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하는 듯한 느낌을, 도리 없이 죄송한 입장에 서야하는
대한민국의 엄마, 여자의 현실을 쓰다
“집이 아닌 카페 화장실에서, 그것도 시내 한복판에 있는 사람 많은 커피숍에서 임신 테스트를 해보는 여자의 심정, 아마 모르긴 몰라도 아이를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은 아니었을 겁니다. 불안하고 초조해서 급하게 테스트해봤을 가능성이 크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프롤로그 중에서)
육아휴직 후 카페 화장실에서 발견한 임신테스트기. 급하게 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했던 그 누군가에게 슬며시 말을 거는 마음으로 장수연은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책에서 내미는 이야기가 바로 그런 불안함과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시간을 견뎌내고 버텨내면서, 남편과 아이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은 과정을 공감의 언어로 풀어낸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많은 일들이 “네 탓이 아냐”라는 인생 선배의 조언, ‘엄마와 나는 함께 성장하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듯한 두 딸의 말과 행동들, 힘들 때마다 마음 담긴 편지로 더없는 사랑을 고백해준 남편의 목소리에 장수연은 생각한다. 나도 바뀌어야 하고 성숙해야 하지만, 아이와 남편과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스텝을 맞추며 동시에 사회의 시선과 기준을 바꾸어보자고.
그래서 장수연은 썼다. 이따금 결혼하지 않은 인생을 상상하다가도 아이 때문에 뜨거워질 때, 내가 (아이와 함께) 살고 싶은 집을 상상할 때,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라는 말이 공감될 때, 아이를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이야기가 비로소 내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하는 듯한 느낌을, 도리 없이 죄송한 입장에 서야하는 대한민국의 엄마, 여자의 현실을.
그리고 세상에 정해준 모성애의 기준보다 자신과 자신을 사랑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아이들, 친구들, 동료들과 함께 모성애와 엄마, 여성의 기준을 만들어갔다. 독자는 아이를 낳고 달라진 것, 아이를 낳아서 달리 보게 된 것, 아이가 나를 변화시킨 것, 천천히 스미는 ‘모성애’의 감정들, 그리고 일하는 여자의 고민과 성장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미래가 궁금한 얼굴을 갖고 있었던 20대 여성이
비로소 어른으로 홀로서기에 돌입하기까지
“이 시대에 엄마로 산다는 것은 여전히 외롭다. 엄마의 목소리는 엄마다운 목소리만 인정받는다. 그래서 난 그의 글이 좋다. 솔직하고, 날 것이지만, 이 시대 엄마의 모습이다. 엄마는 이래야 한다는 말에는 고개를 돌리고 강요된 모성애는 거부하지만 여전히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다.”(서천석 추천사 중에서)
미래가 궁금한 얼굴을 갖고 있었던 20대 여성이 출산과 육아와 육아휴직과 복직을 경험하며 만난 수많은 세상의 난관들, 장벽들, 편견들, 그리고 희미하게 보이는 빛 같은 것들. 수유실에서 카페에서 방송국에서 유치원에서 동네 구멍가게에서. 장수연은 내가 나를 지키지 못한 순간들을 극복하고 내가 아이를 내 소유물처럼 다루기만 했던 시간을 곱씹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아이와 가족 그리고 일에 관한 애정과 열의를 포기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을 지켜가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장수연은 아이를 알게 된 날(1장 너의 이름은)부터 내일을 위한 시간(2장 우리 함께 있는 동안에)을 함께 살아내고 불현 듯 가족은 언제나 타인이며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는 걸 알아간다(3장 언제나 타인). 그런 시간을 겪으며 언젠가 두 딸과 이별하는 시간이 오리라는 걸 예감하기도, 남편과 남편을 키운 분에 대해 곱씹게 되기도 하고, “세상엔 내가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아”라는 말을 되뇌며 더 큰 어른으로 성장해나간다(4장 귀를 기울이며)
책에는 많은 것을 포기하기보다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시작하려고 하는 여자, 사람의 뜨겁고 값진 시간이 담겼다. 그렇게 그녀는 한 뼘 성장하고, 이렇게 그녀는 어른으로서 홀로서기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독자는 자기와 닮은, 어리고 좁았던 장수연이라는 한 사람의 시야가 나, 가족, 나아가 사회와 직장으로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겪고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 결혼한다는 것, 워킹맘으로 살아간다는 것,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진득하게 느끼게 된다.
작가 소개
저 : 장수연
내 SNS 계정의 ‘자기소개’는 이렇다. “MBC 라디오PD. 딸 둘 엄마, 권태형 연인. 페미니스트. 취미는 음주와 독서, 장래 희망은 작가.” 이 책은 저런 말로 나를 소개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도 가끔 놀란다. 내가 저런 사람이라는 게. MBC 라디오PD가 되었다는 사실이, 결혼을 해서 어떤 남자와 한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저 예쁜 두 여자아이가 나를 ‘엄마’라 부른다는 사실이. 하지만 그토록 낯설고 어색하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어떻게 여기에 익숙해질 수가 있을까, 가끔은 스스로가 황당할 지경이다. (세상에, 내가 엄마라니… 오마이갓!) ‘취미는 음주와 독서’이던 스물 몇 살의 대학생이 라디오PD, 페미니스트, 장래희망 ― 작가, 아내,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라는 프로필을 갖게 되었다. 나는 대체 무슨 짓을 해온걸까.
2008년 MBC에 입사해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여성시대, 양희은 강석우입니다] 등을 조연출하고 [이동진의 문화야 놀자], [세상을 여는 아침 강다솜입니다], [써니의FM 데이트], [미쓰라의 야간개장] 등을 연출했다.
목 차
1. 너의 이름은
이제까지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
첫 번째 결정
몸의 일기
나는 처음부터 네가 아니었다고
취향과 정서에 대하여
두 번째 처음
우울감이 찾아올 때마다
*다시 부르는 노래/ 글쓰기와 똥 싸기
2. 우리 함께 있는 동안에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달팽이가 움직이는 속도로
아이에게서 나를 볼 때
너를 통해, 나는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롤모델
똑같은 하루를 다시 살게 된다면
동생을 만나는 법
비교하는 말
‘난감함’이라는 감정
내 남편을 키운 분에 대하여
복직 전날 밤의 상념
*다시 부르는 노래/ 나는 이럴 때 씁니다
3. 언제나 타인
자기 몫의 인생
어른의 언어
남편들에게
몽상가와 현실주의자
나는 기억한다
자식의 인생에 개입할 수 있다는 생각
너도 네가 마음대로 안 되지?
왜 혼을 내고 싶으세요?
사랑받고 싶어요
*다시 부르는 노래/ 선배열전
4. 귀를 기울이면
‘아이를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말에 대하여
내가 변한 이유
아이들이 나와 다른 인생을 살기 원한다면
아빠에게 육아를 허하라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돈이 없으면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는 말
내가 살고 싶은 집
사랑은 타이밍
거절당하는 기분
아빠들이 페미니스트가 돼야 하는 이유
비혼, 비출산을 선택한 당신에게
아이들이 비밀을 갖게 될 때
너의 마음이 내 마음이라고
*다시 부르는 노래/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글
[부록] 사진첩- 내가 좋아하는 너는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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