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에서 영성으로 (개정신판)

고객평점
저자이어령
출판사항열림원, 발행일:2017/09/05
형태사항p.348 B5판:24
매장위치종교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804717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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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냉철한 지성의 한없이 뜨겁고 순진한 일기장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 그는 기성의 모든 권위에 대해 거부하는 몸짓으로 살아온 냉철한 지성인이자 무신론자입니다. 교회를 다녀본 적도 없고, 어떤 종교도 믿어본 적 없었던 그가 2007년 7월 24일 세례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신자의 길을 걷습니다. 그동안 많은 직함을 갖고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 이 길이 외로울 수도 있지만 신자로서 한발, 한발 나아가고 싶습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누구도 읽을 수 없었던, 냉철한 지성의 한없이 뜨겁고 순진한 일기장입니다. 한 무신론자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까지의 인간적인 망설임을 담은 고백록으로, 저자 이어령이 크리스천으로서 지성에서 영성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그에 따른 진솔한 생각을 세세히 기록했습니다. 책 말미에는 여러 언론사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함께 실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높은 성역의 문지방 위에 오르게 되었다고 고백한 이후, 10년이 흘렀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에게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열림원에서는 저자 이어령의 세례 10주년을 맞아 최신개정판에서 빠졌던, 따님 이민아 목사의 간증 부분을 되살려 새롭게 펴냅니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 전체의 메시지로 볼 때 그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땅에서 하늘처럼 살다 2012년 봄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신 이민아 목사는 감히 짐작하기 힘든 고통을 때론 뜨거워 목이 데일 듯한 문장으로, 한편으론 한없이 차분하게 서술해갑니다. 예수님은 눈물로 어머니를 위로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달래고 슬픔을 뛰어넘는 희망을 이야기하십니다. 사람들은 지상에서 인간의 삶은 무엇이고 그 속에 하나님이 어떻게 임하시는지 고백한, 이 먹먹한 편지를 받아들고 한동안 말없이 서 있게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이 범접하지 못하는 영역은 예술과 종교의 ‘영성’이라고 저자 이어령은 말합니다(2017년 8월 사랑의 교회 강연). 미래사회 종교는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빈 공간을 영성으로 채우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이죠. 새시대의 문턱에서 이어령이 영성에 대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깊이 있는 고백과 의문, 믿음의 메시지는 읽는 이를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인도하는 작은 표지標識가 될 것입니다.

인간은 저마다 하나의 섬이다
무신론자이기에 더욱 절실하고 높이 울리는 기도

이어령은 교토 연구소에 와서 생활하는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단 한마디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누군가와 만나 얘기하고 식사하고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 즉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었죠. 저자는 자신을 외딴 섬에 표류하게 된 로빈슨 크루소에 비유하며 혼자라는 사실이 주는 고통을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막상 누군가를 만나게 될까 두려워하는 모순된 마음도 털어놓지요. 외롭다는 말은 곧 자유롭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이국의 모든 풍경과 뉴스, 사람들을 아무 부담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교토 생활의 행복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는 이국땅에서 느끼는 존재론적 외로움을 질료로 삼아 꼬박꼬박 일기를 써나갑니다. 일기 쓰기는 빈 종이의 공백, 그 헛헛함을 문자로, 의미로 메워가는 행위이지요. 저자는 흰 고래 모비딕을 쫓는 에이하브 선장을 원고지의 공백과 맞서 싸우는 작가에 비유한 누군가의 평을 예로 들면서, 자신 역시 그 흰 공백의 심장을 꿰뚫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매일 그 바다에서 익사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죽는 날까지, 세계가 끝나는 날까지 글을 쓰리라 결심하지요. 추운 겨울에도 피는 수선화처럼 끝끝내 고개 들고 일어서는 언어들을 찾아내서요. 다음에 소개할 일화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어령은 세례를 받기 전인 2004년 교토에서의 연구소 생활 중 하루를 회상하며 책을 시작합니다. 빈방의 어둠이 싫어 불을 켜놓고 다녔던 시절, 슈퍼에서 쌀 한 자루를 사들고 집으로 걸어오다 그는 문득 묻게 됩니다. 초인종을 누르면 누군가 기다리다 문을 열어주는 작은 행복조차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일까? 희망의 별도, 동방박사를 인도한 별빛도 아닌, 그저 남의 나라 땅에 놓인 방 한 칸, 그 창백한 형광등 불빛을 향해 걸어가며 어깨를 짓누르는 쌀자루의 무게를 느낍니다. 평생 책과 종이, 문자와 정보에 허덕이며 비틀비틀 걸어온 자신의 발소리를 그제야 듣게 된 것이지요. 집에 돌아온 그는 쌀자루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고 내려놓기 위해서, 이 빈방을 물질이 아니라 영혼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 기도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쓰인 시가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린다고 고백하며 시작하는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입니다. 그것은 저자에게, 마감에 쫓기며 쓰던 글과는 다른, 원고료로 환산할 수 없는 글이었습니다.

