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혼돈의 개화기에 펼쳐지는 신사탐정의 활약
서양박사, 일본의 미남자, 신문의 인기투표 일본 1위
애니메이션 ‘UN-GO’, TV 드라마 ‘메이지 개화 신주로 탐정수첩’의 원작소설
혼돈의 개화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사탐정 신주로의 유쾌한 활약.
이 체포록은 대부분 5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단은 도라노스케가 가이슈를 찾아가 사건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는 부분. (단, 이 단계는 생략된 경우도 있다.) 두 번째 단은 사건에 대한 설명. 세 번째 단은 가이슈가 추리하는 부분. 네 번째 단은 신주로가 범인을 찾아내는 부분. 다섯 번째 단은 가이슈가 져서 분함을 표출하는 부분. 이 가운데 두 번째 단이 전체의 거의 6분의 5를 차지하는데, 전체가 60매라면 두 번째 단이 50매, 다른 부분은 전부를 합쳐도 10매 정도이며, 거기서 사건이 해결됩니다.
체포록이기에 결코 엄밀한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체포록치고는 특별히 추리에 중점을 두어 일단 두 번째 단에 추리를 위한 재료를 갖추어놓았으니 재미 삼아 추리를 해가며 읽어보신다면 심심풀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으로 이 체포록을 썼습니다. 가이슈가 심안(心眼)을 이용하는 세 번째 단에서 잡지를 덮고 차를 한 잔 마시며 추리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이슈는 매번 70% 정도는 실패를 하는데, 지금까지의 탐정소설에서는 훌륭한 탐정의 상대자로 얼간이 탐정이 등장하여 아주 엉뚱한 추리를 해서 참으로 한심해 보이곤 했습니다. 읽는 분들도 자신의 추리가 빗나가면 얼간이 탐정씨와 똑같은 얼간이로 보여서 스스로가 싫어지는 것이 통례였습니다만, 가이슈라는 메이지 최고의 두뇌가 실패를 하는 것이니, 이 체포록의 독자는 추리가 빗나간다 할지라도, 나도 그렇게 멍청하지만은 않다며 조금은 안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바로 이 체포록입니다. ―독자에게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연작 추리소설인 『신주로 사건수첩』은 총 20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는 그 가운데 1~5화를 수록했다. 사카구치 안고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이 이야기는 정통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분방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사카구치 안고 특유의 재치 넘치는 표현력과 격동의 시대라 할 수 있는 개화기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건들이 전개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 추리소설들과 조금은 다른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을 통해 추리소설의 새로운 맛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사카구치 안고 특유의 문체와 이야기 전개 방식을 한껏 맛보시기 바란다.
(주요 등장인물)
* 유키 신주로(結城新十郎)
신사탐정. 도쿄 가구라자카에서 산다. 양 옆집에 각각 이즈미야마 도라노스케와 하나노야 인가가 살고 있다. 무사의 자손으로 아버지는 도쿠가와 가의 중신 가운데 한 명. 서양에서 돌아온 미남자로 뛰어난 추리능력을 가지고 있다. 경시청에서 탐정장으로 맞아들이려 했으나 조직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여 거절,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기에 임시직이라는 가벼운 직책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신. 날카로운 추리력과는 달리 인정이 많은 사람이기도 해서 사정에 따라서는 범인을 밝혀내고도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
* 가쓰 가이슈(勝海舟)
도쿄 히카와의 저택에서 은거하고 있다. 제자인 도라노스케로부터 신주로가 수사하고 있는 사건에 대한 보고를 듣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추리를 들려주지만 대부분의 경우 빗나가고 만다. 사건 해결 이후 도라노스케를 통해서 진상을 듣고 나면 추리가 빗나간 것을 분해하거나 도라노스케를 놀려 얼버무리거나 한다. 신주로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신뢰하고 있기도 하다.
