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독서는 유일하게 허락된 오락이자 휴식이었습니다.
정신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도 독서였고요.
진중문고는 ‘사막에 내리는 비’와 같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육군과 해군을 비롯한 정부 부처, 지업사와 인쇄소를 비롯한 제작 업체, 수많은 출판사와 책 선정 자문 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사람들이 진중문고 계획에 참여했다. 또한 제작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효율적인 판형의 개발, 새로운 조판 및 인쇄 방식, 저자들의 인세 조절 등 미국의 가치를 지켜내고 승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의 제작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희생이 뒤따랐다. 1943년 9월, 드디어 첫 번째 진중문고 시리즈 30종이 출간되었고, 진중문고 사업이 종료된 1947년 9월까지 총 1억 2천만 부가 제작되어 전장의 군인들에게 전달되었다.
진중문고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식사나 이발을 위해 줄을 서면서, 포탄을 피해 들어간 참호 속에서, 정찰 비행을 위한 비행기 안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시행을 기다리면서, 태평양 섬들의 지옥 같은 밀림에서, 야전병원의 침대 위에서 병사들은 책을 읽었다. 진중문고는 모든 전선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오락거리였다. 웃음, 영감 혹은 희망을 얻고 싶을 때, 전쟁의 공포에서 도망치고 싶고 불안을 없애고 싶고 권태로부터 탈출하고 싶을 때, 책은 병사를 잠시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어떤 병사들은 떠나온 고향을 기억하기 위해 책을 읽었고, 어떤 병사들은 자신을 둘러싼 지옥을 잊어버리기 위해 책을 읽었다. 책은 그들의 피곤한 영혼을 위로했고, 지친 마음에 기운을 불어넣었으며, 차갑게 식어버린 가슴에 온기를 채워 넣었다.
“우리의 군인들은 일본 놈들만 상대하는 게 아니라 악천후, 질병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잊게 해주는 뭔가가 없다면, 그들은 분명 미쳐버릴 거예요.”
참혹한 전장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하여, 셀 수 없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도망치지 않고 견뎌내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미래를 그려내기 위하여 군인들은 책을 읽었다. 백 그램짜리 진중문고 한 권은 군인이 가져갈 수 있는 무기 중 제일 가벼운 것이었다.
전쟁은 전장과 도서관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다
1933년 5월, 대학의 휘장을 자랑스럽게 내세운 수천 명의 독일 대학생들이 번쩍거리는 횃불을 들고서 베를린의 한 광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장작더미가 세워져 있었고, 내부를 책으로 가득 채운 자동차 행렬이 광장 주위를 천천히 돌고 있었다. 한 학생이 첫 번째 자동차 안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그 책은 다음 학생의 손에 건네졌고, 책은 손에 손을 거쳐 장작더미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학생에게까지 전달되었다. 그 학생은 그 책을 힘차게 타오르는 장작더미 속으로 던져 넣었다. 그 순간에 이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 있던 4만여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책들은 이런 식으로 ‘화형대’로 전달되었고 어떤 학생들은 자동차에서 책을 몽땅 꺼내어 불길 속에 그대로 던져 넣었다.
《타임》은 그 사건을 ‘책 학살(bibliocaust)’이라고 하면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예를 들어 프랑크푸르트의 뢰머 광장에서는 책들이 화형대에 던져지는 순간,
악단이 쇼팽의 ‘장송 행진곡’을 연주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독일의 자랑거리로 꼽히던 독일의 대학들이 왜 이렇게 수치스러운 행위를 하게 되었을까?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를 배출한 문명국가 독일이 어쩌다가 책을 불태우는 일을 허용하게 되었을까?
이 행위는 히틀러가 고안한 문화 정책의 일환이자 선전전의 수단이었다. 반독일적인 책들이 화형에 처해졌고, 독일이 점령한 유럽 각국의 문서 보관소, 박물관, 연구소, 도서관이 사라졌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국가 지정 필독서가 되었다. 학교에서 인종주의를 필수적으로 가르쳤으며, 유대인과 좌파 지식인은 교사 자리에서 해임되었다. 나치 독일이 연합군에 항복한 1945년 5월 8일까지 유럽에서 1억 권이 넘는 책이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독일과의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있었지만 결국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고, 미국의 사서들은 히틀러의 사상 공격을 막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독일은 침공하기 전 라디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을 이용하여 상대국의 사기를 꺾는 사상전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고, 이러한 전략은 침공 6주 만에 항복을 선언한 프랑스를 통해 효과가 증명된 바 있었다. 미국의 사서들은 독일의 사상전에 미국의 정신을 어떻게 보호할지를 논의했고, 가장 좋은 무기와 갑옷은 책 그 자체라고 결론을 내렸다. 히틀러가 인쇄된 글자를 파괴함으로써 파시즘을 강화할 때, 미국의 사서들은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독서를 권했다. 나아가 책을 기증받아 전선의 군인들에게 보내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군인을 위한 책, 전쟁터에서 읽힌 책. 진중문고의 모든 것
책이 미국의 전선에 처음 등장한 때는 남북전쟁이었다. 자원봉사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헌책을 수집하고, 종교 단체들이 찬송가나 기도문을 소책자로 만들어 병사들에게 전달하였다. 불규칙하고 적은 부수였지만 일단 전선에 도착한 책들은 군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책이 도착할지, 책이 몇 권이나 도착할지는 대체로 운에 맡겨야 했다.