이어령은 말합니다. 먹을 것이 족하고 목을 적실 물이 넘쳐나도, 추위를 막아주는 단단한 벽이 있어도 어디엔가 나처럼 무거운 쌀자루를 내려놓고 빈방에 앉아 몰래 기도를 드리는 무신론자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겉으로는 강한 체 오기를 부려도 누군가 옆에서 사랑한다고 손을 내밀면 금시 울음을 터뜨릴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말이죠. 인간으로 태어난 존재는 누구나 그리고 매 순간 혼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우리가 혼자 식탁에 앉아 있어도 “이것이 내 살이니라, 이것이 내 피다”하며 빵을 저미어주시는 예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 하고 저자는 묻는 듯합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목숨 속에, 나의 숨결 속에 늘 함께하시는 하나님

저자는 자신이 세례를 받게 된 까닭이 어쩌면 ‘죽는다는 걸 생각하며 살라’를 의미하는 라틴어 문장 ‘메멘토 모리’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고는 친구도 없이 혼자 보리밭 길을 굴렁쇠를 굴리며 지나가다가 눈물이 터졌던 여섯 살 무렵을 회상하지요. 귀가 멍멍하도록 고요한 대낮에 새하얀 햇빛 한복판에 서서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던 그날을. 그리고 밤에 혼자 눈을 떴을 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죽은 듯이 주무시는 어머니의 코에 고사리 같은 손을 대었을 때 느껴지는 숨결까지도. 죽음과 삶은 나뉘는 것이 아니라 늘 서로의 곁에 있는 짝임을, 하나님은 손을 뻗기만 하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계셨음을 그때부터 깨달은 듯하다고 뒤늦게 고백합니다. 죽음을 의식하지 않고는 생명을 느낄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슬픈 한계이자 조건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릎을 깨뜨리거나 코피가 나면 엄마를 부르며 집으로 달려가는 아이처럼 상처를 입어야만 하나님을 부르며 달려갑니다’(98쪽).

그래서일까요. 교토의 일기장은 거의 한 달 가까이 병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병은 자신의 몸 전체를 느끼게 합니다. 이국땅에서 감기에 걸린 아내와 통화하면서 사람들은 서로 떨어져 있으며 각자가 각자의 아픔을 앓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지요. 그렇기에 인간은 혼자 병을 앓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존재는 병이고 사람은 병을 통해서 남과 어울리기 때문에, 우리에겐 서로 걱정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어쩌면 종교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겠죠. 저자의 표현대로 병은 종교에 다가가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지상의 아버지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
딸을 통해서 내 지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저 높은 세상을 보았습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가는 첫번째 계단, 생애에서 가장 긴 한 해처럼 느껴진 교토에서의 1년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온 저자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온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심정이 됩니다. 회개 없이 돌아온 탕자로, 무신론자의 기도도 잊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다 딸 이민아 목사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전화를 받기 전의 삶으론 돌아갈 수 없는, 그런 한 통의 전화를 말이죠.

