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인간 -책과 독서에 관한 25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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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차이자위안
출판사항알마, 발행일:2015/09/09
형태사항p.359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543071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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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한 진실한 독서인이 깊은 사랑으로 세운 무지개다리

책은 영혼이 있는 사물이다. 거기엔 저자의 정신세계가 드러나 있고 독자의 정신생활이 투영되어 있다. 우리는 책과 만나고 사랑을 나누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가운데, 세상과 소통하고 추억을 만들고 정신의 성장을 이룬다. 이 책 《독서인간》에서 저자는 이처럼 광대하고 신비로운 책의 우주, 독서 인생의 내밀한 비밀을 들려준다. 책의 모양, 색깔, 냄새, 체온에서부터 책의 친구, 애인, 집, 여정, 그리고 책의 사상, 감정, 꿈, 운명까지 책과 관련한 모든 것이 여기에 담겨 있다.

《독서인간》은 망망한 우주 가운데서 책이라는 존재와의 흔치 않은 단 한 번의 만남이 빚어내는 그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정신의 모험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저자의 책 이야기는 재미있고 간명하면서도 풍성하다. 작게는 책의 형태, 책 냄새, 책갈피, 띠지, 장서인, 장서표 같은 소품에서부터 크게는 서가, 서재, 서점, 도서관 같은 책의 거처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든다. 더 나아가 책 읽기, 책 빌리기, 책 수집, 책 도둑질, 금서, 책장사, 책벌레에 얽힌 이야기에다 책과 영화, 책과 여인, 책과 커피, 책과 치료, 책과 광고 등 책을 둘러싼 풍경까지 버무려 모두 25꼭지의 이야기를 통해 책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화를 존조리 들려준다.

저자는 이 책이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작은 실험”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한 진실한 독서인이 깊은 사랑으로 세운 무지개다리”다. 이 다리를 건너가면 우리는 책의 미학, 책의 우주, 책의 꿈, 책의 운명과 맞닥뜨린다. 거기에는 집단으로서 인류가 장구한 세월 동안 책과 함께 일구어온 문화사가, 또는 한 개인으로서 인간들이 책과 더불어 빚어온 정신의 성장사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중독성 강한 약물처럼 우리를 매혹하는 이 풍성한 책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책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유혹과 자극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책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한 줄기 책 향기가 온갖 향기를 압도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보다 문화적, 정신적, 물질적 존재로서의 ‘책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 점에서, 책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책은 일종의 ‘책의 자서전’ 또는 ‘책의 회고록’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 책 1부에서는 책의 물성이 지닌 아름다움과 매력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독서의 즐거움’은 책의 내용만이 아니라 책 표지, 면지, 책날개, 판형, 삽화, 지질 같은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하나로 어우러졌을 때 한층 배가된다. 한 권의 책과 만날 때 우리는 하나의 생명을 가진 유기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책과 만날 수 있다. 결국 모든 독서인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책은 내용과 형식이 통일을 이루고 심미와 기능이 통일을 이룬 책이다. 책은 고정된 장식물이 아니다. 독자는 독서 과정에서 책과 소통하며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다.” 책에서 풍겨나는 특유의 냄새, 책의 내용을 알리고 가치를 선전하는 띠지, 독서의 진도를 표시하는 책갈피, 책의 소유를 나타내는 장서인과 장서표, 심지어 책을 갉아먹고 사는 책벌레까지 독서의 즐거움을 완성하는 일에 동참한다.