미군을 위한 책 보급은 1차 세계대전 때 크게 향상되었다. 적십자와 YMCA, YWCA, 구세군, 미국도서관협회 등의 민간단체들이 훈련병들에게 책을 전달하는 일을 담당했고, 책 수백만 권을 수집하여 군대에 보급할 수 있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전쟁부는 책을 훈련소의 필수품으로 지정했고 육군 도서관과를 창설하여 군대 내에 도서관을 운영하게 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도서관 예산이 해마다 삭감되어 새 책 구입이 불가능해졌다. 그 결과 1940년, 2차 세계대전 참전을 위한 징병이 시작되었을 때 육군 도서관에는 쓸 만한 책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군부대의 사기 저하와 텅 빈 서가에 대한 소식에 직업적 의무감을 느낀 도서관 사서들은 주변의 훈련소를 위한 도서 수집 운동을 자발적으로 전개했다. 이 운동은 전국적으로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내며 수만 권의 책이 모여들었고, 이 현상을 눈여겨본 미국도서관협회는 전국적인 도서 수집 운동을 계획했다. 그리고 사서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이어받아 미국 정부와 출판계가 ‘전시 도서 보급 계획’, 즉 진중문고 사업을 추진했다.
전시도서협의회는 새로운 판형과 제작 기법을 고안해냈다. 우선 책 표지를 종이 한 장,
즉 페이퍼백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결과 책이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들었고 무게도 가벼워졌다.
또한 잘 휘어졌기에 군인들은 더욱 간편하게 책을 주머니나 꽉 찬 배낭에 쑥 밀어넣을 수 있었다.
전 세계의 모든 전장에 보급된 진중문고는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군인들은 책을 읽고 나치에 맞서 싸우겠다는 정신을 함양했으며 승리를 거둘 때까지 전투를 계속하겠다는 결의를 다질 수 있었다. 또한 이 책들은 미국이 왜 참전을 하게 되었는지, 즉 나치 독일이 유럽에서 사상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고 이제 미국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심각성을 전 미국인에게 일깨워주었다.
진중문고 발행 전까지만 해도 ‘볼품없다’는 이유로 포켓북스와 펭귄북스 출판사만이 페이퍼백 판형을 제작하였지만 이후에는 수많은 출판사가 페이퍼백으로 책을 출간하였다. 페이퍼백이 더 이상 약국이나 싸구려 잡화점의 전유물이 아닌, 가볍고 경제적인 책으로 인식이 전환된 것이다. 전시의 도서 보급 계획은 《위대한 개츠비》를 고전으로 만들었고, 작가들과 수천 명의 병사들이 펜팔 친구가 되게 해주었고, 수백만 남녀의 마음과 영혼을 어루만졌다. 이 책은 칼보다 강했던 펜의 이야기다.
추천사
이 책은 우리 미국사에서 거의 잊힌 한 챕터를 다시 살려놓은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병사들, 폭격기들, 소총들을 해외로 보냈을 뿐만 아니라 책들도 함께 보냈다. 이 책들은 전투와 전투 사이의 지루한 시간을 보람차게 보내게 해주었고, 전투에 일정한 목적의식을 부여했으며, 여러 세대의 문학적 기호를 형성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 너대니얼 픽, 《탄환 한 방One Bullet Away》의 저자
흥미롭다. 이 책이 말하듯 ‘책은 참전국의 국민들이 지키려고 하는 가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미소니언》
강펀치를 날린다. 애서가든 아니든 이 완벽하게 조사된 이야기에서 큰 감동을 받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 대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조명할 뿐만 아니라, 영화와 텔레비전이 득세한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에 문학이 사람들의 삶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상기시켜 준다. “A 학점”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진중문고 계획이라는 중요한 이야기를 아주 훌륭하게 되살려 놓고 있다. 잘 읽히고 이해하기 쉬운 2차 세계대전에 관한 문헌일 뿐만 아니라, 책에 관한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보스턴 글로브》
별 네 개 만점에 별 네 개. 명석한 글 솜씨와 문학적 감동이 돋보인다. 책이 가지고 있는 문명화 기능을 잘 설명할 뿐만 아니라 미국 군인들에게 좋은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전하고 있다. 일견 무미건조하게 보일 수도 있는 전쟁의 한 측면에 대하여 이 책은 아주 다채로운 초상화를 제공한다. 이 책은 현대 미국을 아주 잘 설명해주는 문화사이다.