아내와 함께 급히 딸이 있는 하와이로 달려갔던 날, 딸아이는 실명하게 되었다는데 야속한 세상은 너무나도 눈부시고 아름답습니다. 산호초의 바다는 밑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알 같았죠. 그러나 그 순간에는 하늘과 땅 어디에도 빛이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깜깜하기만 합니다. 그때 아버지 이어령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오, 하나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이애가 다시는 내 얼굴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어머니의 웃는 얼굴과 아버지의 미소를 보지 못한다면, 이 집에 있는 모든 것, 산과 바다와 길거리의 색채가 있는 모든 것, 형태가 있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주님의 딸에게 어찌 그러실 수 있습니까.

너무하세요, 하나님. 저렇게 하나님 아버지를 믿고 따르는 당신의 딸에게 왜 그 많은 수난을 내리시는지요. 암으로도 모자라 이번에는 실명입니까. 아픈 아이 때문에 학교를 찾아다니느라 눈물이 마르지 않은 아이에게 무슨 눈물이 남아 있기에 또 울리십니까.

민아는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걱정 마요. 아무개 목사님은 어려서 실명하신 분인데도 우리보다 더 잘 보셔. 더 많은 것을 보실 수 있다고 했어요. 늘 밤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그 깜깜한 세상에서도 낮에 본 모든 형상과 빛이 보이지 않나요? 아버지의 얼굴, 어머니의 손. 소리가 말해주고 냄새가 느끼게 하는걸요. 아빠 엄마가 걱정할까봐서 그렇지 난 아무렇지도 않아요.” _153~154쪽

저자는 불행과 절망 속에서 딸을 지켜주고 위로하고 새 삶으로 인도해주신 분이 지상의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임을 고백합니다. 자신은 행복한 장면 속에서만 함께했을 뿐, 딸이 혼자 아이를 기를 때, 암에 걸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때, 아이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매일 밤 울고 지낼 때, 자신은 곁에 있어주지 못했음을 아프게 인정하면서요. 저자는 딸의 고통 앞에서 믿지도 않았던 주님에게 난생처음으로 경건한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하나님, 사랑하는 딸에게서 빛을 거두지 않으신다면 남은 삶을 주님의 자녀로 살겠나이다’라고.

손을 놓치지 마
누구의 손이든 힘이 없어질 때 놓치지 않도록 꼭 잡고 걸어야 한다

하나님은 어째서 이토록 비정하리만큼 당신께서 예비한 순서대로 세상일을 관장하여 운전하시는 걸까요? 이민아 목사는 한국에 와서 망막이 나았다는 기적적인 판정을 받게 됩니다. 남몰래 올렸던 기도와 약속을 지켜야 할 때가 온 것이죠. 이민아 목사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4월 새벽, 교회에 가는 딸을 배웅하다 저자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맙니다. “민아야, 나 세례받는다고 해. 목사님께 말해.”

그랬지요. 4월의 새벽 봄빛이 그렇게 빛나지만 않았더라도 새벽 공기가 푸성귀처럼 그렇게 풋풋하지만 않았더라도 결코 나는 그렇게 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 세례받는다”라고. 아! 하나님. 어쩌자고 자신도 없으면서 이런 맹세를 했을까요.
먼 데서도 민아의 눈에 아침 이슬이 맺혀 있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지요.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땅에 있는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향해 내 딸 민아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_164쪽

저자는 크리스천으로 가는 예정된 길 앞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립니다.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믿음을 내려달라고. 두드리지 않아도 문을 열어주시고 구하지 않고 도망쳐도 길을 막아 영성의 길을 열어달라고. 그리고 조금만 더 방황하게 해달라고. 옛집 뜨락에 조금만 더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세례와 그 이후

세례를 받기로 결심한 뒤 저자는 묻습니다. 나의 일생이 하나님의 뜻대로 가고 있는 걸까? 나는 왜 칠십이 훨씬 넘어 이제야 여기에 온 것일까? 하나님은 사람을 잘 쓰시는 분이니 나의 쓸모도 반드시 있는 거겠지? 이어령은 생각합니다. 평생을 탕자로 돌아다니다가 뒤늦게 깨달은 것을 얘기하면 믿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 달라질지 모른다고요. 그게 어쩌면 자신의 쓰임일 것이라고요.

