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1. 분단의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들, 시인들의 DMZ
한반도의 DMZ는 가장 생생하게 전쟁과 분단의 비극을 증언하는 곳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DMZ는 우리의 아픈 시대를 상징하는 단 하나의 슬픈 은유이다. 한국시인협회(회장: 문정희)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생명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한 사화집『DMZ, 시인들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번 시집은 지난 해 타계한 김종철 전 시인협회 회장의 임기 동안 수행할 계획 중 하나였다. 김종철 전 시협회장은 “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2014년 4월 19일에 124명의 시인들과 함께 DMZ 일대의 주요 지역인 캠프그리브스, 제3땅굴, 도라산역, 도라산 전망대, 해마루촌, 초평도, 허준 묘, 경순왕릉을 답사하였다. 통일시대를 맞이하며 평화의식 함양, 남북한의 문화교류를 촉구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분단 조국과 평화, DMZ 지역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 환경 등을 모티프로 해 시인들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것을 계획하였고, 평화 통일에 대한 염원을 시(詩)로 실현하기 위한 시도의 결실인 사화집 『DMZ, 시인들의 메시지』의 출간이었다.
『DMZ, 시인들의 메시지』는 강은교, 강인한, 김중식, 김형영, 문정희, 문인수, 문효치, 오세영, 유안진, 이건청, 임보, 정진규, 허형만, 허혜정 등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DMZ라는 우리 시대의 큰 화두를 시로 형상화한 테마 시집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한편으로는 지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을 안고서 흘러가는 임진강, 새들이 노닐고 꽃들이 피어나는 비무장지대의 광활하고 원형적인 자연, 이들을 배경으로 완강하게 버티고 서 있는 철조망이 우리 역사의 가장 커다란 아픔을 잉태한 공간으로 등장한다. DMZ 시편을 통해, 분단의 오랜 아픔을 느끼게 되고, 나아가 자유와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민족사적 미래 지평을 염원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만나게 된다. 모두의 절절한 마음이 시편마다 배어나온다.
전쟁과 휴전의 경험, 그리고 그로 인해 생겨난 휴전선은 우리 시사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 영역으로서 반세기 이상의 시사적 축적을 이루어왔다. 이번에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써서 모은 비무장지대(DMZ) 관련 시편들은, 이러한 전쟁과 분단 경험의 연장선상에서 발화된 의미 있는 결실들이라 할 것이다. 많은 시인들이 참여하여 분단의 비극, 통일의 열망, 순수 서정의 발원 등을 보여 주었다. 그 안에는 분단의 기억을 안고 번져 가는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녹아 있다.
2. 남과 북, 비바람과 민들레를 하나로 묶는 ‘평화의 나라’ DMZ
우박처럼 총탄이 쏟아지던 곳
여기는 휴전선
해와 달이 이끄는 태평세월에
계절 따라 넘나드는 철새도
텃새와 아우르고
남과 북, 비바람 따라 나들이 가던
민들레의 나라, 평화의 나라
― 박이도, ?동방의 새 낙원? 중에서
오늘 튼실하게 여문 청매실을 따고, 안동 소주 넉넉히 따라 부어 매실주를 담그느니, 북녘의 시인이여, 올 가을엔 남녘, 북녘 시인 너덧 명, 개다리소반 마주하고 잔을 치켜 올리세, 우리가 이럴 사이가 아닌데, 우리가 이럴 사이가 아닌데……
― 이건청, ?매실주를 담그며 -북녘의 어느 시인에게? 중에서
박이도 시인은 ‘휴전선’이 한때 우박처럼 총탄이 쏟아지던 곳이었지만, “해와 달이 이끄는 태평세월”을 쌓아오면서 철새와 텃새, 남과 북, 비바람과 민들레를 하나로 묶는 “평화의 나라”로 존재해 왔다고 노래한다. 그래서 시인은 종교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여기는 동방의 새 낙원”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이건청 시인은 북녘의 한 시인에게 전하는 서간을 통하여 ‘밤나무’와 ‘능소화’와 ‘뻐꾸기’가 어울리는 자연 풍경에서는 남북이 다를 바 없다고 노래한다. 너무도 오랜 세월 벽을 쌓아온 것을 “오늘 튼실하게 여문 청매실을 따고, 안동 소주 넉넉히 따라 부어 매실주를 담그”면서 해소해 가자는 바람을 담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시인들의 상상력에 의해서 “DMZ에서는/모두 다 푸른 것으로 푸르러진다”(구재기)라고, 그리고 “저 불빛, 절벽 앞에서의 황홀”(조창환)을 느끼노라고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눈 더 흐릿해지기 전에/귀 더 어두워지기 전에”(최금녀) 우리는 “별 없는 소식 한 자락/손끝에 닿고픈 소망”(한분순)을 가지면서, 비로소 “동서남북이 첩첩 능선의 문장으로 씌어진 책”(이병일)이 되는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3. 분단 60년, 나무, 바위조차 등 돌린 휴전선
넘어가고 넘어오는
산그림자 바람의 그림자도
이 철조망에 걸려서 허리가 꺾어진다
비명 없이 지고 있던 태양도
핏물 붉게 흘리는 하늘 아래
나의 오랜 지병이
하필이면 왜 요통(腰痛)인지를
알아져서 더 아파라.
― 유안진, ?DMZ? 전문
당신들은 모르실 거예요
이 땅의 여자들은
누구나 한때 군인을 애인으로 갖는답니다
― 문정희, ?군인을 위한 노래? 중에서
유안진 시인은 “산그림자 바람의 그림자”마저 허리가 꺾이고 태양도 핏물을 흘리는 비무장지대에서, “나의 오랜 지병이/하필이면 왜 요통(腰痛)인지를” 고백함으로써 허리가 꺾인 한반도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그 공감의 방식이 바로 여성적 촉수가 가 닿은 통점(痛點)을 아름답게 시사해준다. 문정희 시인은 “이 땅에 태어난 여자들”이 한때 군인을 애인으로 삼아 위문편지를 쓰고 면회를 갔던 서사를 각인한다. 또한 젊은 남자들은 목숨을 내놓고 한때 고통과 그리움 속에서 살았음을 이야기하면서, 아픔과 그리움을 통해 분단 경험의 진정성을 돋보이게 한다. 우리는 이처럼 여성시인들의 섬세한 손길을 빌려 비무장지대가 철새들이 노니는 “한반도의 갈라파고스”(정주연)이고, “무장하지 않고는/들어갈 수도 없는/생태계의 보고”(김소엽)이며, “높은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떼로 구구구 구구구”(김찬옥) 새들이 우는 곳임을 알게 된다. 마치 “한라산 철쭉이 서로서로 스크럼을 짜고 북진하듯/기러기 편대가 시베리아를 향해 북북서진 하듯”(김지헌) 하는 우리의 역사가 그곳에서 “눈물에 젖고 햇빛에 마르고 또 젖는 동안”(이사라) 꾸준히 이어져온 것이다.