20세기 들어 책의 미를 추구하는 독립된 북디자인 이론이 서구에서 처음 출현했다. 1920년대 프랑스에서는 예술가들 사이에 책 만들기 열풍이 불어 당시 예술계에서는 “책을 만들지 않으면 대가로 일컬어질 수 없다”라는 말이 유행하기까지 했다. 그런 풍조 속에서 피카소는 발자크의 소설집을 디자인했고 미로는 엘뤼아르의 시집을 디자인했다. 대문호 루쉰은 중국 북디자인의 개척자이기도 했는데, 그가 디자인한 책 《외침?喊》의 표지는 고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나아가 오늘날 북디자이너들은 장정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자가 거기에 함께 참여하도록 이끌어 북디자인의 미적 쾌감을 창조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그럼으로써 독서의 즐거움이란 피동적인 수용이 아니라 주체적인 참여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한편 시인 네루다는 책에서 곡식의 향기, 바다의 냄새를 맡아냈다. 쇠이유출판사 편집자 아니 프랑수아는 책 냄새에서 아름다움과 사랑과 이미 가버린 시절과 따뜻했던 과거에 대한 회고를 발견해낸다. 이때 책 향기는 단순히 화학 성분 냄새가 아니라 문화적 의미까지 포함한다. 저자는 묻는다. “벗이여! 그대는 손에 들고 있는 책을 펼쳤을 때 어떤 냄새를 맡는가?” 띠지는 또 어떨까? 중국의 한 잡지에서는 가수 레너드 코언의 소설 《아름다운 패자》 중국어판을 “가장 완성도 높은 책”으로 선정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 띠지 문구였다. “그는 한 편의 시를 써서 소설로 위장했다.” 동서고금의 독서인들은 또한 책을 파먹고 사는 책벌레를 묘사하는 데 열중했다. 책벌레에 대한 독서인의 감정은 아주 복잡해서 그것이 사랑인지 미움인지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자는 시인 류사허가 한 말을 인용해 이렇게 설명한다. “책 사이에서 부침하고, 문자 사이에서 태어나 죽는 책벌레의 삶이 바로 우리 독서인의 모습의 투영이 아닌가?”

책의 미학이 극도로 구현되는 오늘날에는 책의 존재 형태에도 경계가 사라진다. 가느다란 실을 책의 내용으로 삼아 청각적 즐거움을 추구하고, 책장 대신 거울을 끼워넣어 나와 세계를 시각적으로 성찰하게 하고, 토끼털을 이어 붙여 만든 책으로 촉각을 통해 생명에 대한 반성을 유도한다. 나아가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책”을 제작해 미각으로까지 독서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이 모든 이야기가 가닿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정신적 향유 공간과 물질적 향유 공간 두 곳에서 이중의 기쁨을 얻는 것, 이것이 바로 서적이 창조하는 아름다움이다.”

현자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

2부에서는 책이 보관, 향유, 유통, 보존되는 공간인 서가, 서재, 서점,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거처’들 가운데 서가와 서재가 대단히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이라면, 서점과 도서관은 다분히 공적이고 열린 공간이다.