2007년 7월, 보통 때 같았으면 부끄러워서 몰래 숨겼을 눈물을 세례를 받으면서는 왈칵 쏟고 말았습니다. 왜 울었을까요. 슬픔인가, 감동인가, 회개인가, 그것도 아니면 감사였을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그에게 영성의 세계는 이해하거나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그것은 절망을 계기로 던져 넣어지는 것이라고. 저자에게 세례는 물로 씻는 의식이 아니라 가슴 깊이 묻혀 있던 온천수의 수맥을 퍼올리는 것과 같았다고 합니다. 그게 어쩌면 그때 흘린 눈물이었을 거라고. 누구나 가슴 깊이 파고 들어가면 거기 영성의 수맥이 흐르고 있다고 말입니다. 목마른 사슴이 골짜기에서 간절히 물을 찾듯이 우리는 영혼의 목마름을 적시려 교회로, 주님에게로 찾아갑니다. 그것은 인간이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켜준 연약한 사랑의 빛이자 우리가 평생을 두고 절실하게 찾고 기다렸던 영성의 불빛일 것입니다.

딸 이민아 목사의 간증

그때 2004년에 우리 아이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제가 아무리 기도해도 낫지 않는 아이 때문에 절망해서 밤새도록 울면서 기도하고, 아침에 습관처럼 QT 책을 봤을 때, 사도행전 3장 말씀이 본문, 생명의 삶 본문이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했을 때 태어났을 때부터 절름발이었던 거지가 그 말씀을 믿음으로, 그 즉시 일어나서 걸었다는 그 본문을 읽으면서 더이상은 내 힘으로 살 수 없다는 그런 울부짖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 앞에 엎드려서 기도했습니다. 말씀을 펴놓고 “주님,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다는데 이 말씀이 진리라면 왜 은과 금은 없거니와 내게 있다고 베드로가 얘기한 예수님은 내게 없습니까? 왜 내가 기도하면 우리 아이는 낫지 않습니까? 주님, 정말 지난 7년 동안 제가 열심히 기도했는데, 하나님 열심히 믿고 사역도 했는데, 우리 아이가 왜 낫지 않습니까? 왜 저에게는 능력이 없습니까?”라는 가슴을 찢는 기도가 성령님이 저 대신 하셨던 탄식과 함께 나오기 시작했어요. _299~300쪽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가 저를 사랑하시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 유진이를 제가 사랑하는 것보다 더 사랑하시는 분인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고, 저의 길과 하나님의 길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러나 저의 길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저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을 믿겠습니다. 저는 주님이 저를 사랑하시고, 저의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가장 좋은 것을 주셨음을 믿습니다. 지금 이 아이가 천국에 가는 것은 죽는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겠고, 죽어도 살겠다’ 하는 그 부활의 생명을 우리 아들에게 주셔서 요한계시록 21장 말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씀, 예수님이 있는 보좌에 우리 아들이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그곳에는 눈물도 없고, 죽음도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도 없고, 예수님 앞에서 유진이가 엄마 아빠 이혼하고 힘들었던 기간에 흘렸던 모든 눈물들 다 씻어주시고, 그래도 삐뚤어지지 않고 엄마 아빠 사랑하는 좋은 아이로 잘 길러주셔서 우리 아이의 장례식에, 사랑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25년 동안 미워하는 사람, 상처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들 그리워하는 아이로 저에게 주셨던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 아이 대신 어머니 아버지 사랑 못 받고 하나님 모르는 아이들에게 저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사역하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청소년 사역비전, 중보사역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하셨어요. _322~323쪽


* 이 책은 2010년 4월 15일에 발행된 개정판(제3부의 강연 녹취 내용상의 오류를 전면 수정), 2010년 8월 13일에 발행된 신개정판(보다 세부적인 수정 및 보완), 2013년 11월 13일에 발행된 최신개정판(저자가 교토에서 쓴 일기를 토대로 하는 제1부에 내용을 더함)에 이은 개정신판입니다. 최신개정판에 빠졌던 이민아 목사님의 간증을 되살렸습니다.