소리치지 마라 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고 나의 병력을 뒤적거릴 필요도 없다 내 군번軍番은 0029760이다 1960년대 초입이 나의 시력이며 그리로 통하는 동행이 DMZ 철조망 병력이다 나의 시력 초입은 연병장이다 ‘병사의 새벽이 아니더라도 당신은 우리네 가슴 속에 한 번쯤 울렸어야 할 쟁쟁한 새벽의 음성音聲’, 나팔 소리가 울린다 훈련병은 졸병이 되어 향로봉까지 올라가 DMZ를 바라보며 M1 소총을 잡은 손이 얼었다 지난겨울은 입대한 손자 면회를 다녀왔다 철원 문혜리에 흰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고라니와 멧돼지가 건너다니는 북한 건천리가 하얗게 건너다 보였다 나의 DMZ는 삼대째다 나의 DMZ는 나의 몸시詩다 내가 맞던 그날의 눈을 맞으며 한밤의 철조망을 완전무장으로 나의 어린 손자가 돌아왔다 어느새 푸른 청년의 그날의 내가 되어 돌아왔다 할아버지 DMZ와 손자 DMZ가 함께 문혜리의 눈길을 걸었다 그가 좋아하던 통닭을 먹여 주는 동안 그의 군복에서 지금도 1960년대 박봉우 시인의 시 ?휴전선에서?가 흘러나왔다 갇혀 있는 막혀 있는 짙게 늙은 자유의 냄새가 거기 얼어 있었다 자유가 왜 이렇게 철조망에 익숙할까 자유를 한번 그려 보라고 하면 이 나라 아이들은 어김없이 배경으로 철조망을 그려 놓을 것 같다 그렇게 늙은 이 땅의 슬픈 자유여, 지난겨울엔 DMZ에 지원 근무하고 있는 손자를 면회 다녀왔다 가서 함께 눈을 펄펄 맞고 왔다 늙은 DMZ, 아직 이 땅에서 고라니와 멧돼지와 산비둘기만이 자유의 냄새가 났다
― 정진규, ?DMZ 삼대? 전문
분단 60년,
나무, 바위조차 등을 돌린 휴전선에
봄이 오다니
봄은 또 무엇 때문에 오는가.
얼음 풀린 임진강 나루터엔
쑥부쟁이, 개망초 하염없이 피고 지는데
무슨 미움, 무슨 슬픔 씻어 내려고
강물은 저렇게 철석이는가.
― 오세영, ?임진강(臨津江)? 중에서
정진규 시인은 ‘군번軍番’이나 ‘DMZ 철조망’이나 ‘연병장’이나 ‘나팔 소리’ 등의 세목을 통해 자신의 직접적인 기억들을 드러낸다. 군인이 된 손자를 면회하고 난 다음 시인은 그렇게 “나의 DMZ는 삼대째”이며 스스로 열정을 다해 써온 “몸시詩”라고 노래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할아버지 DMZ’와 ‘손자 DMZ’가 함께 걸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거기서 시인은 비록 ‘늙은 DMZ’일지라도 고라니와 멧돼지와 산비둘기가 끼치는 자유의 냄새를 맡는다. 오세영 시인은 미당의 명편 어조를 빌려 “분단 60년”의 슬픔을 노래한다. “나무, 바위조차 등을 돌린 휴전선”에 오는 봄은 무엇 때문에 오는가. 그리고 또 강물은 무슨 미움, 무슨 슬픔 씻어 내려고 저렇게 흐르는가. “채 굳지 않은 피, 신음 소리, 비명 소리,/아스라이 들려오는 산 자의 호곡 소리 또 총소리” 등이 너무도 생생한 그곳에서 시인은 “하얗게 울음 우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분단 60년”의 시간을 반추한다. 그리고 ‘임진강’을 일러 “오로지 남북을 오가는 너 하나/민족의 양심으로 흐르는/예지의 강”이라고 호명한다. 이렇게 비록 우리는 ‘분단’이라는 엄혹한 상황을 여전히 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품는 “그리움은 희망을 낳는 법”(허형만)이다. “새들과 수신호를 주고 받는 억새풀”(김민철)과 “은결 같은 세월 안고 뒤척이는 늙은 강”(염창권)을 지나 우리는 “무덤가에 다투어 피는 들꽃보다 더 따듯한 손길”(이길원)을 만나 어느새 “새들 울음 긴 포물선으로 남은”(이하석) 시간과 함께 “하느님께서/무상으로 세”(서영택) 놓으신 곳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 주요 목차
1 DMZ에서는 모두 다 푸른 것으로 푸르러진다
아픔은 길들어도 아픔이다 ―DMZ 생각·강세화 _____ 22
철책선을 지우다·강애나 _____ 23
달빛 백서·강윤순 _____ 24
자갈 둘둘 ―DMZ 앞에서·강은교 _____ 25
녹슨 지뢰는 가물치처럼·강인한 _____ 26
그날이 올 때까지·강진규 _____ 27
꿈꾸는 비목·고경숙 _____ 28
평화를 꿈꾸며·고정애 _____ 29
DMZ 햇살·곽문연 _____ 30
속절없는 사랑·구이람 _____ 31
푸른 것이 푸르다 ―DMZ에서·구재기 _____ 32
시詩·구회남 _____ 34
DMZ·권순자 _____ 35
가시 백서·권순학 _____ 36
괜히 벽이라도 두드려 보고 싶은 ―노동당사·권옥희 _____ 37
벽을 길로·권이영 _____ 38
속초엔 속초역이 없다·권정남 _____ 39
철도 중단점· 권천학 _____ 40
파랑새 보호구역·권현수 _____ 41
청두루미 DMZ를 두르고·김갑숙 _____ 42
도라 전망대에서·김경수 _____ 43
비무장지대 속 꽃과 새들은 말하네·김경자 _____ 44
기도는 끝이 없고·김계영 _____ 45
철없는 철새처럼·김관옥 _____ 46
DMZ 땅굴·김광자 _____ 47
비 내리는 휴전선 2·김규성 _____ 48
DMZ, 세계평화공원·김규은 _____ 49
거두절미·김기연 _____ 50
아프다는 것·김길자 _____ 51
백록담이 말라 가는 이유·김두녀 _____ 52
발 없는 무릎·김루 _____ 53
명동 일기·김리영 _____ 54
철조망·김무영 _____ 55
통일 홍보대사·김문중 _____ 56
DMZ·김민자 _____ 58
DMZ·김민철(경남) _____ 59
철책선 근처·김민철(서울) _____ 60
딤채와 읔·김병중 _____ 61
비무장지대·김보림 _____ 62
꽃이라는 순간·김복태 _____ 63
2 녹색의 허리띠 248KM
여자의 일생·김상현 _____ 66
아낌없이 주었던 나무·김석 _____ 67
철책선 별빛 아이들 눈망울을 위하여·김석호 _____ 68
잔인한 뜻·김선아 _____ 69
개화·김선희 _____ 70
북에서 온 바람·김성옥 _____ 71
분홍 나팔꽃의 수상한 외출 ―침묵의 DMZ·김성조 _____ 72