서가는 사실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가구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시인 보들레르는 이렇게 노래했다. “내 요람은 서가에 기대어 있었다, / 그 어둠침침한 바벨탑엔 소설, 과학, 우화시가, / 모든 것이, 라틴의 재와 그리스의 먼지가, / 온통 뒤섞여 있었다. 내 키는 이절판 책만 했다.” 이처럼 한 어린아이의 기억 속에 깊은 흔적을 남긴 서가는 평생 책과 함께 살아갈 위대한 시인의 운명을 예고했다.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그의 ‘서가’를 봐야 한다“거나 “서가는 그 주인을 비춰주는 거울이다”라는 말에서 보듯, 정신생활의 상징으로서 서가에는 한 사람 또는 한 시대의 정신세계가 어김없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서가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 “가장 좋은 서가는 실은 텅 빈 서가다. 거기엔 새 책을 꽂을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독서인들이 오래도록 꿈꿔온 바람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상적인 서재를 갖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 서재는 심신을 닦고 성품을 기르는 곳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서재 이름에 문화적, 정서적 의미가 덧붙어 시대가 발전하면서 풍성한 의미를 갖춘 문화 기호, ‘정신의 정원’이 되었다. 서재에는 심오한 뜻이 담긴 이름을 붙였는데 대부분 독서나 학문과 관련된 명칭이었다. 물론 루쉰처럼 세상을 조롱하거나 천박한 풍습에 저항하는 의미를 표현한 개성적인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었다. “루쉰은 이른바 ‘정인군자’들에게 ‘학비(學匪, 학계의 비적)’로 멸시당하자 스스로 ‘녹림대도(綠林大盜, 강호의 큰 도적)’라고 하면서 그들에게 반격을 가했고, 마침내 자신의 서재 이름을 ‘녹림서옥綠林書屋’이라고 불렀다.” 고대 중국 독서인들은 또한 서재 건축을 예술로 간주하여 서재를 “책 향기 짙은 정신의 영토”로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 서재는 감성 가득한 문화적 종합체로 인식되었다. 그에 반해 이성을 지향하는 서구인들은 서재를 ‘자신을 성찰하는 집’으로 인식했다. 몽테뉴의 말이다. “나는 여기 내 왕국 안에 있다. 나는 이곳에서 절대군주가 되고자 한다. 이 한 구석을 모든 사회, 부부, 자녀, 시민 관계로부터 격리시키고자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또 이렇게 말한다. “이곳은 나만의 방이다. 고독이 용솟음치고 지혜가 해방된다. 이곳은 나만의 방이다. 이 공간은 순수하고 안정적이고 독재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서점의 위상은 추락하고 있고 영향력도 상실해가고 있다. 유망하던 서점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인터넷 서점으로 전환했다. 이런 와중에도 여전히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꿋꿋이 자신의 문화적 소명을 다하고 있는 서점들이 존재한다. “현자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라는 간판을 내걸고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산실이 되어온 뉴욕의 고담북마트(안타깝게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2007년 문을 닫았다), 1930~1940년대 모더니즘의 총본산 격이자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침대를 갖춘 파리의 셰익스피어서점, 1950년대 비트 세대 문화운동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한다고 인정하는 책만 판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도시의빛서점 들이 그 예다. 이런 서점들은 실제 크기는 작지만 독자의 마음속에서는 거대한 정신의 빌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서관은 먼 옛날 인간이 정신활동을 사물에 담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애초에 도서관은 국가나 종교단체 소유여서 극히 폐쇄적이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수도원장이 그런 폐쇄성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 메디치 가문에서 도서관을 건립해 정식으로 대중에게 개방함으로써 비로소 도서관은 열린 장소가 되었다. 인류문명의 전승지이면서 후세인들이 옛사람들의 영혼과 교류하는 무대인 도서관. 거장 보르헤스는 시에서 그곳을 이렇게 묘사했다. “난 늘 상상해왔다. / 천국은 도서관 같은 곳일 거라고.”

책에 우아하게 미치다

3부는 책과 나누는 아름다우면서도 때로는 미친 듯한 사랑 이야기다. 여기에서는 서치(책에 미친 바보), 서적상, 독서인, 장서가, 책도둑 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중국인들은 서치를 ‘서고(書庫, 책창고)’ ‘서록(書?, 책상자)’ ‘서전(書癲, 책미치광이)’ ‘서주(書?, 책궤짝)’ ‘서종(書種, 책인종)’ ‘서음(書淫, 책음란가)’ 등으로 표현했다. 서구인들은 ‘aesthete(책바보)’ ‘biblioklept(책도둑)’ ‘bibliolater(책숭배자)’ ‘bibliomania(애서광)’ ‘bookworm(책벌레)’ ‘booklouse(책좀)’ 등으로 쓴다. 책에 빠져든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서치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모두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일컬어진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속 주인공인 애서가 청년은 여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는 와중에도 몰래 책을 펼쳐 읽는다. 이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잠시 후 다시 읽을 때 책을 뒤져 몇 쪽인지 찾는 건 정말 짜증나는 일이야.” 먹는 것을 줄이고 용돈을 아껴 책을 사는 검소형도 있다. “나는 일단 돈이 생기면 바로 책을 사고, 그러고도 돈이 남으면 셔츠를 산다.” 신학자 에라스무스의 말이다. 프랑스 장서가 피에르 베레는 이렇게 단언한다. “당신은 책과 함께 자고 책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 서치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애서광으로 변한다. ‘보통 서치’가 목적을 가지고 책을 선택한다면, ‘애서광’은 무목적적으로 책을 소유하려고만 들며 남들과 절대 나누려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 광증의 치료법 중 하나로 미친 듯이 책을 사 모아 지갑을 텅 비게 만들고 생계유지를 어렵게 만들 것을 제안한다.