 

작가 소개

저 : 이어령

李御寧, 호:凌宵

 1934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등장한 그는, 문학이 저항적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역설함으로써 '저항의 문학'을 기치로 한 전후 세대의 이론적 기수가 되었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파격적으로 「한국일보」 논설위원이 된 이래, 1972년부터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을 때까지 「조선일보」 「한국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을 역임하며 우리 시대의 논객으로 활약했다.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중앙일보 상임 고문 및 (재)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1967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 석좌교수이다. 그는 시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명 칼럼리스트로만 활약한 게 아니라 88서울올림픽 때는 개ㆍ폐회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문화 기획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1980년 객원연구원으로 초빙되어 일본 동경대학에서 연구했으며, 1989년에는 일본 국제일본문화연구소의 객원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1990~1991년에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저서로는 『디지로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지성의 오솔길』, 『오늘을 사는 세대』, 『차 한 잔의 사상』 등과 평론집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젊음의 탄생』,『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등이 있고, 어린이 도서로는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시리즈 등이 있다.

디지로그(Digilog)는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 혹은 디지털 기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시대의 흐름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그는 그의 저서 『디지로그』에서 현재 우리가 한때 '혁명'으로까지 불리며 떠들썩하게 등장했던 디지털 기술은 그 부작용과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들이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지적해준다. 시대를 읽는 특별한 눈을 가진 그는 우리에게 선사하는 새로운 사명으로 디지로그 시대의 개척자이자 전도사가 되었다. 한국이 산업사회에선 뒤졌지만 정보화사회에선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음을 일찍부터 설파한 그가 이제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디지로그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다. 물리적 나이로 보자면 분명 노학자이지만, 그는 디지털 미디어를 매개로 한 문명전환의 시기에 누구보다도 앞서 디지털 패러다임의 한계와 가능성을 몸소 체험한 얼리어댑터이다.

그의 서재에는 7대의 컴퓨터와 2대의 스캐너, 무선 공유기, 프린터 등 각종 디지털 장비가 자리한다. 7대의 컴퓨터를 직접 네트워킹했다. 그는 컴퓨터들을 이용해 직접 자료를 모으고, 검색하고, 정리하고, 자신의 지적 회로망에 연결한다. 그에게 컴퓨터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뇌의 확장된 영역이 되고, 그가 선창하는 디지로그 세상을 몸소 살고 있는 인간임을 증명한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1963년 「경향신문」에 연재 에세이 형식으로 발표된 글을 모은 것으로 처음으로 이 땅에 한국 문화론의 기치를 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으로 이어령은 "젊은이의 기수" "언어의 마술사" "단군 이래의 재인"으로까지 불렸다. 또한 대만에서 출간되었을 때는 임어당으로부터 "아시아의 빛나는 거성"으로 칭송받기도 했으며 일본에서는 저명한 문화 인류학자 다다 교수가 '그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감동을 준 세 권의 책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였다. 영문으로 번역되어 나갔을 때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었다. 이 책은 한국의 문화를 최초로 분석해 낸 기념비 같은 것이면서도 '젊다'. 또렷하고 거침없는 표현도 그렇거니와 한국의 건축, 의상, 식습관, 생활양식에 대한 예리하고도 통찰력 있는 지적은 지금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방대한 지식에 기반하여 한국의 풍습을 중국과 일본과 비교하면서 동서고금의 사상을 가리지 않고 적용하는 자유로운 그 사고방식과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글재주 역시 비상하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일본 고전 문헌에 대한 자료와 그간의 일본, 일본인론에 대한 저자의 견해 및 비평을 피력하면서 문화 현상을 중심으로 일본인을 투시해 본,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그럼으로써 가혹한 분석이다. 일본인을 바라보는. 시대를 초월한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하며 인접국인 일본에 대한 피상적 이해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둥지 속의 날개』(상,하)는 1978년 월간 「한국문학」에 '의상과 나신'이라는 제목으로 8회 연재를 하다가 도중에 저자의 건강상 이유로 중단했던 작품이다. 분망한 나날과 가진 고초 속에서 저자인 이어령의 문학적 열정을 모두 쏟아 부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세월이 갈수록 유난히 애정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산업화가 한창이던 70년대서 80년대의 초반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의 영원한 내면세계를 다루려 한 소설이기에 산업화·도시화라는 시대상황과 관계가 없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광고라는 새로운 직업을 소재로 하였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문명 비평적 요소도 없지 않다.

