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가장 뛰어난 지식인은 어떻게 살인자가 되었나
현대성과 지적 절망은 어떻게 악을 낳는가
냉전 시대의 지적·심리적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구성
엘리트 교육이 어떻게 인간을 망가뜨리는가에 대한 냉혹한 기록
미국의 가장 지적인 연쇄살인범, 테드 카진스키를 통해 보는 지성사
철학 교수는 왜 하버드 살인자에 관해 썼나
이 책은 철학 교수가 쓴 살인자에 관한 이야기다. 철학자가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테드 카진스키(일명 유나보머)가 미국이 낳은 가장 지적인 연쇄살인범이자, 언론에 의해 ‘정신이상자’로 낙인찍힌 하버드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살인을 자세히 파고든다거나 그의 재판과정을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지 않는다. 대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식인인 카진스키가 어떻게 범죄자가 되었는지, 하버드의 교육은 어떻게 한 학생이 심리적 소외를 겪고 임계점을 넘도록 만들었는지, 현대의 엘리트 교육은 어떻게 인성을 왜곡하는지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따라서 다루는 범위가 넓고, 포괄하는 이념과 이데올로기, 작가들도 광범위하며,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촉발되는 고민은 매우 깊다.
매캘리스터 칼리지 교수를 지낸 저자는 과학발전사와 교과과정 변천사에 대해 폭넓게 집필해왔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 책은 한 명의 살인자를 통해 현대 학문과 지성의 위기를 해부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한 인물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이민자 가족 내부와 하버드 깊숙이 들어간다. 그리고 지능이 뛰어났던 십대 학생이 겪는 내적 갈등이 어떻게 범죄로 이어지는지 따라간다.
이 책은 카진스키 외에 다른 두 인물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한 명은 하버드의 저명한 심리학자 헨리 머리 교수이고, 다른 한 명은 카진스키의 동생 데이비드다. 데이비드는 늘 추종하고 따른 형을 결국 FBI에 신고하는 당사자가 된다.
먼저 한 가지 실험을 언급해야 한다. 1959년 가을, 심리학 수업을 듣던 카진스키는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흥미로운 제안을 받았다. “특정한 심리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실험에 참가하지 않겠습니까? 참가비도 지급됩니다.” 이 실험은 저명한 성격심리학자 헨리 머리가 주도한 것이며, 여기에 참여했던 카진스키는 훗날 “격렬하고 모멸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 책의 저자는 머리의 지인 수십 명을 취재하고, 카진스키 변호인단의 조사관들과 대화하고, 기록보관소의 자료들을 섭렵하면서 이 실험을 2년간 파고들었다. 이 책은 해당 실험이 카진스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하며, 이는 하버드가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하는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진다. 카진스키에 대한 조사는 따라서 미국의 과거에 대한 탐사이기도 하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하버드 출신 살인자뿐 아니라 현대 테러리즘 자체를 분석한다.
배움을 좋아했던 한 사람이 학생과 교수로서 23년을 보내면서 점점 아웃사이더 살인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은 독자의 인식 체계와 신념 체계를 뒤흔들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교육 시스템과 하버드 교양교육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니, 이 책은 우리가 겪고 있는 망가진 고등교육 환경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냉전 시대의 황폐한 전망이 낳은 부작용이자, 절망 문화를 낳은 철학적 분파에 대한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지성과 폭력이라는 현대적 사악함의 어두운 심연에 관한 이야기다. 카진스키는 지식인이면서 살인자였다. 저자는 이 두 사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를 찾아나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올스턴 체이스
미국의 철학자, 작가, 환경운동가로, 현대 사회의 지적 부패와 관료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다. 하버드, 옥스퍼드, 프린스턴에서 다섯 개의 학위를 취득한 뒤 철학 교수가 되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미네소타주 매캘리스터 칼리지로 옮겨 철학과 학과장, 미네소타 과학학술원의 과학사 및 과학철학사 부문 의장을 역임했다. 전공은 개념사, 특히 개념들이 과학과 교육에 미친 영향이었다. 국립 과학학술원과 시그마 사이, 과학연구회에서 발간한 과학발전사 집필에 참여했다. 또한 하버드를 비롯해 여러 대학의 교과과정 변천사에 대해서도 폭넓게 글을 썼다. 학계에 환멸을 느껴 교수직에서 조기 은퇴한 뒤 1972년 전화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몬태나의 야생으로 들어갔다.
주요 저서는 인간의 오만한 생태 관리 방식, 환경운동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혼란에 관한 것으로, 『옐로스톤의 신이 된 인간들』 『어두운 숲속에서』 등이 있다.
『살인자의 정신』은 세밀한 묘사와 분석, 꼼꼼한 연구로 카진스키의 가정생활과 하버드대학에서의 경험, 특히 헨리 머리 실험의 희생자가 된 과정을 자세히 밝힌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하버드의 교육과 미국 대학에 만연한 절망 문화가 어떻게 카진스키의 살인 행위와 연관성을 지니는지 치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지성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옮긴이 : 김현우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존 버거의 ‘그들의 노동에’ 3부작, 『초상들』 『사진의 이해』 『A가 X에게』, 폴 오스터의 『4321』,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존 맥그리거의 『저수지 13』, 니콜 크라우스의 『위대한 집』, 빈센트 부글리오시의 『헬터 스켈터』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타인을 듣는 시간』 『건너오다』가 있다.
목 차
1. 하버드 살인자
1부 유나보머: 범죄와 질문들
2. 배운 사람
3. 과학적인 방법
4. 완벽한 뇌관
5. 거울 속의 얼굴
6. 아, 야생!
7. 라스트 챈스 걸치의 정체
8. 카프카, 새크라멘토에 오다
2부 연쇄살인범의 교육
9. 블루칼라 지식인의 고독
10.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
11. 이성의 종교
12. 지성은 사악한가?
13. 하버드의 절망 문화
14. “룸펜스투덴텐”: 틈 사이로 사라진
15. 실험
16. 이원성
17. 오랜 학연
18. 머리, 더 젤리그
19. 살인의 인지 유형
3부 카진스키의 혈통과 현대 테러리즘의 이데올로기
20. 심리학자에 대한 악몽
21. 물병자리 시대의 여명
22. 두 이산離散
23. 사탕과 폭탄
24. 성전聖戰
25. 테드 카진스키와 현대 테러리즘의 발흥
감사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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