고압선高壓線·김성춘 _____ 73
그 여름의 모자·김세영 _____ 74
비상구 ―DMZ·김세현 _____ 75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김소엽 _____ 76
민통선民統線 부근·김송배 _____ 77
금강초롱·김수정 _____ 78
DMZ를 내려다보며·김시왕 _____ 79
비무장지대를 넘는다·김시운 _____ 80
내 안의 DMZ·김영박 _____ 81
도라산을 돌아오다·김영순 _____ 82
통일·김영은 _____ 83
DMZ의 풀꽃·김왕노 _____ 84
새처럼 날아·김용하 _____ 85
장대비·김윤 _____ 86
자유와 평화·김윤숭 _____ 87
제3땅굴·김윤자 _____ 88
DMZ, 도라산역·김윤하 _____ 89
인생, 이 예쁜 손님·김은정 _____ 90
도라산의 섬·김인구 _____ 91
DMZ의 그날·김인숙 _____ 92
비무장지대·김정운 _____ 93
나는 누구인가·김정원 _____ 94
연둣빛 가지 끝이 ―DMZ를 가다·김정윤 _____ 95
군화 속의 아카시아 ―DMZ에서·김종섭 _____ 96
머나먼 울림·김주혜 _____ 97
사막에서·김중식 _____ 98
비무장지대 4·김지원 _____ 99
디엠지·김지태 _____ 100
비무장지대·김지헌 _____ 101
비무장지대에서 ―통일을 생각하다가·김진성 _____ 102
장화 신은 비둘기·김찬옥 _____ 103
사월, DMZ에 서다·김택희 _____ 104
날개 잘린 비둘기를 아시나요·김현신 _____ 105
3 지구의 가장 깊은 골짜기
고향집·김현자 _____ 108
철조망에 묶여·김형영 _____ 109
월정리역 ―아버지의 나라·김혜원 _____ 110
하나가 하나가 될 때까지·나병춘 _____ 111
갈증·나숙자 _____ 112
어느 사랑·나순자 _____ 113
비무장지대·노현수 _____ 114
남방 한계선 최북단 월정리역에서·노혜봉 _____ 115
배달민족, 연리지 사연·류영환 _____ 116
DMZ·류인서 _____ 117
숲·맹문재 _____ 118
벽·문수영 _____ 119
녹음·문인수 _____ 120
군인을 위한 노래·문정희 _____ 121
고성 통일전망대·문창갑 _____ 123
휴전선을 보며·문효치 _____ 124
통일문까지·민영희 _____ 125
그 옛날·박광옥 _____ 126
금지된 사랑·박남주 _____ 127
반갑다, 도라산역·박분필 _____ 128
DMZ여, 통일의 등불 되라·박성철 _____ 129
월정리月井里·박수진 _____ 130
풋잠 ―DMZ에서·박수현 _____ 131
피어라 DMZ·박수화 _____ 132
지고지순 에덴 생태계·박영덕 _____ 133
DMZ의 녹슨 철책선·박영숙 _____ 134
세상에서 둘도 없는 분단국·박영하 _____ 135
DMZ 해석·박윤배 _____ 136
동방의 새 낙원·박이도 _____ 137
금강산 실루엣·박일만 _____ 138
침묵의 소리·박정원 _____ 139
DMZ·박종길 _____ 140
눈물의 꽃 나의 시여!·박종숙 _____ 141
참나리·박종철 _____ 142
겨울 잠행潛行·박찬선 _____ 143
DMZ 편지·박판석 _____ 145
산꽃이 말을 건네네 ―산하여, 슬픈 DMZ여·박후식 _____ 147
DMZ, 그 후·박후자 _____ 148
꽃피는 사막·방지원 _____ 149
비무장지대·배경숙 _____ 150
4 마침내 쉼표여! 일어나 깃발을 들어라
제격·백우선 _____ 152
비무장지대·서동균 _____ 153
저곳, DMZ·서상택 _____ 154
어린 병사의 혼 억새꽃 되어 ―DMZ·서승석 _____ 155
휴전선의 길·서영수 _____ 156
비무장지대·서영택 _____ 157
현장 ―DMZ를 가다·서정란 _____ 158
북녘 기러기 남녘 갈대밭·서지월 _____ 159
즐거웠던 노루·손한옥 _____ 160
DMZ, 그 쉼표·송경애 _____ 161
이산가족 ―철원 평화전망대를 다녀와서·송명숙 _____ 162
DMZ·송예경 _____ 163
비무장지대·송희철 _____ 164
매미·수피아 _____ 166
지퍼·신미균 _____ 167
새들의 공화국·신봉균 _____ 168
등꽃이 또 지고 있다·신수현 _____ 169
봄날의 그곳·신혜솔 _____ 170
다른 별에서 꾸는 꿈·안명옥 _____ 171
배꼽이라 부르는 DMZ·안차애 _____ 172
휴전선·양동식 _____ 173
할아버님 전상서·양명학 _____ 174
우체국, 육십 년을 닫혀 있네·양수덕 _____ 176
혼불·염창권 _____ 177
빙애마을·염화출 _____ 178
월경·오늘 _____ 179
동굴·오만환 _____ 180
DMZ·오사라 _____ 181
임진강臨津江·오세영 _____ 182
유월의 마티에르 DMZ·오양수 _____ 183
멧새 소리·오지연 _____ 184
도라산역에 걸린 태극기·오현정 _____ 185
한탄강·유순예 _____ 186
DMZ·유안진 _____ 187
북한 생각·유자효 _____ 188
호랑이 코트·유혜영 _____ 189
쌍둥이바람꽃·유희봉 _____ 190
통일의 풍악·윤광수 _____ 191
유심有心·윤성택 _____ 192
아름다운 자연으로 포장된 DMZ여!·윤순정 _____ 193
5 DMZ는 아직도 눈물의 숲이다
매실주를 담그며 ―북녘의 어느 시인에게·이건청 _____ 196
그곳에 벽이 정말 있기는 했을까·이경 _____ 197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하자 ―DMZ·이귀영 _____ 198
비무장지대·이금주 _____ 199
철조망에 걸린 편지·이길원 _____ 200
겨울, 남방 한계선에서·이돈희 _____ 201
이 금 넘어오는 놈은 ―비무장 정서·이동희 _____ 202
초병哨兵에게·이명 _____ 203
DMZ 건너기·이명혜 _____ 204
역사의 늪, DMZ여·이문걸 _____ 205
비무장지대·이미산 _____ 206
DMZ에 신록이 올 때·이병일 _____ 207
아지랑이 피는 날·이보숙 _____ 208
DMZ·이사라 _____ 209
한 많은 DMZ·이상열 _____ 210
도라산 전망대·이섬 _____ 212