오랫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여겨져 온 이어령. 문학박사, 교수, 장관 등 다채로운 이력과 타이틀을 지닌 그는 과거 무신론자였다. 하지만 칠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 세례를 받고 신앙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이러한 이어령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말하자면 '(무신론자의) 신앙입문기'라고 할까. 지식인 이어령이 아닌 그리스도교 신자 이어령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영성'에 관한 참회론적 메시지와 함께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인생의 후반에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어령. 존재 자체의 변화로 인해 그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 위에서, 그는 지성을 넘어선 영성을 추구하고 있다. 세례를 받았고,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냈다. 생명과 영성을 언급하며 새로운 글쓰기에 나섰다. 지나온 세월 동안 한국의 대표지성으로 이름을 날린 그가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목 차

서문 8

제1부 교토에서 찾다
01 쌀 한 자루 영혼 한 자루의 무게 19
02 까마귀와 함께 아침을 25
03 지는 꽃의 아름다움 31
04 손님처럼 오는 신들 37
05 잠을 돈으로 사는 사람들 43
06 그림, 그리움, 그리고 손톱으로 긁은 글씨 49
07 창조의 힘 흉내내기 57
08 메멘토 모리 65
09 아버지의 이름으로 71
10 설거지를 할 때가 왔구나 77
11 끈을 잘라라 85
12 휴일에 갈 곳이 없는 사람들 89
13 신앙에 이르는 병 99
14 살찐 새는 날지 못한다 105
15 회개 없이 돌아온 탕자 115
16 낙타의 눈물 123
17 예술의 힘과 사막의 사자 129
18 양치기의 리더십 137
19 한국말로 내리는 눈 145

제2부 하와이에서 만나다
20 전화 한 통으로 바뀐 세상 151
21 그날 새벽이 그렇게 빛나지만 않았더라도 159
22 지성에서 영성으로 가는 아침 뉴스 167
23 버려진 돌로 만드는 신전 173
24 세례는 씻는 것이 아니라 캐내는 것 183
25 이마를 짚는 손 191
26 어머니의 귤 203
27 인력거를 탄 어머니의 부활 213

제3부 한국에서 행하다
28 무지개의 빛깔은 몇 개인가 219
29 문화를 뛰어넘는 기독교 229
30 예수님의 두 손, 바위와 보자기 237
31 제비가 물어다준 신앙의 박씨 243
32 사하라 사막을 적시는 눈물 249
33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없을지라도 255
34 아버지 없는 사회 263
35 참된 포도, 시지 않은 포도의 수확 267
36 인간은 시간으로 재고 하나님은 마음으로 재신다 273

제4부 아버지와 딸의 만남
민아의 편지 빨간 우체통의 작은 기적 284
아버지의 편지 너는 나의 동행자 286

37 믿음의 시작 289
38 더이상은 내 힘으로 살 수 없구나 299
39 주님 저를 써주세요 309
40 지상과 천상의 두 아버지 317

제5부 문지방 위의 대화 331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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