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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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나석중
출판사항북인, 발행일:2017/11/10
형태사항p.95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741380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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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긴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내면에 새긴 ‘소박하고 수수한 시’들

2005년 시집 『숨소리』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나석중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외로움에게 미안하다』가 현대시세계 시인선080으로 출간되었다.

나석중 시인은 다른 사람들 같으면 붓을 꺾거나 붓에 힘이 빠질 수도 있을 나이인 60 중반에 등단했다. 어찌 보면 엉뚱한 이력이겠다. 그는 ‘혜성 같은 신인’도 아니고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준 원로도 아니면서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시의 변방에서 차곡차곡 시를 써왔다. 무명은 그의 생활이었고 운명이었으나, 이제 팔순을 눈앞에 둔 지금 나 시인은 벌써 여섯 권째 시집을 상재하고 있는 것이다.

나석중 시인은 ‘인생이란 무엇일까?’라는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의 내면과 주변의 생활을 차분히 응시한다. 그리고 그 생의 어두운 이면까지 가만 만져보면서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 외로움과 그리움의 민낯을 확인한다. 예를 들어, 다 타고 남은 십구공탄에서 시인은 “연뿌리 같은 단면, 굴러갈 수 없는 바퀴, 부스러질 둥근 과자”의 이미지를 발견한다. 버려지고 쓸모 없어진 존재, 그러나 “골목의 진창길”이 온몸을 다해 이 연탄재를 받아들인다고 말한다(「색 빠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밤, 적막이 방안을 짓누르는 가운데, 시인은 누군가를 기다린다. 핸드폰 문자를 확인하고, 벌레가 기어가는 걸 망연히 바라본다. 거기에 “줄기차게 찾던 당신”은 결코 오지 않지만, 시인의 그리움은 마침내 적막을 깨고 “두 쪽으로 베어졌다 아문다”(「파적」). 바로 이 외로움과 그리움이 긍정적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인생의 본질은 아픔과 고통이지만, 우리는 이것을 인정하고 “울긋불긋한 풍경들”(「내시경으로 본 나」)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인의 울음을 머금은 깨달음일 것이다.

나석중 시인은 꽤 알려진 수석壽石 애호가이다. 취미는 그 주체의 비밀을 여는 열쇠이다. 취미는 욕망의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이기 때문이다. 수석은 바깥으로 드러난 돌의 내면이다. 수석의 바깥에는 바람과 눈, 비와 우박, 이슬과 흙, 이를테면 바깥의 모든 것들의 움직임이 기입(inscription)된다. 수석은 바깥으로 드러난 돌의 내면과 돌의 바깥이 만난 기록이다. 그것은 두 경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된다. 나석중 시인은 수석을 “하나님이 퇴고를 마친 詩”(「수석론(壽石論)」)라고 말하는데, ‘수석=시’라는 등식은 그가 수석의 문법과 시의 문법을 동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석중의 시들을 읽다보면, 그것들이 오랜 연마와 수련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자꾸 실감하게 된다. 마치 수석처럼 그의 시에서는 긴 세월을 돌아온 바람 냄새가 난다. 그의 시들은 뜨겁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강가에 흩어져 있는 돌들처럼 그의 시들은 소박하고 수수하며 자연스럽다. 그것들은 긴 세월의 풍상(風霜)을 담고 있으며 시인의 내면에 천천히, 더디게 새겨진 것들이다.

 

작가 소개

저 : 나석중
전북 김제 출생. 2005년 시집 『숨소리』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숨소리』 『나는 그대를 쓰네』 『촉감』 『물의 혀』 『풀꽃독경』. 전자 디카시집 『그리움의 거리』.  

 

목 차

제1부
일쇄(一刷)·13
우화(羽化)·14
노을·15
색 빠지다·16
악필법(握筆法)·17
독창(獨唱)·18
지퍼·19
물論·20
나무의 곡비(哭婢)·21
봄의 전주곡·22
비루한 식욕·23
외딴길·24
입멸(入滅)·25
건널목·26
문득, 가을하늘·27
에덴의 서쪽·28
김제(金堤)·30
골목이 없다·31
외출 금지 당한 일요일·32
수종사·33

제2부
수석론(壽石論)·37
작자 미상·38
연혁(沿革)·39
자연공부·40
굳세어라 금순아·41
부부(夫婦)·42
오색딱따구리·43
전생(前生)·44
복수초·46
풀이슬·48
들꽃사랑·49
소쇄원에서 듣다·50
메뚜기·52
서설(瑞雪)·53
세월·54
퀴논(QUY NHON)·55
탐석(探石)·56
벚꽃 지다·57
팔리지 않는 생·58
흰솔나리·59

제3부
어떤 새·63
동백에게·64
토르소·65
빗소리·66
곱창 끓는 저녁·67
문득, 아침·68
뙤약볕·69
겨우살이·70
기대 울 데가 없네·71
호수의 연가·72
청명(淸明)·74
파적(破寂)·75
밥 짓기·76
기러기·77
아프지 마요·78
봄은 핑계도 좋다·79
그믐달·80
내시경으로 본 나·81
그래 죄인이다·82
연리 해변에서·83

해설 저 푸르른 세월의 기입/ 오민석·84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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