점박이 연두 나비 날다·이성혜 _____ 212
DMZ 대한민국·이수영 _____ 213
시체 발굴단의 고생·이승하 _____ 214
중력 실험장·이시경 _____ 215
자리·이신 _____ 216
시간의 이면· 이심훈 _____ 217
도라산역·이애리 _____ 218
산자락 설유화·이애진 _____ 219
목 놓아 부르는 조국이여! ·이영춘 _____ 220
바람에 전하다·이오례 _____ 221
앙리의 춤, 앞에서·이은화 _____ 222
잎 떨어진 나무처럼·이인복 _____ 223
낙과落果들·이정원 _____ 224
누가 저곳을 일러 천상의 화원이라 하겠는가·이정자 _____ 225
2014, 임진각의 봄·이채민 _____ 226
DMZ는 슬프다·이충재 _____ 227
DMZ 철망 앞에서·이충호 _____ 228
비무장지대·이하석 _____ 229
DMZ·이해리 _____ 230
봄, DMZ·이해웅 _____ 231
6월이 오면·이해주 _____ 232
임진강 둔덕에서 ·이향아 _____ 233
DMZ, 미루나무의 시간·이향지 _____ 234
천사 아기를 갖고 싶다·이현명 _____ 235
6 약속의 땅, 희망의 땅, 평화의 땅
혼불·이홍구 _____ 238
널문리에서·이희선 _____ 239
비무장지대·이희정 _____ 240
비무장지대·임보 _____ 241
버틴다는 건·임수경 _____ 242
자유와 평화의 꿈·임승천 _____ 243
비무장지대, DMZ·임영석 _____ 244
백두로 가는 한라·임원식 _____ 245
한 장의 명함·임재춘 _____ 246
DMZ 2 ―산행 128·임지현 _____ 248
강이 지워졌다·임형신 _____ 249
철원행·장진숙 _____ 250
버릴 수 없는 쪽배·장혜승 _____ 251
꿈꾸는 DMZ·전경배 _____ 252
철조망에 걸린 백마고지·전순영 _____ 253
어른께 길을 묻다 2·전영관 _____ 254
귀대 중 2·정경미 _____ 255
대성동, 자유의 마을이·정라곤 _____ 256
비무장지대 2014·정성수 _____ 259
비무장지대·정숙 _____ 258
대령, 정영길·정숙자 _____ 259
통일의 교향곡·정영숙 _____ 260
두 개의 안개·정정례 _____ 261
고요한 경계·정주연(서울) _____ 262
6월이 오면 더욱 목이 마른·정주연(춘천) _____ 263
DMZ 삼대·정진규 _____ 264
239 DMZ·정채원 _____ 265
DMZ ―동물들에게·정호정 _____ 266
평화공원으로 만들자 ―장혜명 시인에게·조민호 _____ 267
사천강의 새·조병기 _____ 268
노루귀·조성순 _____ 269
옥수수들·조영민 _____ 270
그림 그리는 날·조율 _____ 271
등대·조창환 _____ 272
DMZ 상표·주경림 _____ 273
휴전선에 내리는 비·주봉구 _____ 274
나의 꿈·차옥혜 _____ 275
바람 소리·차한수 _____ 276
DMZ·채재순 _____ 277
이 사랑 이 아픔 얼마를 더하랴·천창우 _____ 278
7 녹슨 철조망에 달맞이꽃은 기대어 피고
DMZ·최경신 _____ 280
DMZ 저편·최금녀 _____ 281
155마일·최상은 _____ 282
DMZ 고란초·최수인 _____ 283
비무장지대·최해연 _____ 284
DMZ·최향숙 _____ 285
DMZ·최휘웅 _____ 287
묵언의 비밀·추명희 _____ 288
도피안사到彼岸寺 가는 길·편부경 _____ 289
문상·하린 _____ 290
백두산·하수현 _____ 291
투구꽃과 철모·하청호 _____ 292
DMZ·하태수 _____ 293
도라산·한경용 _____ 294
그 다음에 닿는·한분순 _____ 295
슬픔, 꽃으로 너를 품는다 ―비무장지대·한성희 _____ 296
미로 찾기·한창옥 _____ 297
코스모스·허금주 _____ 298
아라베스크 카펫·허진아 _____ 299
녹슨 철조망에 달맞이꽃은 기대어 피고·허형만 _____ 300
아들은 DMZ로 갔다·허혜정 _____ 301
비무장지대의 꿈·허홍구 _____ 302
비린내·홍경흠 _____ 303
DMZ 거기·홍금자 _____ 304
생명들의 또 다른 고향이 되었다·홍옥경 _____ 305
비무장지대·홍정숙 _____ 306
한강·황금찬 _____ 307
〈해설〉
분단의 기억을 안고 번져 가는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_____ 309
1. 분단의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들, 시인들의 DMZ
한반도의 DMZ는 가장 생생하게 전쟁과 분단의 비극을 증언하는 곳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DMZ는 우리의 아픈 시대를 상징하는 단 하나의 슬픈 은유이다. 한국시인협회(회장: 문정희)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생명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한 사화집『DMZ, 시인들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번 시집은 지난 해 타계한 김종철 전 시인협회 회장의 임기 동안 수행할 계획 중 하나였다. 김종철 전 시협회장은 “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2014년 4월 19일에 124명의 시인들과 함께 DMZ 일대의 주요 지역인 캠프그리브스, 제3땅굴, 도라산역, 도라산 전망대, 해마루촌, 초평도, 허준 묘, 경순왕릉을 답사하였다. 통일시대를 맞이하며 평화의식 함양, 남북한의 문화교류를 촉구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분단 조국과 평화, DMZ 지역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 환경 등을 모티프로 해 시인들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것을 계획하였고, 평화 통일에 대한 염원을 시(詩)로 실현하기 위한 시도의 결실인 사화집 『DMZ, 시인들의 메시지』의 출간이었다.
