은편 기지개 켜는 산 하나가
하얀 손으로 얼굴을 씻기는 것이다
구름을 걷어내는 것이다
아침을 부르는 것이다
-「산 속의 아침」전문
산이 ‘민낯 보이기 부끄러워/ 구름으로 얼굴을 잠시 가린 것’이기도 하고 ‘기지개 켜는 산 하나가/ 하얀 손으로 얼굴을 씻기는 것’이며, ‘아침을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산의 정상을 가린 구름을 바라보는 시인은, 산을 아침 잠에서 깨어난 거인의 모습으로 의인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침을 부르는’ 신령스러운 성인의 모습으로 시화하고 있다.
산이 ‘구름을 걷어내는 것’도 그렇지만 ‘아침을 부르는 것’ 역시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하나의 자연 현상이기 때문이다. 쉬운 비유로, 시에 대한 이해를 쉽게 끌어가는 시인의 능력을 엿볼 수 있다.
2. 절제된 감정과 비유가 담긴 신앙시편信仰詩篇
이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다수의 신앙 시편들 주님을 향한 사랑과 열정을 담은 시편들은 대부분 감정이 절제되어 있고 시 쓰기의 언어 비유 또한 적절하다. 그 가운데서 시 「천수답」은 간결하고 함축적인 비유가 뛰어나다.
내게로
흘러오는
물줄기 하나 없고
샘물 하나 가진 것 없어
오로지 하늘만 쳐다봅니다
눈물마저
말라버리고
사랑해 주는 이 없어
거북등처럼 갈라진 마음
오로지 주님만 바라봅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강물로 넘치다가도
주님 떠나시면
금세 메마르는 영혼
다시 오실 날만 기다립니다
-「천수답」전문
작가 소개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미국 ATS에서 단기과정을 수학하였다. 종합상사에 근무하다 사업을 시작하여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망교회의 장로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국기독실업인회, CTS기독교방송, 안구기증협회, 국제학생회 등에서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학창 시절 ‘외문문화상’을 받았으며 사업에 전념하느라 오랫동안 글쓰기를 떠났다가 이제 다시 돌아오다.
목 차
천수답天水畓 ———— 12
나는 볼 수가 없네 ———— 13
아름다운 세상 ———— 15
튀링겐의 주일 아침 ———— 17
겸허히 기도합니다 ———— 18
나는 선교사입니다 ———— 22
민들레 같기도 한 ———— 25
축복의 기도 ———— 27
내 마음에 날마다 ———— 31
내가 눈을 감고 ———— 32
부채춤 ———— 33
순례자 ———— 35
에덴의 마을 ———— 37
영원한 사랑 ———— 39
이제야 진정으로 ———— 41
주님 내게 오셔서 ———— 43
주님의 사랑은 ———— 45
나는 날마다 죽는다 ———— 47
2
고독 ———— 50
위대한 삶 ———— 51
관점이 같다 ———— 53
링거를 꽂고 ———— 55
회복실에서 ———— 56
수술실에서 ———— 58
입원하는 날에 ———— 60
장례식장 ———— 62
내 모습대로 ———— 63
동창 모임 ———— 66
숫자 ———— 68
세월의 맛 ———— 70
소심한 남자 ———— 71
허영이라는 것 ———— 73
비행기飛行機 ———— 75
인내 ———— 76
그대는 아는가 ———— 77
나쁜 인생은 없다 ———— 81
어머니의 키질 ———— 83
바람개비 ———— 85
미시건호에서 ———— 86
3
산속의 아침 ———— 88
앵두 ———— 89
유채꽃 ———— 90
틈새 ———— 92
촛불 ———— 93
사랑은 언제나 ———— 94
그것이 어찌 사랑뿐이랴 ———— 96
겨울 연가 ———— 97
가을에는 떠나야 한다 ———— 99
겨울의 세느강을 보다 ———— 101
별 ———— 103
이제야 알았습니다 ———— 105
풍금소리 ———— 107
초병硝兵 ———— 109
해송海松 ———— 111
감성 노트 ———— 113
중도객잔을 떠나며 ———— 115
차마고도茶馬古道 ———— 117
두부 I ———— 119
두부 II ———— 120
풍구 ———— 121
□ 이용기의 첫시집에 대하여
시를 향한 등정 |김종해 ————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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