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양생주》편은 저자가 젊은 날 스스로에게 약속한 ‘장자읽기’를 2004년부터 시작한 후 연작으로 발표하는 세 번째 ‘장자 여행기’이다.
시인 고형렬은 이미 2011년, 2013년 장자 여행 에세이집 『장자의 하늘, 시인의 하늘』과 『바람을 사유한다』 를 통해 장자의 《소요유》, 《제물론》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적 언어로 재해석해 새로운 지평을 연 바 있다.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를 발표하며 등단한 후, 꾸준한 시작 활동을 통해 시인의 사유 세계를 확장시켜왔다.
장자는 2400년 전 중국 전국시대에 활동한 사상가로 현재 총 33편의 책이 전해지고 있는데,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그 중 외편과 잡편은 후학 및 장자의 추종자들이 서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편 7편을 『칠원서』라고도 하는데, 1편이 《소요유》, 2편이 《제물론》, 3편이 《양생주》다. 《제물론》이 만물의 존재론을 다루는 형이상학적 탐구라면, 《양생주》는 보다 유물적이고 현실적인 생명지상주의를 다루고 있다. 『칠원서』 일곱 편 중, 576자로 이루어진 양생주가 가장 짧지만 그만큼 농축된, 잊을 수 없는 메타포를 선사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양생주를 만난 것은 가장 커다란 언어의 축복이고 선물이다. 문혜처럼 나도 하나의 생을 얻었다…... 양생이 없는 장자의 도는 존재할 수 없다.”
《양생주》에는 소를 잡는 포정(포정해우?丁解牛), 발뒤꿈치를 칼로 베어낸 절뚝발이 우사, 죽고 난 뒤 장례를 치르는 노담(노자)과 조문하는 진일과 제자, 조롱 속 삶을 거부하는 꿩 우화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찌 보면 불구적인 이들 존재를 통해 장자는 무애(無涯)와 유애(有涯), 전생보신(全生保身), 연독위경(緣督爲經), 획연향연(?然嚮然), 주도획연(奏刀?然), 신우(神遇), 여토위지(如土委地), 현해(縣解), 안시처순(安時處順), 십보일탁(十步一啄), 둔천지형(遁天之刑)과 같은 아름다운 비유들을 설명했고, 시인은 그 시적 메타포에 언어적, 시적 상상을 더했다.
시인에게 있어 양생주는 우선 몸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전생보신(全生保身)의 사상에서 보듯이, 생명을 온전하게 하고 몸을 편안케 하는 것, 이것이 장자의 양생관이다. 마치 인간을 거두어 먹이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자연처럼……. 완전한 양생은 우주 속의 바람, 기가 몸 속 여러 기관의 기운들과 조화를 이루며 합일하는 경지로 이른다. 당연히 장자는 생명을 어떤 사회적 가치보다 높게 평가했다. 그래서 생명지상주의, 생명근본사상을 노래한 것이다.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다! 전생(全生)적 휴머니즘이다!
또한 양생주는 소리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다. 제물론이 소리로 시작했듯, 양생주 역시 소리에 대한 이야기다. 소를 죽이는 광경, 해우장(解牛場)의 세계에서 흘러나온 것이 바로 소의 살과 포정의 칼의 합주였다. 획연향연, 주도획연의 획(?, ?)자는 살을 발라내는 슥삭슥삭 소리로, 시인에게는 생과 사가 하나의 음악과 시처럼 들렸다.
그리고 양생주는 해우, 해체, 해탈, 해방, 결국 자유에 대한 외침이다. 소를 해우하는 행위는 소의 해체이며, 이는 결국 붕새의 비상이나 나비의 물화 등과 더불어 초월과 해탈의 꿈을 숨긴 시적 상징들이다. 조롱 속의 삶을 거부한 꿩도, 새장 속 삶을 박차고 혼돈을 선택한 인간들도 결국 붕새의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양생의 목표는 바로 이 비상이다, 영원을 향한, 무애(無涯)를 향한 비상, 진정한 양생은 바로 자유에서 나온다. 붕새 눈 속에 담긴 구만리 장천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또한 양생주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위로가 있다. 비주류의 인물들, 불구적이고 장애적이며 소외된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는 장자가 처음일 것이다. 백정인 포정, 절름발이인 우사, 심지어 미물인 꿩도 모두 불구적 주변인들이다. 그러나 시인은 오히려 반문한다. “중심은 단지 가장자리의 집결이며 또 다른 하나의 개별적 가장자리일 뿐 중심은 언제나 가장자리에 의해서 꿈을 꿀 수 있다” 그리고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곳은 언제나 가장자리였다” 라고. 장자에 의한 그리고 시인에 의한 주변부의 새로운 발견이다.