『DMZ, 시인들의 메시지』는 강은교, 강인한, 김중식, 김형영, 문정희, 문인수, 문효치, 오세영, 유안진, 이건청, 임보, 정진규, 허형만, 허혜정 등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DMZ라는 우리 시대의 큰 화두를 시로 형상화한 테마 시집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한편으로는 지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을 안고서 흘러가는 임진강, 새들이 노닐고 꽃들이 피어나는 비무장지대의 광활하고 원형적인 자연, 이들을 배경으로 완강하게 버티고 서 있는 철조망이 우리 역사의 가장 커다란 아픔을 잉태한 공간으로 등장한다. DMZ 시편을 통해, 분단의 오랜 아픔을 느끼게 되고, 나아가 자유와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민족사적 미래 지평을 염원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만나게 된다. 모두의 절절한 마음이 시편마다 배어나온다.
전쟁과 휴전의 경험, 그리고 그로 인해 생겨난 휴전선은 우리 시사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 영역으로서 반세기 이상의 시사적 축적을 이루어왔다. 이번에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써서 모은 비무장지대(DMZ) 관련 시편들은, 이러한 전쟁과 분단 경험의 연장선상에서 발화된 의미 있는 결실들이라 할 것이다. 많은 시인들이 참여하여 분단의 비극, 통일의 열망, 순수 서정의 발원 등을 보여 주었다. 그 안에는 분단의 기억을 안고 번져 가는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녹아 있다.
2. 남과 북, 비바람과 민들레를 하나로 묶는 ‘평화의 나라’ DMZ
우박처럼 총탄이 쏟아지던 곳
여기는 휴전선
해와 달이 이끄는 태평세월에
계절 따라 넘나드는 철새도
텃새와 아우르고
남과 북, 비바람 따라 나들이 가던
민들레의 나라, 평화의 나라
― 박이도, ?동방의 새 낙원? 중에서
오늘 튼실하게 여문 청매실을 따고, 안동 소주 넉넉히 따라 부어 매실주를 담그느니, 북녘의 시인이여, 올 가을엔 남녘, 북녘 시인 너덧 명, 개다리소반 마주하고 잔을 치켜 올리세, 우리가 이럴 사이가 아닌데, 우리가 이럴 사이가 아닌데……
― 이건청, ?매실주를 담그며 -북녘의 어느 시인에게? 중에서
박이도 시인은 ‘휴전선’이 한때 우박처럼 총탄이 쏟아지던 곳이었지만, “해와 달이 이끄는 태평세월”을 쌓아오면서 철새와 텃새, 남과 북, 비바람과 민들레를 하나로 묶는 “평화의 나라”로 존재해 왔다고 노래한다. 그래서 시인은 종교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여기는 동방의 새 낙원”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이건청 시인은 북녘의 한 시인에게 전하는 서간을 통하여 ‘밤나무’와 ‘능소화’와 ‘뻐꾸기’가 어울리는 자연 풍경에서는 남북이 다를 바 없다고 노래한다. 너무도 오랜 세월 벽을 쌓아온 것을 “오늘 튼실하게 여문 청매실을 따고, 안동 소주 넉넉히 따라 부어 매실주를 담그”면서 해소해 가자는 바람을 담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시인들의 상상력에 의해서 “DMZ에서는/모두 다 푸른 것으로 푸르러진다”(구재기)라고, 그리고 “저 불빛, 절벽 앞에서의 황홀”(조창환)을 느끼노라고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눈 더 흐릿해지기 전에/귀 더 어두워지기 전에”(최금녀) 우리는 “별 없는 소식 한 자락/손끝에 닿고픈 소망”(한분순)을 가지면서, 비로소 “동서남북이 첩첩 능선의 문장으로 씌어진 책”(이병일)이 되는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3. 분단 60년, 나무, 바위조차 등 돌린 휴전선
넘어가고 넘어오는
산그림자 바람의 그림자도
이 철조망에 걸려서 허리가 꺾어진다
비명 없이 지고 있던 태양도
핏물 붉게 흘리는 하늘 아래
나의 오랜 지병이
하필이면 왜 요통(腰痛)인지를
알아져서 더 아파라.
― 유안진, ?DMZ? 전문
당신들은 모르실 거예요
이 땅의 여자들은
누구나 한때 군인을 애인으로 갖는답니다
― 문정희, ?군인을 위한 노래? 중에서
유안진 시인은 “산그림자 바람의 그림자”마저 허리가 꺾이고 태양도 핏물을 흘리는 비무장지대에서, “나의 오랜 지병이/하필이면 왜 요통(腰痛)인지를” 고백함으로써 허리가 꺾인 한반도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그 공감의 방식이 바로 여성적 촉수가 가 닿은 통점(痛點)을 아름답게 시사해준다. 문정희 시인은 “이 땅에 태어난 여자들”이 한때 군인을 애인으로 삼아 위문편지를 쓰고 면회를 갔던 서사를 각인한다. 또한 젊은 남자들은 목숨을 내놓고 한때 고통과 그리움 속에서 살았음을 이야기하면서, 아픔과 그리움을 통해 분단 경험의 진정성을 돋보이게 한다. 우리는 이처럼 여성시인들의 섬세한 손길을 빌려 비무장지대가 철새들이 노니는 “한반도의 갈라파고스”(정주연)이고, “무장하지 않고는/들어갈 수도 없는/생태계의 보고”(김소엽)이며, “높은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떼로 구구구 구구구”(김찬옥) 새들이 우는 곳임을 알게 된다. 마치 “한라산 철쭉이 서로서로 스크럼을 짜고 북진하듯/기러기 편대가 시베리아를 향해 북북서진 하듯”(김지헌) 하는 우리의 역사가 그곳에서 “눈물에 젖고 햇빛에 마르고 또 젖는 동안”(이사라) 꾸준히 이어져온 것이다.
