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서경식의 고전 읽기: ‘나’를 중심에 두고 고전과 대화하라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권하는 교양서 목록이 아니다.” 서경식은 자신의 글을 수많은 고전 목록의 하나로 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형식화한 지식에서 벗어나 그는 본인이 어떻게 고전과 대화해나갔는지 그 단면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어떻게’ 읽고 사유할지에 대해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적 태도이자 독서의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다.
에세이스트로 스스로를 규정한 이답게 서경식의 글에는 책과 그가 만난 찰나들이 빛나게 담겨 있다. 파리의 번잡하고 좁은 중국 식당, 뜨거운 열기와 격투를 벌이는 요리사들의 움직임에서 그는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떠올린다. 아버지가 저세상으로 떠난 후 느낀 ‘실패의 감정’을 투영하여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의 역사』를 읽어낸다. 만사를 금전적 가치나 사회적 지위로 재단하는 시대에 그런 척도와는 다른 가치를 믿는 인간의 고뇌를 떠올리며 빈센트 반 고흐의 『반 고흐 서간 전집』을 펼쳐든다.
고전과 자신이 만난 지점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켜켜이 압축된 의미를 담고 있는 고전 가운데서 자신이 길어올린 것들을 꺼내 보여주는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가 읽고 사색했던 고전과 만나면서 동시에 우리가 고전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이 권하는 의무로서의 고전이 아니라 지적 즐거움을 나누는 대상으로서의 고전을 상정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서경식의 고전 읽기는 고전 가운데서 동시대와의 접점을 발견하고 사유한다는 점에서 현재적이다. 그는 과거의 정전으로만 고전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현재와 견주어보고 지금을 성찰해내는 필터로 고전을 읽어낸다. 서경식의 손길을 거치면서 조지 오웰, 루쉰, 에드워드 사이드, 요한 하위징아, 미셸 드 몽테뉴, 마크르 블로크, 빈센트 반 고흐 등 동서양 대가들의 고전은 현재적 의미를 얻고 우리 시대에 걸맞은 숨결을 부여받는다. 지적이면서도 정서적 포즈를 겸비한 서경식의 문체는 켜켜이 의미가 압축된 고전들을 만나면서 더욱 빛을 발한다.
책 후반에 수록한 대담 ‘우리 시대의 고전과 교양을 찾아서’는 서경식이 세 명의 젊은 신진 연구자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고전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서경식이 표방하고 있는 ‘나’를 드러내는 에세이의 효용, 교양의 토대가 흔들리고 무너지는 가운데서 고전을 되짚어야 하는 이유 등이 담겨 있다. 고전 독법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서경식이 추구하는 ‘서정적 지성’의 글쓰기를 갈망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볼 지점들을 제공하는 대담일 것이다.
고전이란 오롯한 인간 존재로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무엇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 수상작인 『소년의 눈물』이 청년 시절 서경식이 기댄 책들에 대한 기록이라면, 『내 서재 속 고전』은 중년을 거치며 그가 자신의 삶을 투영해 읽어낸 책들에 대한 기록이다. 청춘의 시기를 거쳐 중년에 접어든 그의 시선은 보다 원숙해졌으나 이전보다는 다소 비관적이다. 그의 눈길은 달라지지 않는 현실, 더 깊은 어둠과 고통 그리고 무지에 가닿아 있다. 그런 그에게 고전이란 깊은 절망을 버티면서 자신을 지켜나간 이들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비관적 현실을 냉철하게 응시하고 실패에도 쉽게 무릎 꿇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 고전이란 그런 존재로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무엇이 아닐까.
비관적 현실 가운데서 그는 승산이 있든 없든 그것을 넘어선 곳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에 대해 고민한다. 또한 어떻게 하면 막다른 지점에서까지 인간성과 용기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골몰한다. 일상 가운데서 그러한 것들을 목격하기란 쉽지 않은 법. 하지만 서경식이 꼽은 고전 가운데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패배자일지언정, 그 용기 있는 소수 덕에 우리는 가까스로 구원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 속에서 오롯한 인간 존재로서 자존감 있게 버틸 수 있는 힘이 고전 속에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얻기 위해서만 고전을 읽는다면, 고전 읽기는 도리어 힘을 잃을 수 있다. 나치 범죄의 모골송연함을 과학자와 같은 솜씨로 해부한 프리모 레비의 책에서 서경식은 깊은 절망의 양상에만 주목하는 게 아니라 유머러스한 분석과 기술에도 눈길을 준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관장을 지낸 케네스 클라크, 그가 쓴 “순수하게 미적인 감각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오렌지 향을 즐기는 시간보다 길지 않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서경식은 “으음, 좋구먼” 하고 탄복한다. 자신의 생각과 책의 한 구절이 적절하게 조응하는 순간일 것이다. 조선 호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위대한 왕』을 읽으면서는 어린 시절 흥미진진하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텍스트와 만나고 대화하면서 슬며시 마음속으로 퍼지는 기쁨 또한 고전 읽기의 빠질 수 없는 묘미인 것이다.
