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삐딱한 눈으로 본 조선 공부벌레들의 말들
설흔 선생은 고전을 공부하는 소설가입니다. 우리 고전과 역사에 관한 책들을 읽고 탐구하며, 역사 속 인물의 삶과 사상을 들여다봅니다. 거기에 상상력을 보태어 생생한 인물 묘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써 왔지요. 그런 선생이 사실 자신은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공부가 뭔지도 잘 모른다고 고백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엉성하고 한심한 실패의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으면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지요.
『공부의 말들』에는 우리 고전에서 길어 올린 다양한 견해의 공부에 관한 문장들이 담겨 있습니다. 진지한 어조로 공부법을 말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오래 곱씹어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도 있습니다. 한 견해는 다른 견해와 비슷하기도 하고, 배치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이러한 문장들입니다. “물속의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한다”(박지원) 같은 그 의미를 알 것 같으면서도 알쏭달쏭한 문장이 있습니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먼저 뜻부터 세워야 한다”(이익), “배우는 데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모르면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붙들고 물어야 한다”(박지원)와 같은 꽤 엄격한 공부법에 관한 문장도 있지요. “새벽에 일어나면 아침에 할 일을 생각한다. 아침을 먹은 후엔 낮에 할 일을 생각하고, 밤에 자리에 누울 때면 다음날 할 일을 생각한다”(이익)와 같은 문장을 읽으면 나태함을 반성하고 새로운 공부 계획을 세우게 되지만, “세상 사람들이 부지런히 일하는 것이야말로 재앙과 실패의 근원이다”(성현) 같은 문장을 읽으면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조금은 마음을 놓게 됩니다.
이렇듯 저자는 박지원, 정약용, 이덕무, 이황, 이이, 박제가 같은 조선 시대 학자들의 문장을 뽑아 자신의 공부하는 삶을 반추합니다. 그러나 이 뛰어난 학자들의 문장을 마냥 격찬하거나 그대로 따르자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의 문장을 통해 반듯하지 못한 저자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때론 그 말 자체를 삐딱하게 바라보며 회의의 시선을 보냅니다. 의문을 억지로 해석하려 들지 말라는 홍대용의 만류에도 자꾸만 질문을 던지고, 무언가를 얻으려고 책을 읽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이익의 말에는 무언가를 얻으려는 공부법이 정말 옳지 않은 것인지 반문하는 식입니다.
이 책은 평생 공부를 지향하는 사람이 공부란 무엇이며, 배우고 익히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저자가 그러했듯 독자들 역시 공부의 말들을 마음에 새기거나, 삐딱하게 바라보면서 이 책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작가 소개
저 : 설흔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소설을 썼다. 선인들, 그중에서도 조선 후기를 살았던 인물들의 삶과 사상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고 열망했던 것들을 이 시대에 소통되는 언어로 재연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지은 책으로『추사의 마지막 편지, 나를 닮고 싶은 너에게』, 『칼날 눈썹 박제가』, 『책의 이면』,『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공저), 『소년, 아란타로 가다』,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우정 지속의 법칙』, 『소년의 고고학』 등이 있다.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가 나눈 우정 이야기를 그린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로 2010년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교양기획부문 대상을 받았다.
목 차
문장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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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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