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왜 수천 년 전에 죽은 예언자들의 목소리를 다시 꺼내 들어야 하는가?”
1962년 출간과 동시에 구약 신학의 고전 반열에 오른 아브라함 J. 헤셸의 대표작 『예언자들』은 이 근본적인 물음에 정면으로 답하는 책이다. 아모스, 예레미야, 이사야 등 구약성서 속 예언자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예언자란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치열하게 탐구한다.
저자는 예언자를 단순한 미래 예측자가 아니라,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하느님의 분노와 슬픔을 온전히 짊어진 존재로 그려낸다. 이를 ‘신적 정념(divine pathos)’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으로 풀어내며, 그리스적 이성 중심의 사유와 히브리적 정념의 사유를 대비해 예언자 신앙의 참된 본질을 밝혀낸다.
수천 년 전의 목소리가 오늘날 다시 호명되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구약의 예언자들을 분노케 했던 억압과 부조리가 지금 이 세상 구석구석에서도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현대 사회야말로 예언자의 영성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예언은 곧 하느님이 인간의 아픔을 대변하라고 빌려주신 언어인 것이다.
유대교 신학서로 집필되었음에도 이 책에 담긴 메시지인 ‘사회적 불의에 대한 거룩한 분노’, ‘고통받는 이웃을 향한 연대’, ‘종교적 형식주의에 대한 매서운 비판’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경계는 물론, 종교와 세속의 경계마저 훌쩍 뛰어넘는다. 출간 후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신학교와 종교학 강단에서 부동의 필독서로 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언자는 기계적인 확성기가 아닌 피와 땀을 가진 '사람'이다
흔히 예언자라고 하면 미래에 일어날 일을 점치는 사람을 떠올린다. 그러나 헤셸이 이 책에서 그려내는 예언자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세계'를 향해 열정적으로 증언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예언 활동에서 예언자가 담당한 주체적인 역할을 새롭게 조명한다. 예언자를 단순히 하늘의 말씀을 기계적으로 내뱉는 '확성기'로 취급했던 기존 교리신학의 한계와, 반대로 예언을 개인의 주관적인 심리 현상으로만 환원하려 했던 심리학의 맹점을 동시에 비판한다.
헤셸에게 예언자란 위에서 오는 영감을 수용하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기질과 성격, 개성을 온전히 지닌 생생한 존재다. 즉, 하느님의 말씀은 허공에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언자'라는 한 인간의 목소리와 감정을 통과하며 굴절되어 세상에 울려 퍼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하느님의 정념으로 활활 타올랐던 예언자들의 말과 삶은, 저자 헤셸에게도 단순한 신학적 탐구 대상을 넘어 일생을 관통하는 굳건한 실천적 지침이 되었다.
신의 정념(Pathos)과 인간의 동정심이 만나는 순간
예언자들의 의식은 초월적 차원인 하느님의 '정념(pathos)'과 인간적 차원인 '동정심'이 정교하게 교직(交織)되어 만들어진다. 그들은 신의 아파하는 마음을 깊이 품었기에, 자신들이 속한 사회의 낡은 타성과 억지 주장, 이기적인 자기만족을 향해 과감히 "아니다"라고 외치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저자 아브라함 J. 헤셸 역시 고대의 예언자들을 서재에서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당대의 예언자가 되어 행동한 지성이었다. 그는 시민권 운동의 현장에서, 그리고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의 한복판에 서서 오랜 세월을 길거리로 뛰쳐나와 신앙을 온몸으로 실천했다.
오늘날 붕괴해 가는 물질문명 속에서 우리는 명상과 사회운동, 기도와 생활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책 『예언자들』은 이기심에 닫혀 있던 우리의 시야를 활짝 열어주고, 다시 한번 치열한 삶의 현장인 '장터'로 나아가게 할 뜨거운 불씨가 되어줄 것이다.