고전을 화두 삼아 교양과 지성의 지도 그리기
서경식은 이 책에 수록된 대담 말미에서 어린 시절에 읽은 전집의 기억을 반추한다. 학교나 도서관 등에서 전집을 구입하고 가정에까지 그것이 보급되던 시대에 대한 추억은 많은 이들에게 남아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시시하거나 불필요한 책들이 끼어 있기도 했지만, 그 시절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끝까지 읽을지 장담할 수 없는 많은 책들을 집에 들여놓곤 했다. 아마도 거기에는 인간의 지적 행위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감이 있었을 터.
서경식은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펴낸 『백과전서』가 프랑스혁명을 촉발시켰음을 예로 들며, 이런 어린 시절의 독서가 나름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번 책은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이후에 읽은 책들을 그러모아 자기 나름의 교양과 지성의 지도를 그려본 것이라고 밝혔다. 서경식이 그려낸 이 지도가 독자들 각자의 삶에서 지적인 지도를 그려나가는 데 유용한 참조가 되면서 동시에 우리 시대의 교양과 지성을 복원하는 데에도 이바지하는 소중한 자료가 되길 바란다.
▣ 작가 소개
저 : 서경식
徐京植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1974년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케이자이대학東京經濟大學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리쓰메이칸 대학 교수인 서승과 인권운동가인 서준식의 동생으로 방북으로 인하여 구속되었던 형들의 석방과 한국 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한 경력이 있다. 이 때의 장기적인 구호 활동의 경험은 이후의 사색과 문필 활동으로 연결되었으며 인권과 소수 민족을 주제로 한 강연 활동을 많이 펼쳐 왔다.
저자는『소년의 눈물』로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고 『프리모 레비로의 여행』으로 마르코폴로상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인 『소년의 눈물』은 험난한 가족사를 겪기 이전 순수했던 시절의 모습을 담담하지만 감수성 넘치는 문체로 풀어내고 있으며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경식 일가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재일조선인들의 삶과 아픔을 이해하고, 두개의 고국을 가진 그가 어린 시절 겪어야했던 혼란과 좌절. 이를 독서로 극복해나가는 소년의 정신적 성장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외에 『나의 서양 미술 순례』, 『분단을 살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청춘의 사신』,『나의 서양 미술 순례』, 『청춘의 사신』, 『디아스포라 기행』, 『난민과 국민 사이』, 『단절의 세기, 증언의 시대』『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등의 책을 썼다. 2006년 봄부터 성공회대 연구교수 자격으로 한국에 와서 장기체류 중이며 ‘심야통신’에 이어 2007년 5월부터 ‘디아스포라의 눈’이라는 칼럼을 「한겨레」에 격주로 연재하는 한편, ‘디아스포라적 상상력 함양을 위한’ 각종 강연회와 행사에 참석하면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2012년에 민주주의 실현과 소수자들의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제6회 후광 김대중학술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보통 일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고 게다가 재일동포로서 정체의식을 상당히 갖게 되던 시기에 두 형이 간첩단 사건으로 고통을 당하는 것을 통해 한국의 분단현실로 인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 때의 경험들이 그의 저작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깊이 있게 배어 있으며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몸소 체험한 사람으로서의 시각을 다수의 저술들을 통해 전하고 있다.