마지막으로 양생은 말이다. 칼이다. 인간은 모두 칼을 하나씩 선사받았다. 그 칼을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칼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또 무리하게 칼을 사용해 자신과 타인을 파괴하기도 한다. 말도 하나의 칼이다. 우리에겐 어떤 칼이 있는가? 장자는 이 말로써, 포정해우의 이야기로써, 그의 우주적 사유를 남겼다. 말로써 양생을 한 것이다. 시인의 바램 역시 다르지 않다.
고형렬 시인의 장자 여행 에세이 『생을 얻다』는 완결된 것이 아니다. 시인은 그 어떤 규정도 거부하며 독자에게 상상과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시인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서에 다름 아니다! 펼처보기
▣ 작가 소개
저 : 고형렬
炯烈
1954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났다.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莊子)」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대청봉 수박밭』 『해청』 『사진리 대설』 『성에꽃 눈부처』 『김포 운호가든집에서』 『밤 미시령』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유리체를 통과하다』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장시 『리틀 보이』 『붕(鵬)새』, 동시집 『빵 들고 자는 언니』, 산문집 『은빛 물고기』 『장자의 하늘 시인의 하늘』 『바람을 사유한다』 『등대와 뿔』 등이 있다. 지훈문학상, 일연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백석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양평군 지평면에 살고 있다.
▣ 주요 목차
편수(篇首): 〈양생주(養生主)〉의 기억
1. 무애(無涯)와 유애(有涯)
2. 전생(全生), 온전한 생이란
3. 포정의 위대한 해우(解牛)
4. 획연향연 주도획연, 소 잡는 소리
5. 모든 소가 보이지 않았다
6. 육체의 깊은 곳을
7. 저의 칼은 십구 년이 되었습니다
8. 여토위지의 출시행(?視行)
9. 양생(養生), 새로운 생을 얻다
10. 나만 홀로 있다
11. 꿩을 자세히 보라
12. 생사초월, 영원의 양생
13. 지궁화전(指窮火傳), 알 수 없는 끝
후기: 양생주의 존재와 비밀
《양생주》편은 저자가 젊은 날 스스로에게 약속한 ‘장자읽기’를 2004년부터 시작한 후 연작으로 발표하는 세 번째 ‘장자 여행기’이다.
시인 고형렬은 이미 2011년, 2013년 장자 여행 에세이집 『장자의 하늘, 시인의 하늘』과 『바람을 사유한다』 를 통해 장자의 《소요유》, 《제물론》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적 언어로 재해석해 새로운 지평을 연 바 있다.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를 발표하며 등단한 후, 꾸준한 시작 활동을 통해 시인의 사유 세계를 확장시켜왔다.
장자는 2400년 전 중국 전국시대에 활동한 사상가로 현재 총 33편의 책이 전해지고 있는데,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그 중 외편과 잡편은 후학 및 장자의 추종자들이 서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편 7편을 『칠원서』라고도 하는데, 1편이 《소요유》, 2편이 《제물론》, 3편이 《양생주》다. 《제물론》이 만물의 존재론을 다루는 형이상학적 탐구라면, 《양생주》는 보다 유물적이고 현실적인 생명지상주의를 다루고 있다. 『칠원서』 일곱 편 중, 576자로 이루어진 양생주가 가장 짧지만 그만큼 농축된, 잊을 수 없는 메타포를 선사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양생주를 만난 것은 가장 커다란 언어의 축복이고 선물이다. 문혜처럼 나도 하나의 생을 얻었다…... 양생이 없는 장자의 도는 존재할 수 없다.”
《양생주》에는 소를 잡는 포정(포정해우?丁解牛), 발뒤꿈치를 칼로 베어낸 절뚝발이 우사, 죽고 난 뒤 장례를 치르는 노담(노자)과 조문하는 진일과 제자, 조롱 속 삶을 거부하는 꿩 우화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찌 보면 불구적인 이들 존재를 통해 장자는 무애(無涯)와 유애(有涯), 전생보신(全生保身), 연독위경(緣督爲經), 획연향연(?然嚮然), 주도획연(奏刀?然), 신우(神遇), 여토위지(如土委地), 현해(縣解), 안시처순(安時處順), 십보일탁(十步一啄), 둔천지형(遁天之刑)과 같은 아름다운 비유들을 설명했고, 시인은 그 시적 메타포에 언어적, 시적 상상을 더했다.
