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마흔의 한가운데에서 어른의 전성기를 보내며, 어른아이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마스다 미리가 소환한 ‘나들’, 그들이 어느 때에 소환되느냐에 따라서 마스다 미리 에세이의 질감이 달라진다.
이번 에세이 『그렇게 쓰여 있었다』는 마흔을 이미 훌쩍 넘은 ‘어른의 전성기’에 출간된 것이다(일본출간 2015년). 「아사히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으로, 마스다 미리가 마흔의 한가운데에서 즐기고 있는 어른들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마스다 미리가 전작 에세이인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일본출간 2013년)에서 마흔에 막 돌입해서 아직은 낯선, 몸과 마음의 변화를 깨알같이 묘사했다면, 이 에세이에서는 마흔이라는 시간대를 안정적으로 그린다.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가 그리는 세계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선사한다. 싱글이라서, 아이가 없으니까, 노후가 불안할지도 몰라서, 나이를 먹고 있으니까... 등의 불안감은 그녀의 에세이를 읽고 있으면 조금씩 옅어진다. 아이 없는 싱글 여성의 삶을 즐겁고 씩씩하게 살고 있는 마스다 미리의 일상 자체가 우리를 안도하게 한다.
마스다 미리는 싱글인 자신의 삶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엄마와 나눈 이런 대화에서 그녀는 어쩌면 우리에게 자신만의 인생 답안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엄마, 아이도 없는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어쩌나 걱정돼?”
엄마는 잠깐 사이를 두고는, “응. 걱정돼.” 하고 대답하신다.
나는 그날 밤 레스토랑에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는, 내 뜻대로 살아서 행복해. 혹시 혼자 죽음을 맞게 되더라도, 괜찮아.”
엄마는 “그래, 그렇구나.” 하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셨다.
_48쪽 「엄마, 내가 걱정돼」 중에서
어른과 아이의 세계를 교차하며 보여주는 이번 에세이는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싱글 친구들과의 여전히 유쾌한 일상을 보여준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2부에서 엄마는 싱글인 딸을 걱정하고, 딸은 고령이 된 부모를 걱정한다. 3부에서 마스다 미리는 어린 시절의 마스다 미리를 불러낸다. 어린 시절에 너무나도 소중했던 것들을 되짚어본다. 4부는 어른여자로서 갖추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마스다 미리 특유의 유쾌함과 자신만만함이 느껴진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없는 법. 5부에서는 마흔 한가운데에 선 싱글 여성의 정돈된 일상이 그려진다. 마스다 미리의 단단한 일상은 이제 마흔 다음, 오십이라는 미래를 덤덤하게 그려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도, 아직 세상의 이것저것이 궁금한 어른아이인 모습에는 변함이 없다.
중년이 된 지금의 나는 ‘어렸을 적’이란 말이 이미 아무렇지도 않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젊었을 적에는……’이라는 말조차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내가 젊었을 적에는’이라는 말은 아직 살짝 마음이 따끔하다.
따끔한 것이다.
_86쪽 「옛날 일기장엔, 그렇게 쓰여 있었다」 중에서
마스다 미리는 우리 어른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한다.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이제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지만, 아직은 ‘그 아이들’을 과거로 보내야 하는 것이 안타깝기에, 계속해서 우리 안의 ‘아이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작가 소개
저 : 마스다 미리
Masuda Miri,ますだ みり,益田 ミリ
1969년 오사카 출생.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스트.
진솔함과 담백한 위트로 진한 감동을 준 만화 ‘수짱 시리즈’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화제의 작가로 떠올랐다.
‘수짱 시리즈’와 더불어 수많은 공감 만화와 에세이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3~40대 여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 ‘수짱 시리즈’(전 4권)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아무래도 싫은 사람』 『수짱의 연애』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시리즈는 2012년 일본에서 영화화되었고 2015년 국내에서도 상영되어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만화로는, 거리감을 유지한 세 명의 여자 친구들이 주말마다 숲으로 놀러가 도시에서의 힘든 일상을 치유하는 『주말엔 숲으로』(전 2권), 고령화 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현재 일본에서 3권까지 출간), 남녀의 입장 차이를 남매라는 관계를 통해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내 누나』(전 2권) 등의 만화 시리즈물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최근 국내 출간작으로는 『차의 시간』이 있다.
마스다 미리는 만화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작가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는 에세이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자신의 일상과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만화와는 또다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비롯해 『전진하는 날도 하지 않는 날도』 『뭉클하면 안 되나요?』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등 다수의 에세이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역 : 박정임
경희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지바 대학에서 일본근대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수짱 시리즈’를 비롯한 다수의 마스다 미리 만화와 다니구치 지로의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 호시 요리코의 『아이사와 리쿠』 등이 있으며, 『미야자와 겐지 전집』 세 권을 번역했다.
목 차
프롤로그
1부 따로 또 같이
올해 납량회는 긴자에서 제대로
믹서에 흑맥주를 넣으라고?
마지막 수업
전부 해서 5,990엔짜리 소풍
나도 롤스로이스를 샀다
복숭아 파르페, 그 이상의 것
저녁노을계단에 앉아
일인당 다섯 잔의 홍차를
주말 자동판매기 앞에서
한 송이에 얼마?
2부 가족과 나
엄마, 내가 걱정돼?
나의 손과 엄마의 도감
까슬까슬한 마음
비밀스런 감정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면서
부모의 고마움
아버지와 영화
접시돌리기쯤은 나도 할 수 있다
야키소바와 난리굿
3부 시간으로의 초대
이상한 팬티
옛날 일기장엔, 그렇게 쓰여 있었다
첫 운전
아름다운 꿈
통행금지가 없는 어른 세상
3D 프린터와 미래
지구를 사다
외국에 가기 전에 해야 할 일
횡단보도의 회색 부분
모든 것을 잃어도, 내게는 내가 있다
한밤중의 도라에몽
4부 취향에 대하여
우아하고 품위 있게 밥 사기
로터리???
있잖아, 우리 다음에……
샐러드 바와 어른 여자
분위기를 먹는다
치명적인 손님 접대
만보기 vs 달콤한 디저트
궁극의 디저트란
중년의 송년회
도리노이치 축제와 무덤
5부 미래를 만드는 일상
올해의 벚꽃 일기는 이렇게 쓴다
이런 가게는 무서워
여자의 화장, 비포 앤 애프터
어딘가 이상하다
살짝 출출할 때는 아몬드를
노 제스처, 노 라이프
나의 길이에 대해
네 송이 장미, 포어 로제스
물속에서의 단상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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