저 : 한승동
1957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다녔다. 1986년 ‘해직 기자’들이 만든 잡지 <말>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3월 <한겨레>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998년부터 3년간 도쿄 특파원을 지냈다. 이후 국제부장, 문화부 선임기자, 논설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다시 문화부에서 주로 책·출판을 담당하는 평기자로 일하고 있다. 문화부에서 일한 지 7년이 됐으나 평생 과업이라 생각해온 동아시아와 민족(통일) 문제 넘보기를 그치지 않는다. 환경·생태·과학 분야를 비롯해 사회문제와 정치·경제 분야 등 다른 세상사에도 두루 관심이 많고, 전체를 아우르는 이른바 통섭적 안목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대한민국 걷어차기』가 있고, 옮긴 책으로 『원전 없는 미래로』, 『속담 인류학』, 『디아스포라의 눈』, 『나의 서양음악 순례』, 『시대를 건너는 법』, 『부시의 정신분석』, 『우익에 눈먼 미국』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_ 인간의 단편화에 저항한다
클래식의 감명, 그 심연의 뿌리를 캐는 즐거움: 에드워드 사이드의 『사이드 음악평론』
살아남은 인간의 수치, 그럼에도 희망은 있는가: 프리모 레비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노예노동의 고통조차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탐구욕: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망각의 절망 속 어렴풋한 희망의 가능성에 대하여: 루쉰의 「망각을 위한 기념」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동시에 읽어내는 즐거움: 니콜라이 바이코프의 『위대한 왕』
현대의 지식인들이여, 아마추어로 돌아가라: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식인의 표상』
그대는 침묵으로 살인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브라힘 수스의 『유대인 벗에게 보내는 편지』
비관적 현실을 냉철하게 응시하는 낙관주의자를 만나다: 요한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
관용은 연민이 아니라 생기발랄한 관심이다: 미셸 드 몽테뉴의 『몽테뉴 여행 일기』
미감을 즐길 시간은 오렌지 향보다 길지 않다: 케네스 클라크의 『그림을 본다는 것』
죽음을 금기시한다는 건 삶을 방기하는 것: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의 역사』
‘인간’이라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기 위하여: 가토 슈이치의 『양의 노래』
‘백장미’를 기억하던 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풍화되는 투쟁, 하지만 정의의 실천을 게을리 말라: 피에로 말베치 등이 엮은 『사랑과 저항의 유서』,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어느 가족의 대화』
참극의 유대인 거리에 남은 것과 변한 것: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어느 가족의 대화』, 가와시마 히데아키의 『이탈리아 유대인의 풍경』
용기 있는 패배자, 식민주의 섬기던 이성을 구원하다: 바르톨로메 데 라스카사스의 『인디아스 파괴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
인간해방을 실현하는 그릇으로서의 국가를 옹호하다: 마르크 블로크의 『이상한 패배』
자본주의 시대의 인간, 그 고뇌의 원형: 빈센트 반 고흐의 『반 고흐 서간 전집』
대담_ 우리 시대의 고전과 교양을 찾아서: 서경식, 권영민, 이나라, 이종찬
『내 서재 속 고전』에 언급된 책들
원고 출처
서경식의 고전 읽기: ‘나’를 중심에 두고 고전과 대화하라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권하는 교양서 목록이 아니다.” 서경식은 자신의 글을 수많은 고전 목록의 하나로 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형식화한 지식에서 벗어나 그는 본인이 어떻게 고전과 대화해나갔는지 그 단면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어떻게’ 읽고 사유할지에 대해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적 태도이자 독서의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다.
에세이스트로 스스로를 규정한 이답게 서경식의 글에는 책과 그가 만난 찰나들이 빛나게 담겨 있다. 파리의 번잡하고 좁은 중국 식당, 뜨거운 열기와 격투를 벌이는 요리사들의 움직임에서 그는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떠올린다. 아버지가 저세상으로 떠난 후 느낀 ‘실패의 감정’을 투영하여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의 역사』를 읽어낸다. 만사를 금전적 가치나 사회적 지위로 재단하는 시대에 그런 척도와는 다른 가치를 믿는 인간의 고뇌를 떠올리며 빈센트 반 고흐의 『반 고흐 서간 전집』을 펼쳐든다.
고전과 자신이 만난 지점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켜켜이 압축된 의미를 담고 있는 고전 가운데서 자신이 길어올린 것들을 꺼내 보여주는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가 읽고 사색했던 고전과 만나면서 동시에 우리가 고전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이 권하는 의무로서의 고전이 아니라 지적 즐거움을 나누는 대상으로서의 고전을 상정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서경식의 고전 읽기는 고전 가운데서 동시대와의 접점을 발견하고 사유한다는 점에서 현재적이다. 그는 과거의 정전으로만 고전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현재와 견주어보고 지금을 성찰해내는 필터로 고전을 읽어낸다. 서경식의 손길을 거치면서 조지 오웰, 루쉰, 에드워드 사이드, 요한 하위징아, 미셸 드 몽테뉴, 마크르 블로크, 빈센트 반 고흐 등 동서양 대가들의 고전은 현재적 의미를 얻고 우리 시대에 걸맞은 숨결을 부여받는다. 지적이면서도 정서적 포즈를 겸비한 서경식의 문체는 켜켜이 의미가 압축된 고전들을 만나면서 더욱 빛을 발한다.