성서 속 인물들의 생생한 초상에서 예언자 신앙의 철학적 문법으로
『예언자들』은 귀납적인 구조를 취하며 예언의 본질에 접근한다. 1부에서는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미가, 예레미야, 하박국 등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개별 예언자들의 삶과 외침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그들이 활동했던 역사적·신학적 맥락을 치밀하게 복원하여, 독자가 예언자 개개인의 숨결과 고뇌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1부의 구체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예언자란 진정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정면으로 답한다.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신적 정념(pathos)’의 신학과 철학을 심도 있게 분석하며, 예언과 무아경(엑스터시) 이론, 예언과 시적 영감의 관계, 예언과 정신이상을 둘러싼 당대의 논쟁 등을 폭넓게 검토한다. 나아가 세계 각지 종교의 예언자들을 비교하고, 예언자·사제·왕의 긴장 관계를 다루며 예언자 신앙의 구조를 이론적으로 단단하게 축조해 낸다.
즉, 1부가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던 예언자들의 개개인의 초상이라면, 2부는 그 초상들을 하나로 관통하는 거대한 신학적·철학적 문법을 세우는 장엄한 지적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유대 신학자 중 한 명이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나치가 막 권력을 잡아가던 1933년 베를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40년 미국으로 망명하여 헤브루 유니온 대학에서 5년간, 이후 죽을 때까지 뉴욕 유대신학교에서 신비주의와 유대교 윤리를 가르쳤다.
구약의 예언자들에 대한 연구는 신앙이 정치적 실천과 무관하지 않다는 그의 믿음에 영감을 불어넣었으며, 시민권 운동과 반전 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로 이끌었다. 그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여 '베트남을 생각하는 성직자와 평신도 모임'을 설립했고,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셀마 행진에 참여한 사진으로도 유명하다.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의 대화에도 힘쓴 에큐메니스트이기도 했다.
학자로서 헤셸은 『사람을 찾는 하느님』(God in Search of Man), 『사람은 혼자가 아니다』(Man is Not Alone), 『안식일』(Sabbath) 등 유대 신학의 중요한 저작들을 집필했다. 영적인 경험을 감동적으로 표현한 그의 책은 신학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교의 신앙인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옮긴이 : 이현주
1944년 충주에서 태어나서,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본명은 이현주이고, 관옥觀玉 또는 이오二吾라고도 부른다. 목사, 동화 작가, 번역 문학가이기도 한 글쓴이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는 한편, 대학과 교회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알게 뭐야』, 『살구꽃 이야기』, 『날개 달린 아저씨』 등의 동화집과 『사람의 길 예수의 길』,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젊은 세대를 위한 신학』, 『칼아 너 갈 데로 가라』, 『무구유언』, 『성서와 민담』, 『뿌리가 나무에게』, 『나의 어머니, 나의 교회여』, 『호랑이를 뒤집어라』, 『돌아보면 발자국마다 은총이 있었네』, 『그래도 행복한 신의 피리』, 『장자 산책』, 『대학 중용 읽기』 등의 책이 있다.
안희선 목사의 소개로 무위당 선생을 만난 지 15년 되던 때 만물에서 하느님을 뵙고 세상을 보살피는 사람을 뜻하는 관옥목인觀玉牧人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목 차
- 일러두기
- 옮긴이의 말
- 머리말
[ 제1부 ]
제1장 예언자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제2장 아모스
제3장 호세아
제4장 이사야 (1-39장)
제5장 마가
제6장 예레미야
제7장 하바꾹
제8장 제2이사야
제9장 역사
제10장 징벌
제11장 정의
[ 제2부 ]
제1장 정념의 신학
제2장 비교와 대조
제3장 정념의 철학
제4장 신인동감동정설
제5장 진노의 의미와 신비
제6장 이라 데이
제7장 동정의 종교
제8장 예언과 무아경
제9장 무아경 이론
제10장 무아경 이론의 검토
제11장 예언과 시적 영감
제12장 예언과 정신이상
제13장 예언자의 영감에 대한 해석들
제14장 사건과 경험
제15장 세계 도처의 예언자들
제16장 예언자, 사제 그리고 왕
제17장 결론
- 부록 / 정념의 의미에 대한 해설
- 지은이 주
- 찾아보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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