영국의 작은 마을 헤이온와이에 자신만의 ‘도서왕국’을 건설한 서적상 리처드 부스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 마을에는 40여 개의 서점, 10마일에 달하는 서가, 수백만 권의 도서가 있고 매년 50만 명의 여행객이 찾는다. 1977년 부스는 독립을 선포하고 헤이온와이 왕국 국왕으로 등극해 내각을 구성하고 지폐를 제작하고 여권과 우표까지 만들었다. “부스의 책장사는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으며, 생계수단이 마침내는 생활태도와 인생철학으로까지 승화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독서인에게 독서의 즐거움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보카치오는 “어떤 군주도 누릴 수 없고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쾌락”이라 했으며, 구양수는 “지극하도다, 천하의 즐거움이여! 종일토록 책상 앞에 앉아 있네”라고 했다. 눈앞의 성공과 이익을 위해 하는 고통스러운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내면에서 우러나야만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독서다. 명나라 진계유는 이런 독서의 3대 기본 조건으로 책이 있어야 하고, 여가가 있어야, 하며 자질이 있어야 함을 내세운다. 저자는 독서 과정에서 최고의 즐거움은 책과 사람이 하나 되어 만사를 잊는 것이라고 말한다. 린위탕(임어당)은 이백의 시집을 읽으며 그런 몰아일체의 경지를 이렇게 읊었다. “청련靑蓮(이백)의 시집은 두꺼워서 / 오래 읽으면 피곤해 누워야 하네. / 본래 시집을 베고 잠들었으나 / 깨어나니 시집이 나를 베고 있네.” 한 사람의 독서 역사는 그 사람의 정신 성장사다. 버지니아 울프의 말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햄릿》을 읽으면서 느낀 감상을 연도별로 기록해놓으면 그 원고는 마침내 그 사람의 자서전이 될 것이다.”
책 빌리기는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책 빌려주기를 싫어하는 것은 독서인의 보편 심리인 듯하다. 청나라 장서가 예더후이는 서재에 이렇게 써 붙였다. “책과 마누라는 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독서인은 또한 책을 남들과 나누고 싶어했다. 키에르케고르는 책 빌려주기에서 낭만적인 비밀 한 가지를 발견했다. “책 빌려주기는 여자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국 작가 니콜라스 바스베인은 장서(책 소장) 사랑을 “우아한 광기”라고 표현했다. 미친 증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우아한 행위라는 것이다. 명나라 시인 왕세정은 갖고 싶은 책을 소유하기 위해 장원 한 채와 맞바꿨다. 청나라 장서가 구중용은 동지 고포충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에서 “황금을 다 뿌려 책을 모았다”라고 읊었다. 장서의 목적은 독서와 재테크 두 가지다. 하지만 책을 소장하는 일의 본질은 다른 물건을 간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억을 보존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저자는 말한다. “책 속에 소장되어 있는 것은 사실 독서인 자신의 한 줄기 인생역정이라고 할 수 있다.”

