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자들 사이에서 미래식이 열풍이다. 2013년 벤처사업가 롭 라인하트가 30일 동안 자신이 개발한 ‘소일렌트’만 먹는 실험을 블로그에 게재한 이후 소일렌트는 대규모 자본 투자를 유치하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뒤이어 100퍼센트 채식을 표방한 ‘휴엘’(영국), 유기농 재료만 쓰는 ‘암브로나이트’(덴마크) 등이 전 세계에서 출시되면서 미래식은 일군의 사용자들을 거느리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2015년 ‘랩노쉬’와 ‘밀스’가 잇따라 출시되었다. 외국 제품과 마찬가지로 가루를 물에 타서 녹여 먹는 ‘파우더 식품’이다. 국내 제품 역시 필수영양소를 고루 충족하는 한 끼 식사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미래식을 먹으면 인간은 행복할까? 그런 점에서 미래식은 ‘장미꽃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먹을 빵을 주면서도 장미꽃을 선사해야 한다. 장미꽃에 반응하는 뇌를 설득해야 한다. 음식의 미세한 맛뿐만 아니라 음식 모양과 냄새,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보를 판단해 뇌는 우리에게 ‘맛있어요’ 혹은 ‘맛없어요’라고 말한다. 더 맛있는 미래식을 만드는 것, 맛있으면서도 기본 칼로리를 충족하고 영양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능적인 식사와 정서적인 식사를 충족시켜야 한다. 한 알만 먹으면 배부른 알약은 먹을거리에 담긴 인간의 다양한 욕망을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리 본능’으로 여기까지 온 인간 진화의 역사를 보았을 때, 미래식은 인간에게 빵과 장미를 선사해야 성공할 것이다.
호모메이커스의 탄생
2004년부터 영국의 에이드리언 보여 박사는 ‘렙랩(RepRap)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2007년 ‘다윈’이란 이름의 3D프린터 설계도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러자 10~20만 건에 이르는 수많은 ‘변이’ 모델이 나왔고,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델이 ‘자연선택’되며 더 좋은 성능을 갖춘 3D프린터로 진화했다. 최근 미국에서 뜨고 있는 ‘메이커봇’이나 네덜란드의 ‘얼티메이커’, 국내의 ‘오픈크리에이터즈’ 모두 렙랩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개인용 3D프린터를 만들어 상품으로 내놓은 사례들이다. 3D프린터를 이용해 기계시대를 헤쳐나가는 우리 인간은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최초의 인류란 의미의 ‘호모메이커스’다. 다시 말해 3D프린터는 기계시대를 극복하는 인간의 무기다.
어떤 물건이든 상상한 대로 출력해낼 수 있는 3D프린터는 기존 질서를 바꿔나가며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각자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모두가 부유해지는 것이다. 생산기계의 대중화는 부의 균등분배를 이끈다.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는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모두에게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돈이 필요 없다. 물론 세상에는 아직 3D프린터만으로 만들 수 없는 수많은 재화와 서비스 상품이 존재한다. 다만 개개인의 능력이 발휘되는 환경은 또 다른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제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고 있다. 3D프린터로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는 무한히 열려 있다.