―《USA 투데이》
감동적이고 낙관적이다. 애서가들, 2차 세계대전 마니아들, 2차 세계대전의 용사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 작가 소개
저자 : 몰리 굽틸 매닝
Molly Guptill Manning
미국 뉴욕 시 제2순회법정 산하 미국 항소법원 소속 변호사이다. 미국 올버니대학교에서 미국사로 문학사와 문학석사, 미국 예시바대학교 벤저민 N. 카도조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미국 법률가 아서 트레인이 창조한 캐릭터 에브라힘 투트에 대한《에브라힘 투트의 신화(The Myth of Ephraim Tutt)》가 있고《컬럼비아 법과 예술 저널》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mollymanning.com
역자 : 이종인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살면서 마주한 고전》《번역은 글쓰기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로마제국 쇠망사》《중세의 가을》《작가는 왜 쓰는가》《호모 루덴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chapter 1 불사조가 일어나리라
chapter 2 85달러어치의 옷이 지급되었지만 파자마는 없었네
chapter 3 산더미처럼 많은 책들
chapter 4 사상전의 새로운 무기
chapter 5 전우여, 책을 집었으면 빨리 비켜라
chapter 6 배짱, 대담함, 극단적인 용기
chapter 7 사막에 내리는 비처럼
chapter 8 검열 그리고 루스벨트의 네 번째 임기
chapter 9 독일의 항복과 외딴섬들
chapter 10 마침내 찾아온 평화
chapter 11 평균 학점을 높이는 지겨운 인간들
후기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주 / 도판 출처 / 찾아보기
“독서는 유일하게 허락된 오락이자 휴식이었습니다.
정신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도 독서였고요.
진중문고는 ‘사막에 내리는 비’와 같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육군과 해군을 비롯한 정부 부처, 지업사와 인쇄소를 비롯한 제작 업체, 수많은 출판사와 책 선정 자문 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사람들이 진중문고 계획에 참여했다. 또한 제작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효율적인 판형의 개발, 새로운 조판 및 인쇄 방식, 저자들의 인세 조절 등 미국의 가치를 지켜내고 승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의 제작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희생이 뒤따랐다. 1943년 9월, 드디어 첫 번째 진중문고 시리즈 30종이 출간되었고, 진중문고 사업이 종료된 1947년 9월까지 총 1억 2천만 부가 제작되어 전장의 군인들에게 전달되었다.
진중문고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식사나 이발을 위해 줄을 서면서, 포탄을 피해 들어간 참호 속에서, 정찰 비행을 위한 비행기 안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시행을 기다리면서, 태평양 섬들의 지옥 같은 밀림에서, 야전병원의 침대 위에서 병사들은 책을 읽었다. 진중문고는 모든 전선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오락거리였다. 웃음, 영감 혹은 희망을 얻고 싶을 때, 전쟁의 공포에서 도망치고 싶고 불안을 없애고 싶고 권태로부터 탈출하고 싶을 때, 책은 병사를 잠시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어떤 병사들은 떠나온 고향을 기억하기 위해 책을 읽었고, 어떤 병사들은 자신을 둘러싼 지옥을 잊어버리기 위해 책을 읽었다. 책은 그들의 피곤한 영혼을 위로했고, 지친 마음에 기운을 불어넣었으며, 차갑게 식어버린 가슴에 온기를 채워 넣었다.
“우리의 군인들은 일본 놈들만 상대하는 게 아니라 악천후, 질병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잊게 해주는 뭔가가 없다면, 그들은 분명 미쳐버릴 거예요.”
참혹한 전장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하여, 셀 수 없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도망치지 않고 견뎌내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미래를 그려내기 위하여 군인들은 책을 읽었다. 백 그램짜리 진중문고 한 권은 군인이 가져갈 수 있는 무기 중 제일 가벼운 것이었다.