소리치지 마라 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고 나의 병력을 뒤적거릴 필요도 없다 내 군번軍番은 0029760이다 1960년대 초입이 나의 시력이며 그리로 통하는 동행이 DMZ 철조망 병력이다 나의 시력 초입은 연병장이다 ‘병사의 새벽이 아니더라도 당신은 우리네 가슴 속에 한 번쯤 울렸어야 할 쟁쟁한 새벽의 음성音聲’, 나팔 소리가 울린다 훈련병은 졸병이 되어 향로봉까지 올라가 DMZ를 바라보며 M1 소총을 잡은 손이 얼었다 지난겨울은 입대한 손자 면회를 다녀왔다 철원 문혜리에 흰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고라니와 멧돼지가 건너다니는 북한 건천리가 하얗게 건너다 보였다 나의 DMZ는 삼대째다 나의 DMZ는 나의 몸시詩다 내가 맞던 그날의 눈을 맞으며 한밤의 철조망을 완전무장으로 나의 어린 손자가 돌아왔다 어느새 푸른 청년의 그날의 내가 되어 돌아왔다 할아버지 DMZ와 손자 DMZ가 함께 문혜리의 눈길을 걸었다 그가 좋아하던 통닭을 먹여 주는 동안 그의 군복에서 지금도 1960년대 박봉우 시인의 시 ?휴전선에서?가 흘러나왔다 갇혀 있는 막혀 있는 짙게 늙은 자유의 냄새가 거기 얼어 있었다 자유가 왜 이렇게 철조망에 익숙할까 자유를 한번 그려 보라고 하면 이 나라 아이들은 어김없이 배경으로 철조망을 그려 놓을 것 같다 그렇게 늙은 이 땅의 슬픈 자유여, 지난겨울엔 DMZ에 지원 근무하고 있는 손자를 면회 다녀왔다 가서 함께 눈을 펄펄 맞고 왔다 늙은 DMZ, 아직 이 땅에서 고라니와 멧돼지와 산비둘기만이 자유의 냄새가 났다
― 정진규, ?DMZ 삼대? 전문
분단 60년,
나무, 바위조차 등을 돌린 휴전선에
봄이 오다니
봄은 또 무엇 때문에 오는가.
얼음 풀린 임진강 나루터엔
쑥부쟁이, 개망초 하염없이 피고 지는데
무슨 미움, 무슨 슬픔 씻어 내려고
강물은 저렇게 철석이는가.
― 오세영, ?임진강(臨津江)? 중에서
정진규 시인은 ‘군번軍番’이나 ‘DMZ 철조망’이나 ‘연병장’이나 ‘나팔 소리’ 등의 세목을 통해 자신의 직접적인 기억들을 드러낸다. 군인이 된 손자를 면회하고 난 다음 시인은 그렇게 “나의 DMZ는 삼대째”이며 스스로 열정을 다해 써온 “몸시詩”라고 노래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할아버지 DMZ’와 ‘손자 DMZ’가 함께 걸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거기서 시인은 비록 ‘늙은 DMZ’일지라도 고라니와 멧돼지와 산비둘기가 끼치는 자유의 냄새를 맡는다. 오세영 시인은 미당의 명편 어조를 빌려 “분단 60년”의 슬픔을 노래한다. “나무, 바위조차 등을 돌린 휴전선”에 오는 봄은 무엇 때문에 오는가. 그리고 또 강물은 무슨 미움, 무슨 슬픔 씻어 내려고 저렇게 흐르는가. “채 굳지 않은 피, 신음 소리, 비명 소리,/아스라이 들려오는 산 자의 호곡 소리 또 총소리” 등이 너무도 생생한 그곳에서 시인은 “하얗게 울음 우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분단 60년”의 시간을 반추한다. 그리고 ‘임진강’을 일러 “오로지 남북을 오가는 너 하나/민족의 양심으로 흐르는/예지의 강”이라고 호명한다. 이렇게 비록 우리는 ‘분단’이라는 엄혹한 상황을 여전히 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품는 “그리움은 희망을 낳는 법”(허형만)이다. “새들과 수신호를 주고 받는 억새풀”(김민철)과 “은결 같은 세월 안고 뒤척이는 늙은 강”(염창권)을 지나 우리는 “무덤가에 다투어 피는 들꽃보다 더 따듯한 손길”(이길원)을 만나 어느새 “새들 울음 긴 포물선으로 남은”(이하석) 시간과 함께 “하느님께서/무상으로 세”(서영택) 놓으신 곳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 주요 목차
1 DMZ에서는 모두 다 푸른 것으로 푸르러진다
아픔은 길들어도 아픔이다 ―DMZ 생각·강세화 _____ 22
철책선을 지우다·강애나 _____ 23
달빛 백서·강윤순 _____ 24
자갈 둘둘 ―DMZ 앞에서·강은교 _____ 25
녹슨 지뢰는 가물치처럼·강인한 _____ 26
그날이 올 때까지·강진규 _____ 27
꿈꾸는 비목·고경숙 _____ 28
평화를 꿈꾸며·고정애 _____ 29
DMZ 햇살·곽문연 _____ 30
속절없는 사랑·구이람 _____ 31
푸른 것이 푸르다 ―DMZ에서·구재기 _____ 32
시詩·구회남 _____ 34
DMZ·권순자 _____ 35
가시 백서·권순학 _____ 36
괜히 벽이라도 두드려 보고 싶은 ―노동당사·권옥희 _____ 37
벽을 길로·권이영 _____ 38
속초엔 속초역이 없다·권정남 _____ 39
철도 중단점· 권천학 _____ 40
파랑새 보호구역·권현수 _____ 41
청두루미 DMZ를 두르고·김갑숙 _____ 42
도라 전망대에서·김경수 _____ 43
비무장지대 속 꽃과 새들은 말하네·김경자 _____ 44
기도는 끝이 없고·김계영 _____ 45
철없는 철새처럼·김관옥 _____ 46
DMZ 땅굴·김광자 _____ 47
비 내리는 휴전선 2·김규성 _____ 48
DMZ, 세계평화공원·김규은 _____ 49
거두절미·김기연 _____ 50
아프다는 것·김길자 _____ 51
백록담이 말라 가는 이유·김두녀 _____ 52
발 없는 무릎·김루 _____ 53
명동 일기·김리영 _____ 54
철조망·김무영 _____ 55
통일 홍보대사·김문중 _____ 56
DMZ·김민자 _____ 58
DMZ·김민철(경남) _____ 59