책도둑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책을 소유하는 쾌감을 얻기 위한 것으로 대부분 책에 대한 열렬한 사랑에서 책을 훔친다. 미국의 책도둑 스티븐 블럼버그의 장물은 나중에 FBI가 1.17킬로미터의 서가에 진열해야 할 정도였다. 다른 하나는 오로지 경제적 이익을 위해 훔친다. 영국의 ‘책 약탈자’ 윌리엄 자크의 도둑질 규모는 약 20억 원에 달했다. 동기가 무엇이든 저자는 이렇게 결론짓는다. “어차피 똑같은 도둑놈인데 무슨 고상하고 고상하지 않은 차이가 있겠는가?” 소설가 마커스 주삭은 《책도둑》에서 책도둑에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리젤은 훔친 책으로 자신의 영혼과 생명을 구원하며, 고난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을 베푼다.

금서는 금기이기 때문에 더욱 끌리는 모순된 심리를 독서인에게 유발한다. 타이완 작가 양두는 이렇게 묘사한다. “처음으로 금서를 읽을 때의 느낌은 여자 친구와 처음으로 밀회를 즐길 때의 감정과 다르지 않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금기의 땅을 향해 끊임없이 치달려간다.” 금서로 지정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1931년 중국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번역본이 금서가 되었는데 “금수와 곤충이 모두 사람처럼 말을 하고 사람과 함께 어울리며 사람과 마구 섞여 산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크게 보면 정치적 원인과 도덕적 원인이 주를 이룬다. 국민당 시절에는 금서 정책에 대응해 제목 위장 수법이 동원되었다. 예를 들면 [공산당 선언]은 [미인의 은혜]로, [연합정부론]은 [영아 보호법]으로 위장했다.

풍랑을 피해 정박한 백일몽 속 항구

4부에서는 책의 세계가 다른 세계와 만나 빚어내는 문화적 풍경을 펼쳐 보인다. 영화, 여인, 커피, 치료, 광고가 그것들이다.

도서관과 서점은 흔히 영화에서 배경이나 소품으로 등장한다. 특히 낭만적 장소의 대명사로서 서점은 러브스토리에 제격이다. 영화 [84번가의 연인] [폴링 인 러브]가 그런 예다. [유브 갓 메일]은 러브스토리 이면에 냉혹한 서점 간 생존경쟁이 깔려 있어 강한 리얼리티를 품고 있다. 도서관은 영화에서 인류 정신의 고향으로 상징화되곤 한다. 영화 [투모로우] [쇼생크 탈출] [시티 오브 엔젤]이 대표적이다. [러브 레터] [내셔널 트레저] [세븐]도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다. [필로우 북]은 책 자체가 주인공이란 점에서 특별하다. 이 영화는 책 또는 글쓰기를 매개로 가부장제사회의 억압과 여성해방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책 향기와 커피 향기는 늘 잘 어울린다. 200여 년 전 프랑스대혁명기 계몽사상가들인 볼테르, 루소, 디드로가 단골이었던 파리의 카페 프로코프는 이들의 몇몇 저작의 탄생지였다. 위고, 발자크, 디킨스, 카프카, 피카소, 브레히트, 프로이트 같은 작가와 예술가가 모두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파리와 빈에서는 ‘커피숍 작가’까지 생겨났다. 19세기 오스트리아 작가 알텐벨크는 수십 년간 하루같이 단골 카페에서 생활했으며 심지어 임종도 그 카페에서 맞았다. 최근의 유명 커피숍 작가로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앤 롤링이 있다. 그녀는 늘 유모차를 밀고 단골 커피숍을 찾아가 싸구려 커피를 마시며 그곳 컴퓨터로 소설을 썼고, 훗날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판타지소설을 완성해냈다.