책 후반에 수록한 대담 ‘우리 시대의 고전과 교양을 찾아서’는 서경식이 세 명의 젊은 신진 연구자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고전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서경식이 표방하고 있는 ‘나’를 드러내는 에세이의 효용, 교양의 토대가 흔들리고 무너지는 가운데서 고전을 되짚어야 하는 이유 등이 담겨 있다. 고전 독법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서경식이 추구하는 ‘서정적 지성’의 글쓰기를 갈망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볼 지점들을 제공하는 대담일 것이다.
고전이란 오롯한 인간 존재로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무엇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 수상작인 『소년의 눈물』이 청년 시절 서경식이 기댄 책들에 대한 기록이라면, 『내 서재 속 고전』은 중년을 거치며 그가 자신의 삶을 투영해 읽어낸 책들에 대한 기록이다. 청춘의 시기를 거쳐 중년에 접어든 그의 시선은 보다 원숙해졌으나 이전보다는 다소 비관적이다. 그의 눈길은 달라지지 않는 현실, 더 깊은 어둠과 고통 그리고 무지에 가닿아 있다. 그런 그에게 고전이란 깊은 절망을 버티면서 자신을 지켜나간 이들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비관적 현실을 냉철하게 응시하고 실패에도 쉽게 무릎 꿇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 고전이란 그런 존재로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무엇이 아닐까.
비관적 현실 가운데서 그는 승산이 있든 없든 그것을 넘어선 곳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에 대해 고민한다. 또한 어떻게 하면 막다른 지점에서까지 인간성과 용기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골몰한다. 일상 가운데서 그러한 것들을 목격하기란 쉽지 않은 법. 하지만 서경식이 꼽은 고전 가운데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패배자일지언정, 그 용기 있는 소수 덕에 우리는 가까스로 구원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 속에서 오롯한 인간 존재로서 자존감 있게 버틸 수 있는 힘이 고전 속에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얻기 위해서만 고전을 읽는다면, 고전 읽기는 도리어 힘을 잃을 수 있다. 나치 범죄의 모골송연함을 과학자와 같은 솜씨로 해부한 프리모 레비의 책에서 서경식은 깊은 절망의 양상에만 주목하는 게 아니라 유머러스한 분석과 기술에도 눈길을 준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관장을 지낸 케네스 클라크, 그가 쓴 “순수하게 미적인 감각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오렌지 향을 즐기는 시간보다 길지 않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서경식은 “으음, 좋구먼” 하고 탄복한다. 자신의 생각과 책의 한 구절이 적절하게 조응하는 순간일 것이다. 조선 호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위대한 왕』을 읽으면서는 어린 시절 흥미진진하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텍스트와 만나고 대화하면서 슬며시 마음속으로 퍼지는 기쁨 또한 고전 읽기의 빠질 수 없는 묘미인 것이다.
고전을 화두 삼아 교양과 지성의 지도 그리기
서경식은 이 책에 수록된 대담 말미에서 어린 시절에 읽은 전집의 기억을 반추한다. 학교나 도서관 등에서 전집을 구입하고 가정에까지 그것이 보급되던 시대에 대한 추억은 많은 이들에게 남아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시시하거나 불필요한 책들이 끼어 있기도 했지만, 그 시절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끝까지 읽을지 장담할 수 없는 많은 책들을 집에 들여놓곤 했다. 아마도 거기에는 인간의 지적 행위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감이 있었을 터.
서경식은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펴낸 『백과전서』가 프랑스혁명을 촉발시켰음을 예로 들며, 이런 어린 시절의 독서가 나름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번 책은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이후에 읽은 책들을 그러모아 자기 나름의 교양과 지성의 지도를 그려본 것이라고 밝혔다. 서경식이 그려낸 이 지도가 독자들 각자의 삶에서 지적인 지도를 그려나가는 데 유용한 참조가 되면서 동시에 우리 시대의 교양과 지성을 복원하는 데에도 이바지하는 소중한 자료가 되길 바란다.
▣ 작가 소개
저 : 서경식
徐京植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1974년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케이자이대학東京經濟大學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리쓰메이칸 대학 교수인 서승과 인권운동가인 서준식의 동생으로 방북으로 인하여 구속되었던 형들의 석방과 한국 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한 경력이 있다. 이 때의 장기적인 구호 활동의 경험은 이후의 사색과 문필 활동으로 연결되었으며 인권과 소수 민족을 주제로 한 강연 활동을 많이 펼쳐 왔다.