철책선 근처·김민철(서울) _____ 60
딤채와 읔·김병중 _____ 61
비무장지대·김보림 _____ 62
꽃이라는 순간·김복태 _____ 63
2 녹색의 허리띠 248KM
여자의 일생·김상현 _____ 66
아낌없이 주었던 나무·김석 _____ 67
철책선 별빛 아이들 눈망울을 위하여·김석호 _____ 68
잔인한 뜻·김선아 _____ 69
개화·김선희 _____ 70
북에서 온 바람·김성옥 _____ 71
분홍 나팔꽃의 수상한 외출 ―침묵의 DMZ·김성조 _____ 72
고압선高壓線·김성춘 _____ 73
그 여름의 모자·김세영 _____ 74
비상구 ―DMZ·김세현 _____ 75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김소엽 _____ 76
민통선民統線 부근·김송배 _____ 77
금강초롱·김수정 _____ 78
DMZ를 내려다보며·김시왕 _____ 79
비무장지대를 넘는다·김시운 _____ 80
내 안의 DMZ·김영박 _____ 81
도라산을 돌아오다·김영순 _____ 82
통일·김영은 _____ 83
DMZ의 풀꽃·김왕노 _____ 84
새처럼 날아·김용하 _____ 85
장대비·김윤 _____ 86
자유와 평화·김윤숭 _____ 87
제3땅굴·김윤자 _____ 88
DMZ, 도라산역·김윤하 _____ 89
인생, 이 예쁜 손님·김은정 _____ 90
도라산의 섬·김인구 _____ 91
DMZ의 그날·김인숙 _____ 92
비무장지대·김정운 _____ 93
나는 누구인가·김정원 _____ 94
연둣빛 가지 끝이 ―DMZ를 가다·김정윤 _____ 95
군화 속의 아카시아 ―DMZ에서·김종섭 _____ 96
머나먼 울림·김주혜 _____ 97
사막에서·김중식 _____ 98
비무장지대 4·김지원 _____ 99
디엠지·김지태 _____ 100
비무장지대·김지헌 _____ 101
비무장지대에서 ―통일을 생각하다가·김진성 _____ 102
장화 신은 비둘기·김찬옥 _____ 103
사월, DMZ에 서다·김택희 _____ 104
날개 잘린 비둘기를 아시나요·김현신 _____ 105
3 지구의 가장 깊은 골짜기
고향집·김현자 _____ 108
철조망에 묶여·김형영 _____ 109
월정리역 ―아버지의 나라·김혜원 _____ 110
하나가 하나가 될 때까지·나병춘 _____ 111
갈증·나숙자 _____ 112
어느 사랑·나순자 _____ 113
비무장지대·노현수 _____ 114
남방 한계선 최북단 월정리역에서·노혜봉 _____ 115
배달민족, 연리지 사연·류영환 _____ 116
DMZ·류인서 _____ 117
숲·맹문재 _____ 118
벽·문수영 _____ 119
녹음·문인수 _____ 120
군인을 위한 노래·문정희 _____ 121
고성 통일전망대·문창갑 _____ 123
휴전선을 보며·문효치 _____ 124
통일문까지·민영희 _____ 125
그 옛날·박광옥 _____ 126
금지된 사랑·박남주 _____ 127
반갑다, 도라산역·박분필 _____ 128
DMZ여, 통일의 등불 되라·박성철 _____ 129
월정리月井里·박수진 _____ 130
풋잠 ―DMZ에서·박수현 _____ 131
피어라 DMZ·박수화 _____ 132
지고지순 에덴 생태계·박영덕 _____ 133
DMZ의 녹슨 철책선·박영숙 _____ 134
세상에서 둘도 없는 분단국·박영하 _____ 135
DMZ 해석·박윤배 _____ 136
동방의 새 낙원·박이도 _____ 137
금강산 실루엣·박일만 _____ 138
침묵의 소리·박정원 _____ 139
DMZ·박종길 _____ 140
눈물의 꽃 나의 시여!·박종숙 _____ 141
참나리·박종철 _____ 142
겨울 잠행潛行·박찬선 _____ 143
DMZ 편지·박판석 _____ 145
산꽃이 말을 건네네 ―산하여, 슬픈 DMZ여·박후식 _____ 147
DMZ, 그 후·박후자 _____ 148
꽃피는 사막·방지원 _____ 149
비무장지대·배경숙 _____ 150
4 마침내 쉼표여! 일어나 깃발을 들어라
제격·백우선 _____ 152
비무장지대·서동균 _____ 153
저곳, DMZ·서상택 _____ 154
어린 병사의 혼 억새꽃 되어 ―DMZ·서승석 _____ 155
휴전선의 길·서영수 _____ 156
비무장지대·서영택 _____ 157
현장 ―DMZ를 가다·서정란 _____ 158
북녘 기러기 남녘 갈대밭·서지월 _____ 159
즐거웠던 노루·손한옥 _____ 160
DMZ, 그 쉼표·송경애 _____ 161
이산가족 ―철원 평화전망대를 다녀와서·송명숙 _____ 162
DMZ·송예경 _____ 163
비무장지대·송희철 _____ 164
매미·수피아 _____ 166
지퍼·신미균 _____ 167
새들의 공화국·신봉균 _____ 168
등꽃이 또 지고 있다·신수현 _____ 169
봄날의 그곳·신혜솔 _____ 170
다른 별에서 꾸는 꿈·안명옥 _____ 171
배꼽이라 부르는 DMZ·안차애 _____ 172
휴전선·양동식 _____ 173
할아버님 전상서·양명학 _____ 174
우체국, 육십 년을 닫혀 있네·양수덕 _____ 176
혼불·염창권 _____ 177
빙애마을·염화출 _____ 178
월경·오늘 _____ 179
동굴·오만환 _____ 180
DMZ·오사라 _____ 181
임진강臨津江·오세영 _____ 182
유월의 마티에르 DMZ·오양수 _____ 183
멧새 소리·오지연 _____ 184
도라산역에 걸린 태극기·오현정 _____ 185
한탄강·유순예 _____ 186
DMZ·유안진 _____ 187
북한 생각·유자효 _____ 188
호랑이 코트·유혜영 _____ 189
쌍둥이바람꽃·유희봉 _____ 190
통일의 풍악·윤광수 _____ 191
