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소설의 이론은 비교적 쉽고요, 창작은 그렇지 않은 일이라서 우리를 힘들게 하지요. 그런데 건축 이론을 잘 아는 사람보다는 오랫동안 집 짓는 일을 해 온 사람이 집을 더욱 튼튼하고 쓸모 있게 잘 짓지 않을까 싶군요. 그러니까 서두르지 않되 쉬지 않고 쓰는 사람이 그 누구보다 소설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쓰지 않을까 싶어요.”
[머리말] : 저자서평
소설이란 무엇인가와 관련한 글들은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하나를 보태는 까닭은 그동안 소설을 분석하고 창작을 공부하면서 갖게 된 일정한 불만 때문이다. 소설에 관해 해명하는 일이 간단치 않은 것은 알겠는데, 그 글들이 왜 그렇게 고답적이고 난해한 것인지 그 한결같음에 질렸다고나 할까.
이 책에 실린 소설에 관한 글들은 대학 강의실 밖에서 이루어진 소설 공부의 한 결과물이다. 지난 3년 동안, 생오지 ‘문예 창작촌’에서 이루어진 소설 창작 수업에는 30대에서 70대까지, 그 다양한 연령대만큼이나 각자의 세계에서 나름의 성취를 이룬 분들이 저자와 함께했다. 그동안의 치열한 고민이 이 글들에 담겨 있는 셈이다.
그러하니 소설 공부의 기본적인 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이들에게, 특히 대학 강의실 밖에서 소설 창작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나 자신의 독창적인 사유에서 얻어진 결과라기보다는 기왕의 글들을 참고하고 인용한 게 적지 않다. 대부분의 공부가 그렇긴 하다.
어쨌거나 이 책의 제1부에는 소설 창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론을, 2부에는 함께 읽었던 기성 작가들의 작품 분석을, 3부에는 저자와 함께 소설 창작 공부를 하고 있는 분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문을 담고 있는데,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결국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나름대로 해명하고 있는 데 바쳐졌다. 특히 3부에 실려 있는 비평문들을 찬찬이 읽어나가다 보면 소설을 창작할 때 무엇에 유의해야 하는가에 대한 얼마간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저자의 관점과 달리 소설을 읽을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까닭에 이 글들의 틈새는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애초에는 ‘소설이란 무엇인가’의 제목으로 제1부와 2부 및 3부만을 구상했으나 제4부와 5부를 추가한 까닭은 때마침 대학 수업에서 교재로 사용했던 ??현대문학의 이해?? 초판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4부 ?시에 대하여?, 5부 ?수필과 동화에 대하여?의 경우 ??현대문학의 이해??에서 그 내용을 일부 가져와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다. 대학수업의 교재로도 두루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전체 내용 중에서 많은 부분 경어체의 글들을 그대로 둔 까닭은 굳이 평어체로 바꾸려 했을 때 본래 글이 갖는 느낌이 변하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려니 하고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무엇보다 저자와 함께 공부했던 (그리고 홀로 고독하게 소설 창작 공부를 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소설을 통해서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늘 드렸던 말처럼 늦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길, 다만 서두르지 않되 쉬지도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작가 소개
저 : 심영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5?18민중항쟁 소설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소설집 『그 희미한 시간 너머로』와 장편소설 『사랑의 흔적』이 있다. 저서로는 『5·18과 문학적 파편들』, 『5·18과 기억 그리고 소설』, 『현대문학의 이해』, 『작가의 내면, 작품의 틈새』, 『텍스트의 안과 밖』이 있다. 2014년에 아르코 창작기금을 받았다. 조선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를 지냈고, 전남대와 조선대 그리고 광주여대와 생오지 문예창작촌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국장애학회 문학특별분과 부위원장을 하기도 했는데, 까닭은 타자로서의 장애인 문학과 관련한 논문을 한 편 쓰게 된 데 있다. 한국작가회의와 한국소설학회, 한국비평문학회와 한국수사학회, 우리어문학회와 동북아시아문화학회 등의 회원이기도 한데, 그렇다하여 나의 주체성(identity)이 온전히 드러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목 차
들어가는 글
제1부 소설의 이론
1. 소설이란 무엇인가
2. 나는 왜 소설을 쓰려고 하는가?
3. 쓰고 싶은 이야기와 듣고 싶은 이야기
4. 서술 시점의 문제
5. 인물의 성격 만들기
6. 소설의 구조-이야기와 사건의 배치
7. 도입부에서 필요한 것들
8. 소설의 전개와 결말
9. 소설(창작)의 요소들
10. 소설의 주제와 작가의 태도
제2부 소설의 분석
1. 이기호 소설 「최미진은 어디로」와 소설가 소설
2. 안보윤 소설 「때로는 아무것도」의 서술자
3. 권여선 소설 「재」와 소설 쓰기
4. 김금희 소설 「체스의 모든 것」과 알레고리
5. 김애란 소설 「건너 편」에서 인물들의 관계
6. 정찬 소설 「등불」의 주제 구현 방식
7. 조해진 소설 「산책자의 행복」과 「빛의 호위」 -불안한 삶을 견디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에 관한 질문
8. 최은미 소설 「울고 간다」와 「창 너머 겨울」에서 서술자의 위치
9. 황정은 소설 「누구도 가본 적 없는」의 주제
10. 황정은 단편 「누가」의 인물 구성
11. 윤이형 소설 「이웃의 선한 사람」의 작가 의식
12. 김금희 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와 소설적 진실
제3부 소설의 창작
1. 「형에게」의 창작기법에 관하여
2. 「목어(木魚)가 되다」에서 구원의 문제
3. 「개그맨」,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새롭게 하기
4. 「아버지가 맞았어요」와 삶의 진실
5. 가족제도와 입양 이야기의 핍진성에 관하여
6. 단편 「자연을 품은」과 소설에서 시점의 문제
7. 「호러 사파리」와 공포의 상업화
8. 「집으로 가는 길」과 용서의 문제
9. 「꺼지지 않는 불꽃」과 ‘프레카리아트’의 운명
10. 「자전거」-자전거 타기의 욕망과 일상으로의 회귀
11. 「오월의 신부」-체험된 사실과 소설의 간극
12. 「남겨진 시간들」과 강원일보 신춘 「열린 문」 -주제를 다루는 방법
13. 「블랙스완」과 청소년의 자아 찾기
14. 단편 「이도」와 「박명(薄明)」에서 인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
15. 「여자가 집을 나설 때」의 서사 구조
16. 「달빛 산행」과 「이장」-소설의 주제에 대한 고민
17. 어쨌든 말해야 한다면-「어쨌든 살 수만 있다면」의 경우
18. 「너와 나의 숨은 꽃」과 관념이라는 허상
19.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혹은 함께 하기
20. 「잊지 마, 진이야」-기억과 망각 사이, 그리고 인공 지능의 미래
21. 「지금 당신 곁에 누가 살고 있나요」와 「프레스」 -삶의 무게에 관한 소설
22. 「악어」와 「등고선, 꽃이 되다」의 소설적 진실
제4부 시에 대하여
1. 시의 본질
2. 시와 사회
제5부 동화와 수필에 대하여
1. 동화란 무엇인가
2. 수필이란 무엇인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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