저자는『소년의 눈물』로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고 『프리모 레비로의 여행』으로 마르코폴로상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인 『소년의 눈물』은 험난한 가족사를 겪기 이전 순수했던 시절의 모습을 담담하지만 감수성 넘치는 문체로 풀어내고 있으며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경식 일가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재일조선인들의 삶과 아픔을 이해하고, 두개의 고국을 가진 그가 어린 시절 겪어야했던 혼란과 좌절. 이를 독서로 극복해나가는 소년의 정신적 성장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외에 『나의 서양 미술 순례』, 『분단을 살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청춘의 사신』,『나의 서양 미술 순례』, 『청춘의 사신』, 『디아스포라 기행』, 『난민과 국민 사이』, 『단절의 세기, 증언의 시대』『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등의 책을 썼다. 2006년 봄부터 성공회대 연구교수 자격으로 한국에 와서 장기체류 중이며 ‘심야통신’에 이어 2007년 5월부터 ‘디아스포라의 눈’이라는 칼럼을 「한겨레」에 격주로 연재하는 한편, ‘디아스포라적 상상력 함양을 위한’ 각종 강연회와 행사에 참석하면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2012년에 민주주의 실현과 소수자들의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제6회 후광 김대중학술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보통 일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고 게다가 재일동포로서 정체의식을 상당히 갖게 되던 시기에 두 형이 간첩단 사건으로 고통을 당하는 것을 통해 한국의 분단현실로 인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 때의 경험들이 그의 저작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깊이 있게 배어 있으며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몸소 체험한 사람으로서의 시각을 다수의 저술들을 통해 전하고 있다.
저 : 한승동
1957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다녔다. 1986년 ‘해직 기자’들이 만든 잡지 <말>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3월 <한겨레>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998년부터 3년간 도쿄 특파원을 지냈다. 이후 국제부장, 문화부 선임기자, 논설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다시 문화부에서 주로 책·출판을 담당하는 평기자로 일하고 있다. 문화부에서 일한 지 7년이 됐으나 평생 과업이라 생각해온 동아시아와 민족(통일) 문제 넘보기를 그치지 않는다. 환경·생태·과학 분야를 비롯해 사회문제와 정치·경제 분야 등 다른 세상사에도 두루 관심이 많고, 전체를 아우르는 이른바 통섭적 안목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대한민국 걷어차기』가 있고, 옮긴 책으로 『원전 없는 미래로』, 『속담 인류학』, 『디아스포라의 눈』, 『나의 서양음악 순례』, 『시대를 건너는 법』, 『부시의 정신분석』, 『우익에 눈먼 미국』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_ 인간의 단편화에 저항한다
클래식의 감명, 그 심연의 뿌리를 캐는 즐거움: 에드워드 사이드의 『사이드 음악평론』
살아남은 인간의 수치, 그럼에도 희망은 있는가: 프리모 레비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노예노동의 고통조차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탐구욕: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망각의 절망 속 어렴풋한 희망의 가능성에 대하여: 루쉰의 「망각을 위한 기념」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동시에 읽어내는 즐거움: 니콜라이 바이코프의 『위대한 왕』
현대의 지식인들이여, 아마추어로 돌아가라: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식인의 표상』
그대는 침묵으로 살인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브라힘 수스의 『유대인 벗에게 보내는 편지』
비관적 현실을 냉철하게 응시하는 낙관주의자를 만나다: 요한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
관용은 연민이 아니라 생기발랄한 관심이다: 미셸 드 몽테뉴의 『몽테뉴 여행 일기』
미감을 즐길 시간은 오렌지 향보다 길지 않다: 케네스 클라크의 『그림을 본다는 것』
죽음을 금기시한다는 건 삶을 방기하는 것: 필리프 아리에스의 『죽음의 역사』
‘인간’이라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기 위하여: 가토 슈이치의 『양의 노래』
‘백장미’를 기억하던 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풍화되는 투쟁, 하지만 정의의 실천을 게을리 말라: 피에로 말베치 등이 엮은 『사랑과 저항의 유서』,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어느 가족의 대화』
참극의 유대인 거리에 남은 것과 변한 것: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어느 가족의 대화』, 가와시마 히데아키의 『이탈리아 유대인의 풍경』
용기 있는 패배자, 식민주의 섬기던 이성을 구원하다: 바르톨로메 데 라스카사스의 『인디아스 파괴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
인간해방을 실현하는 그릇으로서의 국가를 옹호하다: 마르크 블로크의 『이상한 패배』
자본주의 시대의 인간, 그 고뇌의 원형: 빈센트 반 고흐의 『반 고흐 서간 전집』
대담_ 우리 시대의 고전과 교양을 찾아서: 서경식, 권영민, 이나라, 이종찬
『내 서재 속 고전』에 언급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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