전쟁은 전장과 도서관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다
1933년 5월, 대학의 휘장을 자랑스럽게 내세운 수천 명의 독일 대학생들이 번쩍거리는 횃불을 들고서 베를린의 한 광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장작더미가 세워져 있었고, 내부를 책으로 가득 채운 자동차 행렬이 광장 주위를 천천히 돌고 있었다. 한 학생이 첫 번째 자동차 안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그 책은 다음 학생의 손에 건네졌고, 책은 손에 손을 거쳐 장작더미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학생에게까지 전달되었다. 그 학생은 그 책을 힘차게 타오르는 장작더미 속으로 던져 넣었다. 그 순간에 이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 있던 4만여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책들은 이런 식으로 ‘화형대’로 전달되었고 어떤 학생들은 자동차에서 책을 몽땅 꺼내어 불길 속에 그대로 던져 넣었다.
《타임》은 그 사건을 ‘책 학살(bibliocaust)’이라고 하면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예를 들어 프랑크푸르트의 뢰머 광장에서는 책들이 화형대에 던져지는 순간,
악단이 쇼팽의 ‘장송 행진곡’을 연주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독일의 자랑거리로 꼽히던 독일의 대학들이 왜 이렇게 수치스러운 행위를 하게 되었을까?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를 배출한 문명국가 독일이 어쩌다가 책을 불태우는 일을 허용하게 되었을까?
이 행위는 히틀러가 고안한 문화 정책의 일환이자 선전전의 수단이었다. 반독일적인 책들이 화형에 처해졌고, 독일이 점령한 유럽 각국의 문서 보관소, 박물관, 연구소, 도서관이 사라졌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국가 지정 필독서가 되었다. 학교에서 인종주의를 필수적으로 가르쳤으며, 유대인과 좌파 지식인은 교사 자리에서 해임되었다. 나치 독일이 연합군에 항복한 1945년 5월 8일까지 유럽에서 1억 권이 넘는 책이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독일과의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있었지만 결국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었고, 미국의 사서들은 히틀러의 사상 공격을 막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독일은 침공하기 전 라디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을 이용하여 상대국의 사기를 꺾는 사상전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고, 이러한 전략은 침공 6주 만에 항복을 선언한 프랑스를 통해 효과가 증명된 바 있었다. 미국의 사서들은 독일의 사상전에 미국의 정신을 어떻게 보호할지를 논의했고, 가장 좋은 무기와 갑옷은 책 그 자체라고 결론을 내렸다. 히틀러가 인쇄된 글자를 파괴함으로써 파시즘을 강화할 때, 미국의 사서들은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독서를 권했다. 나아가 책을 기증받아 전선의 군인들에게 보내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군인을 위한 책, 전쟁터에서 읽힌 책. 진중문고의 모든 것
책이 미국의 전선에 처음 등장한 때는 남북전쟁이었다. 자원봉사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헌책을 수집하고, 종교 단체들이 찬송가나 기도문을 소책자로 만들어 병사들에게 전달하였다. 불규칙하고 적은 부수였지만 일단 전선에 도착한 책들은 군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책이 도착할지, 책이 몇 권이나 도착할지는 대체로 운에 맡겨야 했다.
미군을 위한 책 보급은 1차 세계대전 때 크게 향상되었다. 적십자와 YMCA, YWCA, 구세군, 미국도서관협회 등의 민간단체들이 훈련병들에게 책을 전달하는 일을 담당했고, 책 수백만 권을 수집하여 군대에 보급할 수 있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전쟁부는 책을 훈련소의 필수품으로 지정했고 육군 도서관과를 창설하여 군대 내에 도서관을 운영하게 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도서관 예산이 해마다 삭감되어 새 책 구입이 불가능해졌다. 그 결과 1940년, 2차 세계대전 참전을 위한 징병이 시작되었을 때 육군 도서관에는 쓸 만한 책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군부대의 사기 저하와 텅 빈 서가에 대한 소식에 직업적 의무감을 느낀 도서관 사서들은 주변의 훈련소를 위한 도서 수집 운동을 자발적으로 전개했다. 이 운동은 전국적으로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내며 수만 권의 책이 모여들었고, 이 현상을 눈여겨본 미국도서관협회는 전국적인 도서 수집 운동을 계획했다. 그리고 사서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이어받아 미국 정부와 출판계가 ‘전시 도서 보급 계획’, 즉 진중문고 사업을 추진했다.
전시도서협의회는 새로운 판형과 제작 기법을 고안해냈다. 우선 책 표지를 종이 한 장,
즉 페이퍼백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결과 책이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들었고 무게도 가벼워졌다.