오리온은 인류의 척후선이 될 수 있을까?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2025년까지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호언했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의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저스도 “화성 이주는 멋진 일”이라며 관심이 높다. 최초 화성인 24명을 뽑겠다는 한 유럽 민간단체(마스원)의 계획에 20만 명 넘는 사람이 몰리고, 하와이에 만든 가상의 화성 기지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끈다. 미국의 차세대 우주 탐사선 오리온은 현재 실현 가능한 유일한 유인 화성 탐사선으로, 나사의 1순위 사업이기도 하다. 나사는 2030년대에 유인 화성 궤도 비행을 마치고 2040~2050년에 화성 땅을 밟겠다는 계획이다.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을 밟았을 때 “이것은 한 사람의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 인류는 화성을 정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
그렇다면, 인류는 왜 화성에 가려고 할까? 화성이 하루가 24시간 37분으로 지구와 비슷하고, 뜨거운 금성이나 구름 행성인 목성에 비하면 그래도 살 만한 행성이라는 점이 하나의 매력이다. 지구 자원을 소모하는 인간이 개척할 새 거주지로 부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사의 선임과학자인 엘런 스토팬은 화성 탐사의 이유에 대해 “이는 인류가 오래도록 숙고해온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혼자인가? 다른 세계에서도 생명이 자랄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생명 자체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것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 말이다”라고 말했다. 언젠가 인류가 화성에서 생명의 흔적과 조우하는 순간, 인류 역사는 새로운 장에 접어들지 모른다.
작가 소개
저 : 남종영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2001년부터 한겨레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다. [한겨레21]에서 환경 기사를 주로 썼고, 생활문화매거진 [esc]에서 여행을 담당했다. 북극에 매료된 이후 2001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북극권을 여행했다. 캐나다 처칠에서 북극곰을 만나면서부터 지구온난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는 [한겨레21]의 북극, 적도, 남극을 취재한 지구 종단 3부작으로 이어졌다. 요즈음엔 기후 변화와 관련한 논문들을 읽고, 곰과 고래를 혼자 연구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 『Esc 일상 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 등을 함께 지었다.
저 : 이근영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서강대학교에서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과정(석사학위)을 거쳤다. 월간 『말』에서 공해 문제와 농민을 취재했으며, 1988년 『한겨레』 창간 때 입사해 2000년부터 과학과 기상 분야 기사를 쓰고 있다.
저 : 권오성
기자로 글을 쓴 지 10년이 되었다. 인간의 의사소통과 의식이 기술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고 변화하는지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미국에서 공부 중이다. 2017년에 태어난 딸이 성년이 될 즈음,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보탬이 되고자 한다.
저 : 음성원
무기물인 공간과 유기체인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적 현상’과 ‘공간 심리학’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겨레』에서 기자로 일하다 현재는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로 일하며 공유도시의 미래에 대해 파고들고 있다. 저서로는 『도시의 재구성』, 『시티 오브 뉴욕』 등이 있다.
저 : 김정수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공부했으며, 1990년 『한겨레』에 입사한 뒤 사회부, 경제부, 편집부 등에서 일했다. 환경 관련 기사를 주로 썼고 기후변화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다. 미래팀에서 환경 분야를 맡고 있다.
목 차
Future & Science 1
지진 : 한반도는 지진에 안전한가?_ 13
핵폐기물 : 원전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_ 26
바이러스 :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_ 37
인공장기 : 실험실의 쥐를 구할 수 있을까?_ 50
전기 : 전기에너지믹스의 현재와 미래_ 65
천연광석 : 스마트폰에 도시광산 광맥이 있다_ 78
Future & Science 2
우주선 : 오리온은 인류의 척후선이 될 수 있을까?_ 93
로봇 :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_ 105
언어 : 언어통일 시대가 온다_ 118
게임 :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_ 130
Future & Science 3
음식 : 미래식을 먹으면 행복할까?_ 143
지구온난화 : 사실인가, 과장인가?_ 154
인류세 : 인류세의 시작은 언제인가?_ 166
북극곰 : 기후변화의 척도가 되다_ 177
Future & Science 4
노동 : 기계가 지배하는 시대_ 189
의사 : 닥터 인공지능 시대_ 200
소설 : 소설 쓰는 인공지능_ 211
3D프린터 : 호모메이커스의 탄생_ 224
자율주행차 :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_ 234
Future & Science 5
기후변화 : 온실가스 감축은 가능한가?_ 247
적정기술 :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_ 259
플라스틱 : 지구는 플라스틱 행성이 되어간다_ 272
멸종 : 생물종을 어디까지 복원할 수 있을까?_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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