▣ 작가 소개

저자 : 차이자위안蔡家園
1974년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서 태어났다. 학생 시절에 초재작문경시대회楚才作文競賽 1등상, 화하작문경시대회華夏作文競賽 2등상, 후베이성 신세기인재기금 장려상을 수상하여 우한 지역 대학생 중 ‘학생기자 10걸’로 평가받았다.
작가이자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잡지 《금고전기今古傳奇》 주간, 《신전기 주간新傳奇週刊》 사장 겸임 주간, 사상과 인문을 다루는 대형 잡지 《천하天下》 부주간을 역임했다. 그가 편집한 잡지는 제4회 국가간행물상 100종 중점 간행물, 제1회 후베이 출판정부상, 후베이 10대 유명간행물상을 수상했다. 현재 중국문예평론가협회 회원이며 후베이성 문련문학예술원文聯文學藝術院 부원장, 《문예신관찰文藝新觀察》 상임 부주간, 후베이성 문예이론가협회 비서장이다.
책과 관련한 저서 《독서인간書之書》 《살아 있는 색깔과 향기: 문학경전 삽화고活色生香: 文學經典??考》 《도서관에 데이트하러 간다去圖書館約會》는 ‘서향書香 3부곡’으로 불리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청년문학靑年文學》 《장강문예長江文藝》 《쓰촨문학四川文學》 《당대소설當代小說》 《문예보文藝報》 《문학보文學報》를 비롯한 간행... 물에 여러 편의 소설, 수필, 문예평론을 발표해왔으며, 그 밖에 장편소설 《한편으로 비명을 지르며 한편으로 비상한다一路尖叫一路飛》를 출간했다.

역자 : 김영문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어려서 한문을 익혔다. 서울대학교 중문과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고, 학진 Post-Doc. 과정에 선발되어 베이징대학교에서 유학했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중한사전》을 교열했으며,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에서 한국 최초로 《문선역주》(공역) 완역본을 출간했다. 또 최근 반세기 만에 《동주열국지》 완역본을 출간하여 동양 고전 번역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경북대학교·대구대학교·서울대학교 들에서 오랫동안 강의했다. 현재 인문학 연구서재 청청재靑靑齋 주인으로 중국 고전 번역 및 강의와 저술 활동을 병행하면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지식인이 견지해야 할 올곧은 지성을 탐구하고 있다.
대표 저역서로 《노신의 문학과 사상》(공저) 《루쉰과 저우쭈어런》(공역, 문광부 추천도서) 《루쉰 시를 쓰다》(역주, 학술원 추천도서) 《내 사랑 샤에게》(번역) 《문선역주》(전10권, 공역) 《내 정신의 자서전》(번역) 《독재의 유혹》(번역) 《동주열국지》(전6권, 번역) 들이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에 부쳐
글을 시작하며: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다

1부 책의 향기

책의 아름다움: 책도 예술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책의 냄새: 한 줄기 책 향기가 온갖 향기를 압도한다
띠지: 가느다란 띠지에 마법의 힘이 담겨 있다
책갈피: 직접 만든 책갈피로 애틋한 마음 전하고
장서인: 붉은 인장 한 점 한 점에 마음을 찍는다
장서표: 종이 위의 보석, 책 위의 나비
책의 형태: 책을 빚는 손길의 신비로움은 끝이 없고
모변본: 타고난 모습 그대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책벌레: 평생 한 마리 책벌레로 살고 싶다

2부 책의 거처

서가: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의 서가를 봐야 한다
서재: 책 향기 짙은 정신의 영토
서점: 현자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
도서관: 천국은 도서관 같은 곳일 것이다

3부 책과의 인연

서치: 책에 우아하게 미치다
서적상: 책과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다
독서: 지극하도다, 천하의 즐거움이여!
책 빌리기: 책을 빌려주는 것도 바보, 돌려주는 것도 바보
장서: 황금을 뿌려 책을 모으다
책도둑: 책도둑은 고상한 도둑이 아니다
금서: 눈 오는 밤 문을 닫고 금서를 읽는다

4부 책을 둘러싼 풍경

책과 영화: 풍랑을 피해 정박한 백일몽 속 항구
책과 여인: 책 속에 옥 같은 여인이 있다
책과 커피: 사색과 관조의 동반자
책과 치료: 이 글이 내 병을 치료했다
책과 광고: 가장 방탕하고 요염하고 비밀스러운 꿈을 만나본 적이 없나요

옮긴이의 글

작가 소개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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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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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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