* 이즈미야마 도라노스케(泉山虎之介)
검술사. 가쓰 가이슈의 제자였으나 가이슈가 관직에 올라 바빠지자 야마오카 뎃슈에게 맡겨졌다. 가구라자카에 도장을 열었으나 그다지 번창하지는 못하지만 순사들에게 검술을 가르치고 있다. 덩치가 크다. 탐정을 좋아해서 신주로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오면 참견을 하기에 신주로는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다닌다. 신주로에게 일방적인 라이벌의식을 느끼고 있어서 늘 자신의 추리를 펼치지만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그 때문에 스승인 가쓰 가이슈의 지혜를 빌리러 간다. 가이슈에 심취해서 추리가 빗나간 것을 분해하는 그의 말도 얌전히 듣기만 한다. 술에 취하면 아낙네의 뺨을 핥는 나쁜 버릇이 있다.
*하나노야 인가(花廼屋因果)
통속소설가. 원래는 사쓰마 번 출신으로 소총부대 소대장으로 활약했으나 유신 이후 통속소설가로 전향하여 인기작가가 되었다. 언제나 양장에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손에 들고 담배를 물고 있다. 도라노스케만큼이나 탐정을 좋아하여, 신주로에게 사건을 알리러 오는 순사의 발소리를 기억하고 있다가 그 발소리가 들리면 바로 신주로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렇기에 신주로는 도라노스케와 마찬가지로 그도 함께 데리고 다닌다. 도라노스케와 추리 경쟁을 하지만 역시 한 번도 맞힌 적이 없다. 신주로가 범인을 지목하면 가장 먼저 달려들어 붙잡고는 자신이 추리해서 잡은 것처럼 좋아한다.
* 후루타 시카조(古田鹿蔵)
나이 많은 순사. 유키 신주로에게 딸린 순사로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면 신주로의 집으로 달려가 여러 가지로 수사에 협력한다.
*오리에(お梨江)
정상(政商)인 가노 고헤이의 딸. 18세. 가쿠슈인을 졸업한 미인으로, 자유분방한 성격. 승마를 즐긴다. 아버지는 천하를 양분하는 대정상 가운데 한 명. 그러나 제1화인 '무도회 살인사건'에서 살해당한다. 이 사건으로 알게 된 신주로에게 흥미를 느껴 이후 종종 신주로의 사건에 관여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사카구치 안고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는 1906년 10월 20일 니가타 현 니시오하타(西大畑)에서 지방 정치가이자 한시인(漢詩人)이던 진이치로와 그의 후처인 아사 사이에서 열세 형제 중 열둘째(5남)로 태어났다. 이름은 병오년에 태어난 5남이라는 의미에서 헤이고(炳五)가 되었다. 안고라는 필명은 중학교 한문 시간에 선생님이 ‘자기 자신에 대해 어두운 놈’이라는 의미로 ‘안고(暗吾)’라는 별명을 붙인 데서 유래했다.
1925년 스무 살 때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소학교 분교의 대용 교사(자격증이 없는 교원)로 근무했으나 안온한 교사 생활보다 구도자의 길에 대한 동경이 커져, 1926년 3월 도요대학 인도 철학과에 입학했다.
1930년 아테네 프랑세즈의 문우들과 동인지 ≪말(言葉)≫을 창간해 이듬해 제2호에 데뷔작 <찬 바람 부는 술 창고에서(木枯の酒倉から)>를 발표했고, ≪청마(?い馬)≫로 동인지명이 바뀐 후 <고향에 부치는 찬가(ふるさとに寄する讚歌)>, <바람 박사>,<구로타니 마을> 등을 발표해 마키노 신이치(牧野信一)의 절찬을 받고 참신한 주제와 기법으로 무장한 신예 작가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의욕적으로 수작을 발표했다.