시인에게 있어 양생주는 우선 몸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전생보신(全生保身)의 사상에서 보듯이, 생명을 온전하게 하고 몸을 편안케 하는 것, 이것이 장자의 양생관이다. 마치 인간을 거두어 먹이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자연처럼……. 완전한 양생은 우주 속의 바람, 기가 몸 속 여러 기관의 기운들과 조화를 이루며 합일하는 경지로 이른다. 당연히 장자는 생명을 어떤 사회적 가치보다 높게 평가했다. 그래서 생명지상주의, 생명근본사상을 노래한 것이다.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다! 전생(全生)적 휴머니즘이다!
또한 양생주는 소리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다. 제물론이 소리로 시작했듯, 양생주 역시 소리에 대한 이야기다. 소를 죽이는 광경, 해우장(解牛場)의 세계에서 흘러나온 것이 바로 소의 살과 포정의 칼의 합주였다. 획연향연, 주도획연의 획(?, ?)자는 살을 발라내는 슥삭슥삭 소리로, 시인에게는 생과 사가 하나의 음악과 시처럼 들렸다.
그리고 양생주는 해우, 해체, 해탈, 해방, 결국 자유에 대한 외침이다. 소를 해우하는 행위는 소의 해체이며, 이는 결국 붕새의 비상이나 나비의 물화 등과 더불어 초월과 해탈의 꿈을 숨긴 시적 상징들이다. 조롱 속의 삶을 거부한 꿩도, 새장 속 삶을 박차고 혼돈을 선택한 인간들도 결국 붕새의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양생의 목표는 바로 이 비상이다, 영원을 향한, 무애(無涯)를 향한 비상, 진정한 양생은 바로 자유에서 나온다. 붕새 눈 속에 담긴 구만리 장천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또한 양생주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위로가 있다. 비주류의 인물들, 불구적이고 장애적이며 소외된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는 장자가 처음일 것이다. 백정인 포정, 절름발이인 우사, 심지어 미물인 꿩도 모두 불구적 주변인들이다. 그러나 시인은 오히려 반문한다. “중심은 단지 가장자리의 집결이며 또 다른 하나의 개별적 가장자리일 뿐 중심은 언제나 가장자리에 의해서 꿈을 꿀 수 있다” 그리고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곳은 언제나 가장자리였다” 라고. 장자에 의한 그리고 시인에 의한 주변부의 새로운 발견이다.
마지막으로 양생은 말이다. 칼이다. 인간은 모두 칼을 하나씩 선사받았다. 그 칼을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칼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또 무리하게 칼을 사용해 자신과 타인을 파괴하기도 한다. 말도 하나의 칼이다. 우리에겐 어떤 칼이 있는가? 장자는 이 말로써, 포정해우의 이야기로써, 그의 우주적 사유를 남겼다. 말로써 양생을 한 것이다. 시인의 바램 역시 다르지 않다.
고형렬 시인의 장자 여행 에세이 『생을 얻다』는 완결된 것이 아니다. 시인은 그 어떤 규정도 거부하며 독자에게 상상과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시인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서에 다름 아니다! 펼처보기
▣ 작가 소개
저 : 고형렬
炯烈
1954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났다. 1979년 『현대문학』에 「장자(莊子)」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대청봉 수박밭』 『해청』 『사진리 대설』 『성에꽃 눈부처』 『김포 운호가든집에서』 『밤 미시령』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유리체를 통과하다』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장시 『리틀 보이』 『붕(鵬)새』, 동시집 『빵 들고 자는 언니』, 산문집 『은빛 물고기』 『장자의 하늘 시인의 하늘』 『바람을 사유한다』 『등대와 뿔』 등이 있다. 지훈문학상, 일연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백석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양평군 지평면에 살고 있다.
▣ 주요 목차
편수(篇首): 〈양생주(養生主)〉의 기억
1. 무애(無涯)와 유애(有涯)
2. 전생(全生), 온전한 생이란
3. 포정의 위대한 해우(解牛)
4. 획연향연 주도획연, 소 잡는 소리
5. 모든 소가 보이지 않았다
6. 육체의 깊은 곳을
7. 저의 칼은 십구 년이 되었습니다
8. 여토위지의 출시행(?視行)
9. 양생(養生), 새로운 생을 얻다
10. 나만 홀로 있다
11. 꿩을 자세히 보라
12. 생사초월, 영원의 양생
13. 지궁화전(指窮火傳), 알 수 없는 끝
후기: 양생주의 존재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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