유심有心·윤성택 _____ 192
아름다운 자연으로 포장된 DMZ여!·윤순정 _____ 193
5 DMZ는 아직도 눈물의 숲이다
매실주를 담그며 ―북녘의 어느 시인에게·이건청 _____ 196
그곳에 벽이 정말 있기는 했을까·이경 _____ 197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하자 ―DMZ·이귀영 _____ 198
비무장지대·이금주 _____ 199
철조망에 걸린 편지·이길원 _____ 200
겨울, 남방 한계선에서·이돈희 _____ 201
이 금 넘어오는 놈은 ―비무장 정서·이동희 _____ 202
초병哨兵에게·이명 _____ 203
DMZ 건너기·이명혜 _____ 204
역사의 늪, DMZ여·이문걸 _____ 205
비무장지대·이미산 _____ 206
DMZ에 신록이 올 때·이병일 _____ 207
아지랑이 피는 날·이보숙 _____ 208
DMZ·이사라 _____ 209
한 많은 DMZ·이상열 _____ 210
도라산 전망대·이섬 _____ 212
점박이 연두 나비 날다·이성혜 _____ 212
DMZ 대한민국·이수영 _____ 213
시체 발굴단의 고생·이승하 _____ 214
중력 실험장·이시경 _____ 215
자리·이신 _____ 216
시간의 이면· 이심훈 _____ 217
도라산역·이애리 _____ 218
산자락 설유화·이애진 _____ 219
목 놓아 부르는 조국이여! ·이영춘 _____ 220
바람에 전하다·이오례 _____ 221
앙리의 춤, 앞에서·이은화 _____ 222
잎 떨어진 나무처럼·이인복 _____ 223
낙과落果들·이정원 _____ 224
누가 저곳을 일러 천상의 화원이라 하겠는가·이정자 _____ 225
2014, 임진각의 봄·이채민 _____ 226
DMZ는 슬프다·이충재 _____ 227
DMZ 철망 앞에서·이충호 _____ 228
비무장지대·이하석 _____ 229
DMZ·이해리 _____ 230
봄, DMZ·이해웅 _____ 231
6월이 오면·이해주 _____ 232
임진강 둔덕에서 ·이향아 _____ 233
DMZ, 미루나무의 시간·이향지 _____ 234
천사 아기를 갖고 싶다·이현명 _____ 235
6 약속의 땅, 희망의 땅, 평화의 땅
혼불·이홍구 _____ 238
널문리에서·이희선 _____ 239
비무장지대·이희정 _____ 240
비무장지대·임보 _____ 241
버틴다는 건·임수경 _____ 242
자유와 평화의 꿈·임승천 _____ 243
비무장지대, DMZ·임영석 _____ 244
백두로 가는 한라·임원식 _____ 245
한 장의 명함·임재춘 _____ 246
DMZ 2 ―산행 128·임지현 _____ 248
강이 지워졌다·임형신 _____ 249
철원행·장진숙 _____ 250
버릴 수 없는 쪽배·장혜승 _____ 251
꿈꾸는 DMZ·전경배 _____ 252
철조망에 걸린 백마고지·전순영 _____ 253
어른께 길을 묻다 2·전영관 _____ 254
귀대 중 2·정경미 _____ 255
대성동, 자유의 마을이·정라곤 _____ 256
비무장지대 2014·정성수 _____ 259
비무장지대·정숙 _____ 258
대령, 정영길·정숙자 _____ 259
통일의 교향곡·정영숙 _____ 260
두 개의 안개·정정례 _____ 261
고요한 경계·정주연(서울) _____ 262
6월이 오면 더욱 목이 마른·정주연(춘천) _____ 263
DMZ 삼대·정진규 _____ 264
239 DMZ·정채원 _____ 265
DMZ ―동물들에게·정호정 _____ 266
평화공원으로 만들자 ―장혜명 시인에게·조민호 _____ 267
사천강의 새·조병기 _____ 268
노루귀·조성순 _____ 269
옥수수들·조영민 _____ 270
그림 그리는 날·조율 _____ 271
등대·조창환 _____ 272
DMZ 상표·주경림 _____ 273
휴전선에 내리는 비·주봉구 _____ 274
나의 꿈·차옥혜 _____ 275
바람 소리·차한수 _____ 276
DMZ·채재순 _____ 277
이 사랑 이 아픔 얼마를 더하랴·천창우 _____ 278
7 녹슨 철조망에 달맞이꽃은 기대어 피고
DMZ·최경신 _____ 280
DMZ 저편·최금녀 _____ 281
155마일·최상은 _____ 282
DMZ 고란초·최수인 _____ 283
비무장지대·최해연 _____ 284
DMZ·최향숙 _____ 285
DMZ·최휘웅 _____ 287
묵언의 비밀·추명희 _____ 288
도피안사到彼岸寺 가는 길·편부경 _____ 289
문상·하린 _____ 290
백두산·하수현 _____ 291
투구꽃과 철모·하청호 _____ 292
DMZ·하태수 _____ 293
도라산·한경용 _____ 294
그 다음에 닿는·한분순 _____ 295
슬픔, 꽃으로 너를 품는다 ―비무장지대·한성희 _____ 296
미로 찾기·한창옥 _____ 297
코스모스·허금주 _____ 298
아라베스크 카펫·허진아 _____ 299
녹슨 철조망에 달맞이꽃은 기대어 피고·허형만 _____ 300
아들은 DMZ로 갔다·허혜정 _____ 301
비무장지대의 꿈·허홍구 _____ 302
비린내·홍경흠 _____ 303
DMZ 거기·홍금자 _____ 304
생명들의 또 다른 고향이 되었다·홍옥경 _____ 305
비무장지대·홍정숙 _____ 306
한강·황금찬 _____ 307
〈해설〉
분단의 기억을 안고 번져 가는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_____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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