또한 잘 휘어졌기에 군인들은 더욱 간편하게 책을 주머니나 꽉 찬 배낭에 쑥 밀어넣을 수 있었다.
전 세계의 모든 전장에 보급된 진중문고는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군인들은 책을 읽고 나치에 맞서 싸우겠다는 정신을 함양했으며 승리를 거둘 때까지 전투를 계속하겠다는 결의를 다질 수 있었다. 또한 이 책들은 미국이 왜 참전을 하게 되었는지, 즉 나치 독일이 유럽에서 사상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고 이제 미국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심각성을 전 미국인에게 일깨워주었다.
진중문고 발행 전까지만 해도 ‘볼품없다’는 이유로 포켓북스와 펭귄북스 출판사만이 페이퍼백 판형을 제작하였지만 이후에는 수많은 출판사가 페이퍼백으로 책을 출간하였다. 페이퍼백이 더 이상 약국이나 싸구려 잡화점의 전유물이 아닌, 가볍고 경제적인 책으로 인식이 전환된 것이다. 전시의 도서 보급 계획은 《위대한 개츠비》를 고전으로 만들었고, 작가들과 수천 명의 병사들이 펜팔 친구가 되게 해주었고, 수백만 남녀의 마음과 영혼을 어루만졌다. 이 책은 칼보다 강했던 펜의 이야기다.
추천사
이 책은 우리 미국사에서 거의 잊힌 한 챕터를 다시 살려놓은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병사들, 폭격기들, 소총들을 해외로 보냈을 뿐만 아니라 책들도 함께 보냈다. 이 책들은 전투와 전투 사이의 지루한 시간을 보람차게 보내게 해주었고, 전투에 일정한 목적의식을 부여했으며, 여러 세대의 문학적 기호를 형성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 너대니얼 픽, 《탄환 한 방One Bullet Away》의 저자
흥미롭다. 이 책이 말하듯 ‘책은 참전국의 국민들이 지키려고 하는 가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미소니언》
강펀치를 날린다. 애서가든 아니든 이 완벽하게 조사된 이야기에서 큰 감동을 받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 대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조명할 뿐만 아니라, 영화와 텔레비전이 득세한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에 문학이 사람들의 삶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상기시켜 준다. “A 학점”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진중문고 계획이라는 중요한 이야기를 아주 훌륭하게 되살려 놓고 있다. 잘 읽히고 이해하기 쉬운 2차 세계대전에 관한 문헌일 뿐만 아니라, 책에 관한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보스턴 글로브》
별 네 개 만점에 별 네 개. 명석한 글 솜씨와 문학적 감동이 돋보인다. 책이 가지고 있는 문명화 기능을 잘 설명할 뿐만 아니라 미국 군인들에게 좋은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전하고 있다. 일견 무미건조하게 보일 수도 있는 전쟁의 한 측면에 대하여 이 책은 아주 다채로운 초상화를 제공한다. 이 책은 현대 미국을 아주 잘 설명해주는 문화사이다.
―《USA 투데이》
감동적이고 낙관적이다. 애서가들, 2차 세계대전 마니아들, 2차 세계대전의 용사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 작가 소개
저자 : 몰리 굽틸 매닝
Molly Guptill Manning
미국 뉴욕 시 제2순회법정 산하 미국 항소법원 소속 변호사이다. 미국 올버니대학교에서 미국사로 문학사와 문학석사, 미국 예시바대학교 벤저민 N. 카도조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미국 법률가 아서 트레인이 창조한 캐릭터 에브라힘 투트에 대한《에브라힘 투트의 신화(The Myth of Ephraim Tutt)》가 있고《컬럼비아 법과 예술 저널》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mollymanning.com
역자 : 이종인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살면서 마주한 고전》《번역은 글쓰기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로마제국 쇠망사》《중세의 가을》《작가는 왜 쓰는가》《호모 루덴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chapter 1 불사조가 일어나리라
chapter 2 85달러어치의 옷이 지급되었지만 파자마는 없었네
chapter 3 산더미처럼 많은 책들
chapter 4 사상전의 새로운 무기
chapter 5 전우여, 책을 집었으면 빨리 비켜라
chapter 6 배짱, 대담함, 극단적인 용기
chapter 7 사막에 내리는 비처럼
chapter 8 검열 그리고 루스벨트의 네 번째 임기
chapter 9 독일의 항복과 외딴섬들
chapter 10 마침내 찾아온 평화
chapter 11 평균 학점을 높이는 지겨운 인간들
후기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주 / 도판 출처 / 찾아보기
01. 반품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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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반품 배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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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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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환불시점
|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