1945년 일본의 붕괴라는 역사적 사건을 두 눈으로 지켜보겠다며 도쿄에 남아 있던 안고는 1946년 ≪신조(新潮)≫ 4월호에 <타락론>을, 6월호에 <백치>를 발표했다. 살기 위해서 인간은 타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타락의 정점을 찍음으로써 진정한 구원을 찾을 수 있다는 <타락론>은 패전 후의 혼미 속에서 재빨리 전후의 본질을 파악하고 통찰했다는 점에서 일약 전후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이때부터 안고에게는 집필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고, <외투와 푸른 하늘>, <여체>, <사랑을 하러 가다> 등 종래의 육체를 사상(捨象)한 사상이나 관념에 맞서, 육체 자체가 사고하는, ‘성의 사상화’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그리하여 안고는 오다 사쿠노스케(織田作之助),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이시카와 준(石川淳) 등과 함께 신희작파, 무뢰파라고 불리며 전후 난세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유행 작가, 평론가가 되었다.
<돌의 생각>, <벚꽃이 만발한 벚나무 숲 아래> 같은 걸작을 썼고, 결혼 후 아내의 헌신적인 모습을 슬프게 그린 <파란 도깨비의 훈도시를 빠는 여자>, 전후 풍속을 파헤친 <금전무정> 등을 썼으며, 한편으로 <도경(道鏡)>, <오다 노부나가> 같은 역사 소설, ≪불연속 살인 사건≫(제2회 탐정 작가 클럽상) 같은 추리 소설에도 도전했다.
1949년 2월 수면제와 각성제 중독 증상이 심해져 도쿄대학 병원 신경과에 입원했다. 일상생활에서 광포하고 착란적인 행동이 이어진 가운데, 1950년부터 2년간 전후 문화와 메이지 개화기 문화의 경박성을 비판하며 토착적인 인간성을 파헤친 문명 비평서 <메이지 개화 안고 포물첩(安吾捕物帖)>을 ≪요미우리 신문≫에 연재했다. 그와 동시에 ≪문예춘추≫지에는 천황제, 공산당을 비롯한 터부에 도전하며 <안고 항담(安吾巷談)>(문예춘추 독자상)을 연재하는 등 독자적인 문명론을 전개했다. 또 일본의 고대사를 연구해 천황가가 조선계라는 것, 조선의 역사가 일본에 반영되었다는 것을 지적한 독자적인 고대사를 구상해 <안고 사담(安吾史譚)>, <안고 신일본 지리>, <안고 신일본 풍토기> 등 탁월한 사관을 전개했다. 이른바 ‘안고물(安吾物)’로 일컬어지는 이 연작 문명 비평서는, 전후의 난세에 문화와 역사, 사회의 흐름에 대한 대중의 지적 갈증을 통쾌히 해소하며 독자들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얻어 안고는 인기 평론가로서 일세를 풍미했다.
1953년 8월 장남 쓰나오(綱男)의 탄생으로 비로소 자신이 일가를 이루었음을 실감한 후, 고대사의 웅대한 구상과 함께 원풍경에 유래하는 창작 활동에 의욕을 불태우던 안고는 1955년 2월 17일 아침 자택에서 뇌출혈로 급서했다. 향년 49세. 안고의 죽음에 대한 반향은 전후 최대의 유행 작가로서의 명성에 비해 쓸쓸한 것이었으나, 1970년 무렵부터 젊은이들에게 재평가를 받으면서 안고는 대대적으로 부활했다.
옮긴이 : 박현석
대학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 및 직장 생활을 하다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우리나라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서 출판을 시작했다. 번역서로는 『붉은 수염 진료담』, 『계절이 없는 거리』, 『사부』, 『엽기의 끝』, 『추리소설 속 트릭의 비밀』, 『그럼, 이만…… 다자이 오사무였습니다』, 『그럼, 안녕히…… 야마자키 도미에였습니다』, 『나쓰메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 『나쓰메 소세키 수상집』 외 다수가 있다.
목 차
무도회 살인사건
밀실 대범죄
마교의 비밀
아아, 무정
좀도둑 가족
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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